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사진 =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지난 1월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는 '인베스트 트렌드 모니터(Investment Trend Monitor)'를 통해 2020년 글로벌 FDI(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 대비 42%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투자자의 의사 결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된 것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Markets’도 자체 집계한 2020년 연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팬데믹 상황 속 글로벌 투자 증가·감소 업종분석을 통한 투자패러다임의 전환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 FDI Markets 데이터 기준, 2020년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 전년 대비 40% 감소

FDI Markets의 연간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기업은 4,879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는 2019년 8,059억 달러 대비 39.5% 감소한 수치이다. 이는 FDI Markets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가 글로벌 FDI를 침몰시켰음을 의미한다. FDI Markets에 의하면 지난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도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는 5,894억 달러 이하로 감소하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 추이]

(자료 = FDI Intelligence, Covid-19 blows $311bn in productive investment in 2020)
(자료 = FDI Intelligence, Covid-19 blows $311bn in productive investment in 2020)

▶ 관광업, 석유·가스 부문 투자 하락, 통신 인프라·장비·서비스는 증가

전반적인 하락세 가운데 다른 업종보다 더욱 코로나19의 영향에 노출된 업종이 있었다. 먼저 2020년 연중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여행을 제한당하면서 관광업에 대한 투자가 사라졌다. FDI Markets 데이터에 의하면 관광업 부문의 외국인 투자는 2019년 485억 달러에서 2020년 126억 달러로 74% 급감했다. 관광업 부문 투자는 2021년에도 완전한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찬바람을 많이 받은 다음 업종은 석유·가스 부문이다. 팬데믹 상황은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극적으로 가속화시켰다. 초유의 마이너스 국제유가를 기록하기도 했던, 지난 2020년 석탄·석유·가스 부문에 대한 투자 프로젝트는 FDI Markets 데이터 기준 2019년 1,123억 달러에서 2020년 421억 달러로 62.5% 감소했다. 부동산, 특히 상업용 부동산 부문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FDI Markets에 따르면 부동산 부문에 대한 2020년 외국인 투자는 343억 달러로 전년의 694억 달러 대비 50.6% 감소했다.

반면 코로나19 상황에도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부문의 글로벌 투자는 증가했다. 무엇보다 통신 인프라, 장비 및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510억 달러를 기록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생명공학(Biotech Sector) 부문에 대한 투자를 촉진 시켰다. FDI Markets 데이터 기준 2020년 66억 달러 규모의 생명공학 관련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는데, 이는 2019년의 42억 달러 대비 57.1% 증가한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또한 기록적으로 높은 궤도를 유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0년에 808억 달러에 달하는 풍력, 태양열 및 기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는 2019년 973억 달러에 대비 17%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2020년 808억 달러는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기록이다.

특히 FDI Markets 데이터 기준, 사상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분야(808억 달러) 투자 규모가 석유·가스 부문(421억 달러) 및 부동산 부문(343억 달러) 투자 규모를 상회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글로벌 FDI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0년 글로벌 FDI 상위 10대 업종]

(자료 = FDi Intelligence, Covid-19 blows $311bn in productive investment in 2020)
(자료 = FDi Intelligence, Covid-19 blows $311bn in productive investment in 2020)

▶ 2020년 12월 글로벌 투자 심리 추가 하락하며 침체 기조 지속

FDI Markets 또한 2021년 글로벌 FDI에 대해 여전히 우울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The FDI Index의 2020년 12월 지수는 583으로 전월의 790 대비 26.3%, 2019년 12월 대비로도 23.9%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심리가 여전히 깊고 차가운 침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The FDI Index’는 매월 발표하는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의사를 평가하는 지수를 의미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현재 일일 400만 명 수준의 백신 접종 속도와 집단 면역 효과 발휘 시점 등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까지 기대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FDI Markets의 전망은 UNCTAD(유엔무역개발협의회)가 2021년 글로벌 FDI의 약세가 지속(Remain Weak)될 것으로 예상하며, 2022년 이전에는 회복되지 않으리라고 전망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The FDI Index 추이]

(자료 = FDI Intelligence, 표와 그래프는 필자 정리)
(자료 = FDI Intelligence, 표와 그래프는 필자 정리)

살펴본 바와 같이 디지털 전환 관련 반도체, 통신, 바이오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이 2021년 글로벌 FDI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적 전망 속에서 글로벌 FDI의 2021년 반등과 우리나라 FDI의 플러스 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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