(사진 = 윤성민 ARA Medical Group 대표)
(사진 = 윤성민 ARA Medical Group 대표)

2018년 중국에 성형 병원을 합자로 열고 3년간 운영하면서 한국 의료와 중국 의료는 비슷하지만 문화적 차이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0년간 메디컬 병원과 기업들의 중국 진출 전략을 컨설팅했지만, 직접 중국에서 3년간 살며 병원을 운영하면서 중국을 다시 이해하게 된 부분도 많다. '어쩌면 우리는 편협한 시선으로 중국의 한쪽 면만 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과 중국 병원의 차이는 무엇일까

중국 성형·미용 시장은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큰 시장이다. 한국의 성형 시장은 포화상태라 오히려 가격이 내려가고 있고, 병원의 수익은 줄어들고 있다.

물론 중국도 단기간에 성형·미용 병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쟁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성형 수술 가격이 한국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다.

(자료 = 필자 정리)
(자료 = 필자 정리)

중국에서 직접 병원을 경영을 해보니 마케팅의 개념이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중국 의료는 한국에 비해 더 자본주의적 경영을 한다. 따라서 많은 기업이 사업 확장을 위해 의료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PC 제조 기업인 레노보가 1,700억을 바이보치과 그룹에 투자한 사례처럼, 병원도 주식 상장을 할 수 있기에 많은 기업이 미래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한다. 

그러다 보니 산업과 연계해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IT와 결합된 헬스케어 시장은 세계 표준이 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반면 상업적 마인드가 강하다 보니 과잉 진료나 과잉 마케팅에 대한 부작용도 많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중국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의료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한국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에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 병원이 실패하는 요인이 된다.

중국은 소위 우리가 말하는 대박 병원도 많고, 실패하는 병원도 많다. 따라서 초기에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느냐는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중국에서의 마케팅은 한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중국 의료 마케팅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필수조건이 된 마케팅의 채널은 정말 다양하다.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병원을 홍보하고 알려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이제 개원하고 시작하는 병원을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병원만이 가지고 있는 확실한 차별화가 없다면 기존 병원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고 흥미를 이끌기 위해서는 병원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을 마케팅을 통해 차별화시켜 홍보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중국의 온·오프라인 마케팅은 한국과 매우 유사한 부분이 많다.

중국 온라인 마케팅의 경우 한국에서 하는 여러 SNS 채널은 제한돼 있지만 자국 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SNS인 위쳇, 웨이보, 신양, 쇼홍수 및 요즘 인기 많은 왕홍을 통한 마케팅과 도우인(抖音 중국 틱톡) 등은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온라인 광고를 할 수 있는 채널들이다.

이런 채널들은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 이상 올라오는 성형 광고에 고객들의 니즈에 맞지 않든가, 광고의 차별화가 없다면 고객 확보나 효과를 보지 못한다. 사용자가 많은 만큼 경쟁도 더욱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한국은 환자 유인 행위 자체가 불법이기에 병원들은 익숙하지가 않다. 필자도 처음 중국에 진출했을 때는 오프라인 마케팅을 매우 소홀하게 여겼다. 하지만 중국 사회에서 왜 '꽌시'가 중요하다고 말하는지 경영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중국인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고, 민간 병원에 대한 신뢰가 아직까지 높지 않다. 따라서 민간 병원을 잘 믿지 않아 신뢰를 만들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3년 정도 신뢰를 만드는 동안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마케팅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1성급 도시 외에는 온라인보다는 효율성에는 떨어지기에 지역사회에 알리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마케팅은 필수다.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마케팅 채널 중 하나는 전략적 제휴다. 중국에는 고객을 병원에 소개시켜주는 에이전시가 존재한다.

한국에선 이런 제도는 불법이지만 중국에서는 고객 풀(pool)이 많은 에이전시와 얼마나 많이 제휴하고 있는지가 개원 초기에 고객을 확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다. 에이전시의 형태는 조직 또는 개인 형태이며, 특별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도 가능하다.   

에이전시는 병원에 고객을 소개하고 병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중국 시장에서는 고객이 지불한 진료비의 20%부터 60%를 에이전시에게 지불한다. 어떤 경우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다. 한국의 비싼 의료진 인건비에 마케팅 비용까지 많이 지급하다 보니 결국 수익성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앞으로 중국 의료 시장은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

중국의 온라인 시장의 성장은 놀랍도록 빠르다. 점점 더 소비자들은 병원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리고 실시간 평가를 통해 병원의 가진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중국은 어느 국가보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발전시키는 국가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파워가 자연스럽게 커지면서 에이전시를 통한 운영은 한계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결국 품질을 가지고 있는 병원들이 자리를 잡고 온·오프라인 소개 중심으로 마케팅 방향이 바뀌게 될 것이다.

앞으로 중국 성형외과 시장도 양에서 질로 변화해 갈 것이다. 질적 콘텐츠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병원만 점점 더 살아남게 된다.

한국이 중국에 미용 성형외과 진출을 위해서는 두 단어를 가슴에 품고 나가야 한다.바로 질과 금융이다. 중국의 의료 구조를 이해하고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진출을 해야 하고 경영을 제대로 지원해 줄 파트너가 있어야 하고 상호 간 브랜드를 통해 단기 이익이 아닌 중·장기적 어떤 이익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전략을 제대로 가지고 진출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과 병원들이 중국 헬스케어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대한민국의 포화된 헬스케어 산업이 중국 시장에서 미래를 개척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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