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수입구조 변화와 우리 수출 경쟁력 분석,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세
- 미국 시장은 상승, 3대 시장에서 희비 교차… 수입 구조 변화에 따른 대응 필요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위력이 중국 시장에서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이후 줄곧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2020년 기준으로 최대 수입국 자리를 대만에 내줬다. 아울러 최근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한 베트남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빅3’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는 선전하며 지난해 3.3%의 시장 점유율로 최근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주요국 수입구조 변화와 우리 수출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처럼 세계 3대 수출 시장 내 실적이 희비가 교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역협회는 그러면서 중국 제조업 자급에 따른 수입구조 변화를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 중국 시장서 수입 점유율 3위로 밀려

각국의 수입구조 및 우리나라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변화를 점검하면, 가장 먼저 중국의 경우 최근 5년간 중국의 對세계 수입에서 중간재 비중이 50% 내외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자본재 비중은 하락하고 원자재 및 소비재 비중은 상승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이 가운데 對한국 수입은 중간재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80%를 상회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對한국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2.0%로 주요국 가운데 대만(85.5%)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석유 제품, 농축수산물의 수입 비중이 확대된 반면 의료·정밀광학 기기, 화학공업 제품 등 여타 품목의 수입 비중은 축소된 것이 특징이다. 최근 5년간 중국의 對한국 품목 수입구조는 對세계 수입구조와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했으나 전반적인 반응 정도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자료 = 한국무역협회)
(자료 = 한국무역협회)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2015년 이후 지속 하락하여 2020년에는 3위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2015년 11.95%로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며 2020년에는 8.92%까지 하락했다. 대만과 일본의 점유율은 팬데믹 이전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2020년에 각각 전년 대비 1.45%p, 0.19%p 상승하며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는 최근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 시장 내 점유율 증감 요인을 분석한 결과, 2015년 이후 점유율 하락은 주로 공급 측면에서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품목별 수입구조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구조도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하며 대응하였으나 중국의 수입구조 변화로 한중 간 수출입 품목 구조의 괴리가 심화된 데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영향이 본격화한 2019~2020년 동안에도 공급 측면의 경쟁력 약화와 중국의 품목 수입구조 변화에 의한 점유율 하락이 지속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쟁국 가운데 최근 5년간 공급 요인(경쟁력 요인)과 수요 요인(상품 구성 요인)이 동시에 점유율 하락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 미국 시장, 전기·전자제품에서 韓 수입 빠르게 증가

미국의 경우는 최근 10년간 對세계 수입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감한 가운데 중간재와 소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특징을 보였다. 2020년에는 팬데믹 영향으로 전 부문의 對세계 수입 절대 규모가 감소했으며 유가 하락으로 원자재 비중은 더욱 축소되고 자본재, 소비재 비중이 상대적으로 상승했다. 이 중 對한국 수입은 중간재와 승용차의 비중이 높으며 중간재 비중이 상승세를 보이는 특징을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기계류, 전기·전자 등에서 對세계·對한국 수입 비중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미국 전체 수입구조 변화와 상응하는 방향으로 對한국 수입구조가 변화한 가운데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등에서 對한국 수입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對한국 수입 증가율은 2015~2019년 對세계 수입증가율을 하회했으나 지난해 對세계 증가율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 속에 우리나라의 미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최근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6년 3.19%에서 2018년 2.93%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3년간 소폭 반등하며 2020년 3.25%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팬데믹 영향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미국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우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2019년부터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멕시코와 베트남, 대만 등의 점유율이 올랐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는 “품목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 및 부품, 기계류, 전기·전자 등 주요 품목의 경쟁력 강화가 점유율 상승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자료 = 한국무역협회)
(자료 = 한국무역협회)

▶ 베트남 시장 점유율, 2017년 고점 찍은 뒤 하락 중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기업들의 주요 수출 대상국 가운데 하나로 급부상한 베트남의 경우, 對세계 수입은 중간재 비중이 가장 높은 가운데 최근 5년간 자본재와 소비재 비중은 축소된 반면 원자재 비중이 확대되는 특징을 나타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의 생산 기지 이전 영향으로 對한국 중간재 수입 비중은 80%를 상회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베트남 내 ICT 제품 생산 확대로 반도체, 무선통신 기기, 가전 등의 對세계·對한국 수입 비중이 모두 증가했으며 對한국 수입은 반도체 중심 구조가 정착됐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의 점유율은 2017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7년 22.0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20년에는 17.93%를 기록했다. 중국에 이은 2위 실적으로 그나마 3위인 일본과의 격차가 아직 10%포인트 이상이다. 중국은 2020년 30% 이상(32.2%)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베트남에서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자료 = 한국무역협회)
(자료 = 한국무역협회)

무역협회는 이와 관련해 “최근 베트남의 수입구조 변화가 우리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전반적인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하며, 다만 지난해에는 경쟁력 요인이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향후 베트남 시장에 대한 수출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3대 시장 내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국가들의 대부분은 상품 구성 요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우리나라도 향후 주요 수출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주력 품목의 경쟁력 개선뿐만 아니라 수입 수요의 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무역협회 정혜선 수석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중국이 제조업 자급률 제고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만큼 주요 수입국의 구조적인 변화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면서 “신성장 품목 수출 확대 등 수입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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