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구독형 서비스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 중... 콘텐츠 구독형 서비스에 비해 상품 기반 구독형 서비스는 눈에 띄는 성공 사례 無
- 디지털 시대 상품의 서비스화를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새로운 거래 방식을 고민할 때

일본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 활동으로 2019년부터 구독형(Subsciption)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을 중심으로 한 동영상 구독 서비스가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형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2021년 현재 여전히 구독형 서비스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점차 그 명암이 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구독형 서비스 시장에서 철수하는 기업들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일본 유명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2020년 6월 구독형 맞춤 화장품 서비스 'Optune'의 서비스를 종료하였다. 해당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피부를 분석하고 수만 가지의 배합에서 개개인에 맞는 화장품을 추출하는 IoT 장비를 대여하는 서비스로 대기업의 구독형 서비스로 주목을 받아 2019년 7월에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개시 후 불과 1년 만에 종료하였다. 구독형 서비스로 계속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과연 해당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는 계속해서 살펴봐야 한다.

이에 일본 내에서 구독형 서비스의 실태를 점검하고 성공적으로 구독형 서비스를 진행하는 기업 사례를 살펴보며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 있는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오사카 무역관이 정밀 분석하였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 구독형 서비스 시장, 코로나19의 영향?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의 '구독형 서비스 시장조사(2018년)' 자료를 보면 2018년 일본 국내의 구독형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5,627억 3,600만 엔에 이르고 2023년에는 8,623억 5,000만 엔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이번 2021년 4월 13일 발표한 '구독형 서비스 시장조사(2021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시장 규모가 8,759억 6,000만 엔으로 이미 2023년 예상치를 웃돌고 있고, 2023년은 1조 1,490억 엔으로 예측되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구독형 서비스 시장은 디지털 콘텐츠 분야(음악, 동영상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하고 그 외 화장품·식품 류의 정기 택배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으나 그 외 분야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활 양식과 업무 방식이 변화하면서 구독형 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2020년을 기점으로 서비스에 실제로 가입해 경험한 사람의 수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행동이 제한되면서 이를 계기로 편리성이 높은 구독형 서비스의 시험이 진전되고 있다. 회사는 다양한 무료 서비스 등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서비스 이용자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나 많은 기업들이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리서치 기관인 QUNIE CORPORATION가 구독형 서비스를 종사한 경험이 있는 관련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최우선 KPI(핵심 성과 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의 달성에 실패한 경우가 91%로 대부분의 구독형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구독형 서비스에 도전을 했다가 철수한 사례가 종종 확인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시세이도의 사례 외에도 레인즈 인터내셔널의 불고기 체인 ‘규 카쿠’에서 시작한 월 11,000엔 불고기 뷔페 구독 서비의 경우도 2개월 만에 종료했다. 구독 서비스 회원이 매장에 몰리면서 일반 내점객의 이용을 저해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구독형 서비스가 서비스 제공 후 종료를 한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응답한 KPI의 항목을 살펴보면 계약자 수, 이익률, 지속률, 이익액 순으로 달성이 어려운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구독형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이용 고객을 유치하고 이들을 유지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에 실패하는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서비스의 완성도가 낮고 구독 플랜의 수가 적으며 후속 조치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서비스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구독형 서비스 시장은 빠르게 규모를 확장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입한 새로운 구독자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서비스로 복귀하는 사람 등이 늘어나는 등 시너지 효과로 인한 서비스 시장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확장되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기조 속에서 성공적인 서비스 구축을 위해 구독형 서비스에 대한 이해 및 구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 구독형 서비스 성공하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필수

성공적인 구독형 서비스를 위한 특징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구독형 서비스의 본질을 파악, 제공 가치의 설계, 경험의 차별성, 고객 데이터화,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의 5가지가 중요하다고 설며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점은 '구독형 서비스의 본질'이다.

이제까지의 상품 판매 모델은 상품을 기점으로 한 사업 모델이다. 시장에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이를 위해 상품의 매력도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이 중요했다.

그러나 구독형 서비스 모델은 구독자, 즉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사업 모델이다. 고객의 이용 동향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니즈를 파악해 서비스나 플랜을 개선하는 것을 계선하며 서비스 경험을 계속해서 높이는 것이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된다. 이는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서비스 유지 및 신규 서비스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구입에서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상품을 판매하면 활동 종료가 되는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을 팔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된다. 즉 구독형 서비스의 경우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닌 제품을 통해 제공되는 ‘가치’에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모델인 것이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Spotify) 등의 성공적인 구독형 서비스는 동영상을 보는 가치, 음악을 듣는 가치에 집중하면서 기존에 영상을 팔고 음악을 파는 행위에서 체험 가치를 디지털로 구현하여 체험 가치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구독형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이 ‘고객의 데이터화’와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다. 정확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 니즈를 데이터로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IoT 기술 등 IT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고객 데이터를 파악하고 이를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구독형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KPI는 ‘해지율’과 ‘NRR(Net Revenue Retention: 기존 고객으로부터의 수익 증가율)’로, 해지율을 낮추면서 기존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독형 서비스를 더욱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경험의 차별성’이다. 단순히 정기 배송이라면 서비스를 구독할 매력이 떨어진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이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회원만이 특별하게 우대받는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비스의 니즈는 이러한 차별성을 얼마만큼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가가 주된 무기가 될 수 있다.

