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후 각종 대회 수상은 물론 30억 원 규모 투자유치 성공
누수뿐 아니라 물관리 토탈 솔루션 기업이 목표
미래 비전 나눌 현지 에이전트, 해외 시장 공략의 중요 포인트

[K글로벌타임스] 전 세계가 탄소제로 시행에 관심을 쏟으면서 효율적인 자원 관리 방법 모색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게 물. 물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반면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은 비용과 기술 부족으로 매년 엄청난 양의 물을 낭비하고 있다. 이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 대답을 위플랫을 이끄는 차상훈 대표에게 들어봤다.

위플랫의 차상훈 대표.
위플랫의 차상훈 대표.

4차 산업 기술로 누수는 물론 물관리까지

2019년 차 대표는 세계 누수 문제를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해결한다는 신념으로 그동안 재직했던 한국수자원공사와 사내벤처 협약을 맺으며 위플랫을 발족시켰다.

이후 개발된 지능형 누수 관리 플랫폼 'NeLow'은 간단한 장비로 수도 배관에서 전달되는 음을 센서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집,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 누수가 의심되는 위치를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개도국들이 안고 있는 누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비싼 장비와 전문가들을 파견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면 이러한 간극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뛰어난 기술력에 무엇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누수 탐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누수 탐지에 가장 중요한 게 데이터 수집인데, 개도국은 이를 위한 인건비가 크게 안 든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이를 활용하면 1천 가구가 있는 마을의 경우 간단한 장비 교육을 받은 인력 배치로 1∼2개월 만에 누수 탐지를 끝낼 수 있습니다.”

차 대표는 이 누수 탐지가 프로젝트의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해 코이카(KOICA)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시범 사업으로 소규모 진행했던 인도네시아 수카부미(Sukabumi) 지역의 누수 관리를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도 그 이유다.

코이카 CTS 사업 시행 모습. (사진 제공 : 위플랫)
코이카 CTS 사업 시행 모습. (사진 제공 : 위플랫)

“이 지역의 경우 물을 100% 보냈을 때 요금으로 회수되는 유수율은 30%밖에 되지 않습니다. 누수로 인한 것인지 혹은 중간에 누가 가로채서 그런 것인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탐지 후 정비하는 작업을 합니다. 저희 시스템은 누수 탐지 기능뿐만 아니라, 양을 줄이고, 다시 생기지 않게 압력을 관리하는, 통합누수 관리 기술도 있기 때문에 꾸준히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차 대표는 이를 윈도우 프로그램에 비유한다. 기본 프로그램 제공 후 이를 기반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 그래서 마침내 통합 솔루션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그게 목표다.

 

기술력, 국내외 인정받아 투자는 물론 인력 충원까지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투자도,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당장 혼자 일할 순 없기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게 시급했다.

새로운 기술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그것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특히 고객이 전문가가 아니라 정부에서 일하는 관리라면 더욱 어렵다. 그래서 초창기 인력 부담이 컸다. 각종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기술력을 알리고 해외 레퍼런스를 쌓는 일을 함께할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출신 인력 보충으로 보다 안정적인 조직을 구성했다. (사진 출처 : 위플랫)
한국수자원공사 출신 인력 보충으로 보다 안정적인 조직을 구성했다. (사진 출처 : 위플랫)

“한국수자원공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뛰어나죠. 그렇기에 그 인력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초창기에는 같이 일했던 동료들도 제가 벌인 사업에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동료들이 저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와는 다르게 해외 전시회에 직접 가야 하는 일이 줄어 들어 앞으로 다른 곳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업 1년도 안 돼 코이카 CTS SEED 프로젝트와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G4) 베트남 파트너 선정, 환경부 에코톤, START UP WATER 2020, Eco+ 스타트업 챌린지 등에서 각각 대상을 받았다. 해외에선 글로벌 물 산업 엑셀레이팅 프로그램인 'Imagine H2O Asia'에 선정된 것은 물론 인도 2개 주 대상 1백만 달러 규모의 ADB(아시아개발은행) TA(Technical Assistance) 프로젝트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는 성과가 동료들의 합류 결정을 도왔다.

그리고 차근차근 쌓아온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해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지난 5월 마침내 3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B2G 기반 해외 진출, 함께할 해외 에이전트가 중요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사업이다 보니 해외 전시회를 안 나갈 수 없습니다. 다른 사업과 달리 고객을 만나서 제품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크게 실적을 기대하진 않습니다. 정부 일을 하는 게 사실상 한두 번 만나서 얘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가 물관리를 하다 보니 개인적인 접근보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참여하는 게 실적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 스타트업에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해 선정된 큰 업체가 누수 관련 기술을 찾다가 위플랫과 사업을 같이하자는 일도 생긴다. 그만큼 기술력은 인정받은 상태. 직접 나서 사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가장 중요한 건 현지 정부와 연결해 주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에이전트였다.

“국내 기관에서 제공하는 해외 에이전트 소개 프로그램도 이용했지만 사실 마음에 드는 업체를 만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좋은 곳을 발견해도 보다 큰 기업들과 경쟁이 붙었을 때 불리하기에 우리 쪽으로 끌어들일 동기가 필요했죠. 저희는 이걸 미래 비전으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단지 누수 사업만 하는 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확장해 나가다 보면 같이 일한 에이전트가 미래엔 그 나라의 수자원공사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이익을 위해 뛰고 있는 그들에게 비전을 얘기하며 같이 일하자고 하는 게 가능할까? 하지만 최고의 기술을 가진 조직에서 27년을 일한 사람이 열정과 뚝심, 그리고 확고한 신념으로 일한다면? 믿고 같이 뛸 수 있지 않을까?

“스타트업의 경우 해외 진출 때 급한 마음에 관심을 두는 에이전트로 쉽게 결정합니다. 하지만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표 에이전트를 구하는 것이기에 더욱 더 심사숙고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정한 후에 움직이지 않는다면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곳을 찾아야 하나 이런 생각에 두 배, 세 배의 에너지를 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에이전트 구하는 노하우 질문에 씁쓸하게 웃으며 경험을 말하는 차 대표의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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