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몰아서 장 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 늘어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업계 온‧오프라인 경쟁 치열해질 것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국 소비자의 식료품 구매 방식이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사람들이 슈퍼마켓 방문 횟수를 줄이면서 일주일치 장을 한 번에 보는 장보기 현상이 늘었고,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 몰아서 장보기, 온라인 이용자 증가

1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영국 소비자들은 패닉 바잉으로 인한 재고 부족부터 격리와 감염으로 인한 직원 부재, 체크아웃마다 설치된 투명 가림판 등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팬데믹 초기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들은 집에만 머무르며 보호를 받아야 했는데 이 시기에 식료품의 온라인 주문량이 급증했으며, 기본 생필품조차 주문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식품 배송(Food delivery)’ 검색 추세  (자료 = BBC)
‘식품 배송(Food delivery)’ 검색 추세  (자료 = BBC)

영국의 소비자단체 위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2021년 3월 기준으로 지난 5개월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온라인 쇼핑을 이용했다. 또한 식료품 쇼핑을 위해 슈퍼마켓에 방문하는 수를 줄이게 되면서 일주일치 장을 한 번에 보는 장보기 패턴이 가정에 다시 찾아왔다.

거의 절반에 달하는 48%의 응답자가 일주일 식료품을 한꺼번에 구매하고 필요할 때마다 간단한 장을 보는 패턴을 보였다. 23%는 식료품이 필요할 때마다 구입한다고 응답했다.

식품 전문지인 더그로서는 영국 소비자들이 한 달 동안 온라인 식료품 구입에 15억 파운드를 지출하며, 식료품 판매의 온라인 점유율은 17%에 이른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쇼핑하는 영국 가구의 수는 2020년 18%에 비해 2021년 3월 41%로 상승했다. 이는 1,180만 가구에 해당하는 수치다.

팬데믹 이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간다고 해도 영국 내 온라인 배송 수요는 전통적인 매장 방문 수요보다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슈퍼마켓은 우리나라의 마트와 같은 개념으로 의류 및 신발, 원예 제품 등을 포함해 여러 카테고리를 한곳에서 제공한다. 영국의 슈퍼마켓은 대부분의 리테일 업계가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가장 큰 실적을 낸 부문에 속한다. 슈퍼마켓은 2020년에 396억 파운드의 매출을 달성해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 영국 슈퍼마켓 최신 트렌드는?

영국의 슈퍼마켓 산업은 소비자의 취향과 쇼핑 습관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난 5년간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였다. 영국은 2018년 4월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를 발효했으며,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건과 채식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다.

슈퍼마켓도 이를 놓치지 않고 있다. 테스코(Tesco), 아스다(ASDA), 세인즈버리(Sainsbury’s), 앰엔에스(M&S) 등 주요 슈퍼마켓은 채식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시장조사 기관 민텔은 2021년 채식 및 비건 제품의 매출이 658만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팬데믹으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 대한 구매 수요가 늘고 있다. 상당수 영국 슈퍼마켓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로컬 푸드를 통한 공급망을 확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다.

M&S 채식 제품군 모음 (자료 = 오카도)
M&S 채식 제품군 모음 (자료 = 오카도)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도 가능해졌다. 다른 슈퍼마켓에 비해 비교적 장바구니 가격이 높은 웨이트로즈(Waitrose)와 같은 슈퍼마켓은 더 높은 퀄리티의 프리미엄 및 인증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제품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인 알디(Aldi)와 같은 할인 슈퍼마켓 간 가격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슈퍼마켓은 빠른 공급과 온라인 주문 배송이 이들의 미래라는 점을 확인하게 됐다. 하지만 생산지에서 각 가정의 문 앞까지 식료품을 배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따라 제품을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 국내 유통업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앞두고 본격 대비책 마련

국내 유통업계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형 마트의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대형 마트를 찾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4월 대형 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했다. 설 명절 특수가 있었던 지난 2월에는 매출이 증가했지만 4월 두 달 만에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이는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대형 마트에서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편의점으로 이동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대형 마트의 가정·생활 제품과 식품 매출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각각 10.3%,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6.5% 늘며 강세를 이어갔다.

이런 상황 속 대형 마트들은 하반기 온라인 업체들과의 경쟁에 나선다. 오프라인의 강점을 내세우는 동시에 신규 소비자들을 유인할 점포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형 마트를 소비자들이 찾고 싶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체험형 리뉴얼 매장을 올해 15개 이상 늘린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와인, 건강기능제품 등 식품 판매 공간은 확대하고 비식품 매장 면적은 줄였다. 대신 일렉트로마트(전자제품), 토이킹덤(장난감), 앳홈(인테리어 소품) 등 전문 매장을 늘렸다.

홈플러스는 연말까지 전국에 1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대형 마트+창고형 할인점)' 점포로 추가 전환한다. 또 내달까지 원주점과 인천청라점을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 오픈한다. 원주점의 경우 강원도 최초의 창고형 할인점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연말까지 매월 1~3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점포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점포 15곳을 온라인 주문 처리가 가능한 '스마트 매장'과 '세미다크 스토어'로 전환해 2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스마트 매장은 상품을 선별하고 포장하는 시설을 매대 옆에 둔 점포이고, 세미다크 스토어는 점포 후방에 온라인 주문 처리를 위한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곳이다.

(사진=롯데마트 중계점)
(사진 = 롯데마트 중계점)

지난해 5월 스마트 스토어로 전환하고 바로배송을 시작한 롯데마트 중계점과 광교점은 지난 4월까지 온라인 매출이 각각 97%, 339%씩 신장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바로배송의 경우 15개, 스마트스토어는 4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연내 추가 오픈 계획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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