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시장의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 대웅제약, 종근당, 동아오스티 등 국내 대표 제약회사 진출
인도네시아 판매뿐 아니라 전략적 요충지로서 매력적인 시장... 할랄 인증 고려해야

[K글로벌타임스]지난 1월 7일 한국에 부임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인 한-인도네시아 경영학회에 모습을 드러낸 신임 간디 대사는 앞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의 역점 사업으로 ‘건강 의료’ 산업을 꼽았다. 인구 2억 7,000만 명에 1만 8,000개의 섬이 있는 인도네시아는 인구 1,000명에 의사 수가 0.4명에 불과한 열악한 의료환경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82%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으나 주로 저가 의약품 처방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국민들의 생활이 향상되고 GDP 6,000~7,000억 달러가 되면 질 좋은 의료 환경에 대한 욕구가 크게 늘어날 것임이 분명하기에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에 고심하고 있다.

대웅제약, 종근당, 동아오스티 등 이미 인도네시아 진출... 성장 가능성 大

인도네시아 정부는 2008년부터 자국에서 생산이 가능한 약품은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의료기기의 경우에도 부품의 40%이상 국내 조달이 가능하면 수입이 불가능하다. 화학 합성 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생산되므로 수출이 불가능하지만, 새로운 신약으로 진출할 경우에 우리 기업들이 도전해 볼 만한 시장이 인도네시아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11년째 주재하면서 '대웅인피니온'을 이끌고 있는 서창우 대표이사는 한국 인도네시아 최고경영자과정에서 "인도네시아에 공장 설립을 비롯한 직접 진출은 장기적인 목표만 세운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고 해 볼만한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2012년에 인도네시아 제약회사인 ‘인피니온’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2013년부터 수라바야에 공장 건설에 돌입해 2015년 4월에 준공을 마쳤다. 인도네시아 약 300억 시장인 빈혈치료제 ‘에포디온(EPO)’ 생산을 시작했는데, 실제 판매 허가를 얻는데 2년이 걸렸다. 2017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에포디온'은 이미 베트남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여기에 힘입어 자카르타 인근의 치카랑 산업단지에 줄기세포와 보톡스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특히 보톡스 시장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CKD-OTTO 항암제 공장 전경(사진 = 종근당)
CKD-OTTO 항암제 공장 전경(사진 = 종근당)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종근당도 2015년 9월 인도네시아 제약사인 오토사와 합작법인으로 ‘CKD-OTTO’사를 설립해 2016년 7월 자카르타에서 50km 떨어진 차카랑 산업단지에서 착공을 시작했다. 이 공장에서 항암제인 젬시타비과 파클리세틱을 생산할 계획이다. 대웅제약과 종근당 모두 유럽의약품청(EMA)의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EU-GMP)' 인증을 받은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국내 대표적인 제약회사인 동아오스티도 2018년 자카르타 인근의 자바베카 산업단지에 인도네시아 제약사 컴비파와 공동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2020년부터 빈혈치료제 에포른과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류코스팀 등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이 중요 

인도네시아는 종교국가는 아니지만 인국 대부분이 회교도다. 전세계 20억 회교도 중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는 특히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 대해 할랄 인증을 강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3년의 노력 끝에 인도네시아 최초 바이오 의약품 할랄 인증 취득에 성공했다. 종근당도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 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MUI)로부터 항암제 할랄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할랄인증은 곧바로 회교국가로의 수출확대로 이어져 종근당의 경우 알제리 최대 국영 제약사인 사이달과 3,200만 달러(약 379억 원)규모의 항암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작년 11월 1차 물량을 출하했다. 대웅제약도 북아프리카 지역인 이집트·알제리 등에서 수입제안을 받고 있으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지역도 수출이 유망한 지역으로 손꼽고 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인도네시아에 합작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가동할 경우 2억 7,000만 명의 인구의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할랄 인증을 받을 경우 중동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16억 회교국가에 새로운 시장이 생기게 된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중심국가로서 같은 회교국가인 말레이지아·베트남·태국 등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생기게 된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고 바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어, 의약품 전략적 요충지로 인도네시아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작년 4월, 대웅제약 R&D센터에서 열린 '제약연구 교육프로그램'에서 인니 석사생 참가자 8인과 대웅제약 R&D센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대웅제약)
작년 4월, 대웅제약 R&D센터에서 열린 '제약연구 교육프로그램'에서 인니 석사생 참가자 8인과 대웅제약 R&D센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대웅제약)

대웅인피니온의 서창우 대표는 "인도네시아에 5년 이상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진출할 경우 성공할 확률이 크다"고 전망하며, "특히 공장 설립 이외 현지 대학과 공동으로 연구소를 설립해 선진 의료기술을 연구하고 의사들과 식약처 및 관계공무원들의 한국 연수, 그리고 현지 의대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러한 대한민국 대표 제약회사의 현지 공장 설립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이제 바야흐로 우리의 헬스케어 산업이 인도네시아와 협력시대에 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헬스케어 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니즈와 소비 가능성을 가진 인도네시아에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 의지와 계획이 필요하다. 다양한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인도네시아의 헬스케어 산업의 동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현지 상황과 정서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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