구독형 서비스 구축을 지원하는 주오라 재팬(Zuora Japan)의 구와노 준이치로 사라장은 "구독형 서비스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구독형 서비스는 제품을 통해 제공되는 가치에 요금을 지불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구독형 서비스는 제품의 서비스화를 추진하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일본 기업들이 성공적인 서비스를 추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콘텐츠 시장에서의 구독형 서비스는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나 상품을 기반으로 하는 구독형 서비스의 경우는 기존 정액제와의 차이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명확한 서비스 플랜을 제공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관리와 이를 위한 데이터의 파악, 분석이 중요해 서비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제조 기업들의 경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성공적인 서비스 구축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일본 내 구독형 서비스의 성공 사례 기린맥주, 구독형 맥주 서비스 ‘홈 탭(Home Tap)’

기린맥주가 전개하는 구독형 맥주 서비스 ‘홈 탭’은 집에서 생맥주 탭 기기를 활용하여 생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경험 가치를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이다. 2017년부터 서비스 ‘홈 탭’을 개발하여 2020년 말에는 회원 수가 약 2만 명에 이르게 되었다. 사업 초기에는 생맥주 탭 기기의 공급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사전 계약이 몰리는 등의 문제점도 있었으나 현재 공급 체계를 정비한 후 2020년부터 서비스를 본격 전개하게 되었다.

일본의 기린맥주 (사진 = kirin 홈페이지 캡쳐)
일본의 기린맥주 (자료 = 기린 홈페이지 캡처)

홈 탭은 산소 투과를 방지하는 고유의 페트병에 든 맥주를 배송 받으면 보냉 기능이 있는 전용 생맥주 기기에 설치하면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이다. 그리고 이때 맥주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데 기린맥주의 주력 브랜드인 ‘이치방 시보리’의 프리미엄 라인인 ‘이치방 시보리 프리미엄’부터 계절에 맞는 크래프트 비어 3~4종류를 준비하여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월 4리터 코스가 월 8,250엔, 월 8리터 코스가 1,2430엔으로 330밀리티터 맥주 1잔으로 계산하면 각각 421엔, 385엔으로 캔맥주에 비해 고가이지만 집에서 본격적인 생맥주를 마실 수 있으며 생맥주 기기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느낌과 여기서밖에 즐길 수 없는 느낌이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에 2021년 3월 8일 ‘홈 탭’의 사업 정책 설명회에서는 2021년 회원 수를 전년의 5배인 10만 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홈 탭’의 성공 요인은 판매하는 맥주에 집중한 것이 아닌 집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맥주라는 차별화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이다. 계절마다 한정 맥주를 준비하고 생맥주 기기가 주는 디자인적인 만족도, 그리고 생맥주를 따르는 경험을 잘 표현한 TV CM 등은 상품이 아닌 구독형 맥주 서비스의 체험 가치를 한층 돋보이게 하였다. 이는 우수한 품질의 일본 상품을 구독형 서비스와 잘 연계하여 새로운 체험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Coffee mafia (사진 = 커피마피아 공식홈페이지 캡쳐)
Coffee mafia (자료 = 커피마피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 Favy의 구독형 커피 서비스 ‘Coffee Mafia’

Favy의 커피마피아(Coffee Mafia)는 처음부터 성공적인 서비스는 아니었다. 오히려 지속적인 실패 속에서 적자를 유발하는 구독형 서비스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및 데이터 활용을 통하여 서비스를 안착시키며 구독형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사례로 참고할 수 있다.

초창기의 ‘Coffee Mafia’의 경우 고객 데이터가 명확하지 않아 고객의 월 내점 횟수를 10회로 계산하여 월정액 모델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고객이 방문한 횟수는 평균 16회로 계속 증가하다 평균 22회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정했던 방문 횟수보다 실제 방문 횟수가 2배 이상 높아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활용한 것이 고객에 대한 데이터였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은 방문 시 스마트폰 앱을 통한 회원증을 제시하게 되었는데 이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평균 내점 빈도와 커피 주문 수량을 재산출하여 서비스의 개선을 수행했다. 구체적으로 서비스로 제공되는 메뉴의 판매 단가, 서비스로 제공되는 메뉴의 원가, 서비스로 발생하는 추가 매출(함께 먹을 케이크 등의 구입 등), 서비스 구독 가격 총 4가지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제 서비스의 적정 가격을 산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여 구독 서비스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새로운 가격 플랜을 마련하여 고급 커피를 원하는 수요나 많은 커피를 마시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 플랜을 마련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모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자체의 개선도 이루어냈다. 회원 1인당의 커피 평균 주문량을 활용하여 해당 횟수를 역산하여 원가율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커피 추출법을 적용하거나 원두의 조달량을 조절하여 원가를 맞추도록 진행했다. 또한 고객의 ‘내점 빈도’를 활용하여 토스트나 도넛 같은 식품 판매를 개선하여 새로운 매출을 발생시켰다.

해당 사례는 결과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통한 서비스 설계를 진행하며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적자였던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케이스이다. 이를 통해 구독형 서비스는 단순히 제품의 판매가 아닌 서비스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