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이사)
(사진 =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이사)

2020년 우리는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019년말까지의 모든 계획과 기대를 수정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우리가 정상(Normal)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비정상(Abnormal)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매일 매일 마스크를 쓰고 제한된 인원만이 모여야 하며 회의, 교육, 예배, 투자등 거의 모든 만남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초유의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다.
기업들은 이전까지 스스로 확고하게 고집하고 있던 일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상황에 적합한 기술, 제품, 비즈니스 모델, 고객 경험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우리가 아주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 - Telehealth, Metaverse, Conversational AI, Mobile Payment, RNA기반 바이오 기술, Robot에 의한 서비스, Social distancing을 지원하는 도구 등 - 이 눈 앞의 일들로 다가오기도 했다.

(자료 = 필자 정리)
(자료 = 필자 정리)

1982년 Buckminster Fuller는 그의 저서에서 Critical Path에서 지식이 얼마의 기간동안 두배로 증가하는지에 대한 ‘Knowledge Doubling Curve’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과거에는 400년만에 두배의 지식이 증가되었고 1980년대부터 인터넷이 도입이 된 2000년 전후로 지식은 8년만에 두배가 될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후 2017년 인터넷의 보급과 검색 능력 강화, 지식습득의 민주화(democratization), 지식 획득 비용의 감소, 지식 연결성 증대, 지식 응용비용의 절감 등으로 13개월만에 지식이 두배가 되었다고 한다. 
IBM은 IOT시대가 도래하면서 12시간마다 지식이 두배가 될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우리의 지식이 곧 진부화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식은 단지 개념이나 원리 뿐 아니라 실제로 응용분야에서 우리가 가능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일들이 가능하게 일어나게 만들고 있다. 경영이란 경영진의 연속적인 의사결정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의사결정은 정보에 기반하여 이루어진다. 정보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들어오며 그러한 정보를 조직화하여 지식으로 발전시키고 그러한 지식을 활용 가능한 기술과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경영진이 해야할 일이다.

신생 스타트업이 창업을 하는데 있어서 비용이 과거에 비해 아주 낮아졌을 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신기술과 지식에 기반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하는 경우 기존의 레거시가 없어서 빠른 속도로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으며 몇개월 마다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곳들이 생겨남에 따라 기존 기업들은  과거에 이미 내려진 의사결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심리학자이면서 Wharton school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최근 그의 저서 ‘Think Again’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가운데서 경영자들은 인정하기 쉽지 않고 불편하지만 Rethink와 Unlearn을 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리를 붙들고 설교하는 설교자, 상대방이 틀렸음을 증명하려는 검사, 상대방의 선호에 따라 의사결정을 바꾸는 정치인과 같은 모습의 경영자가 되서는 안되며 경영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라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사실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학자와 같은 태도로 임하는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한번 결정한 내용을 어떠한 경우에도 번복하거나 변경하지 않으려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있긴 하지만 이것이 올바른 경영 의사결정을 내리는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악수를 두는 것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나는 2014년 베트남에 스타트업 프로그램 운영 차 방문하였다. 이 시점부터 베트남의 우수한 인재들과 모바일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만나면서 스타트업은 매년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싱가포르, 미국, 인도의 투자자들이 2019년까지  베트남 스타트업 투자는 그야말로 광풍이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를 감지하고 향후 2-3년 이내에 빠르게 디지털화가 이루어질 모든 분야의 선두 기업에 초기 투자를 하면 성장을 위한 후속 투자는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이를 실행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었다. 이 준비를 하는데에만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우리의 전략은 너무나 분명하고 확실하게 다가올 시장에 대한 치밀한 전략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발하면서 - 물론 베트남은 가장 피해가 적은 국가였기는 하지만 - 해외 투자자들이 베트남에 방문할 수가 없었기에 2019년과 같은 투자 쇄도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기가 아주 어렵게 되었다.
설사 우리가 초기 유망한 기업들을 발굴하여 투자를 한다고 할지라도 후속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이나 우리 모두가 어려워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감하고 빠르게 전략을 변경하였다.

베트남은 코로나바이러스 Pandemic을 계기로 Digital Transformation을 선언하였기 때문에 기술기반의 스타트업들에게는 아주 드문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와 더불어 각 국가별 증권시장의 발전과 각 단계별 상장하는 기업들의 산업군에 대해 연구를 한 결과 베트남이 5년 이내에 Tech 스타트업들이 큰 기업가치로 상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지식을 기반으로 기존의 전략이었던 초기 스타트업뿐 아니라 5년내에 가장 먼저 유니콘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할 기업을 발굴하여 Sizable한 규모의 투자를 하는 다소 상반된 전략으로 변경하였다.

이러한 전략의 변화는 우리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원하든 원치않든간에 시행해야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략의 변화가 유효했던 곳도 있었지만 유효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곳도 여럿이 있다. 우리는 단지 환경의 변화로 인해 반응적으로 대처하는 Reactive한 의사결정이 아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Proactive하게 전략을 구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 여러분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어떤 태도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가?
Reactive하게 하고 있는지 아니면 Proactive하게 하고 있는지 아니면 심지어 과거에 내린 의사결정을 고집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조직이 크고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할수록 의사결정 변경이 아주 어렵고 의사결정을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Reactive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하에서는 Rethinking을 할 수 있는 경영진과 그것을 빠르게 반영하여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낼 조직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살아남는 한가지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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