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삼성동 동성빌딩 알고에서 윤원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특임교수 기조 강연
'베트남 5년 후를 전망한다' 주제로 기회와 리스크 점검
열띤 호응과 관심 속에 성료

이경만 ABA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광희 기자
이경만 ABA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광희 기자

최근 가장 뜨거운 해외시장은 단연 베트남이다. 베트남 비즈니스를 점검하고 향후 5년 후를 전망해보는 관심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아시아비즈니스동맹(의장 이경만, ABA)은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알고(R-go)에서 '베트남 5년 후를 전망한다'는 주제로 제2회 ABA 경제세미나를 개최하고 베트남이 가지는 기회와 리스크를 깊이 있게 분석했다. 이번 포럼에는 윤원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특임교수가 연사로 나서고 주영섭 고려대학교 석좌교수, 홍평규 ABA 개발경영 전문위원, 이정순 전 호치민무역관 투자센터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전무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경만 ABA 의장은 인사말에서 "베트남에 기회가 있다고 보면 리스크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리스크를 제대로 분석하고 설명해주는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며 "그래도 두르리면 열리리라, 열심히 찾다보니 훌륭한 현장 전문가들을 만나서 그 분들을 패널로 모시게 되었다. 오늘 솔직하게 베트남의 기회가 어떤 것이고, 리스크가 무엇이고 얼마나 큰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원석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광희 기자
윤원석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광희 기자

기조강연에 나선 윤원석 숙명여대 특임교수는 '베트남 경제동향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한-베 협력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윤 교수는 "베트남 5년 후의 전망은 결국 속도의 문제인데 지금의 추세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5년 후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뒤를 대비하는 협력 방안과 리스크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면서 서막을 열었다.

베트남 경제의 일반동향

윤 교수에 따르면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지만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국가의 내부개혁과 함께 대외 개방정책을 펴고 있다. 인구가 9720만명으로 일억명에 육박한다.

베트남은 우리나라 유교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다. 부모나 가족을 부양하는 효문화가 있고 인간관계를 중시하며 젖가락을 사용해 손재주도 좋다. 지정학적으로 남중국해부터 인도차이나까지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미국의 관심도 크다.

삼성전자가 '거점 플러스 원'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하는데 이전에는 '중국 플러스 원' 전략으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향후에는 '베트남 플러스 원' 전략으로 인도에 진출하려 하지만 손재주, 즉 생산성이나 효율성에서 베트남이 우수하다고 평가하여 베트남을 좀더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휴대폰의 경우 한국생산은 5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베트남은 0.8달러의 비용으로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 통상환경의 특성

윤 교수는 베트남은 국민 소득분포가 상당히 균등한 특성이 있다며 시장경제의 리스크 중 하나가 소득 양극화인데 그런 면에서 매우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교역 규모도 2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환율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준이 되었다.

삼성 공장뿐 아니라 LG도 배터리 생산공장 진출계획이 있다. 지리적인 유리한 조건과 단단한 인적자원, 여기에 한류도 있고 향후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함께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생산기지이자 미래의 산업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고 중국은 부동산 개발 사업의 강자며 싱가포르는 서비스 산업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이 적극적으로 경제영토를 넓히며 통상환경은 세계경제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양국간 FTA, AIIB(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참여 등 통상환경이 개선되며 베트남이 아세안의 FTA HUB 국가로 그만큼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의 리스크와 기회 요인

한국은 한-베 FTA가 발효되고 한-아세안 FTA가 체결되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기업하는 환경에 대한 순위가 높아지고 있는데 리스크 요인으로 법인 설립의 제약, 투자자보호도 아직은 애로가 있고 라오스 등 메콩강 주변국과의 국경교역 문제점 등이 있다고 윤 교수는 지적했다.

기회 요인으로는 베트남의 1억 인구가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 2020년까지 중산층 비율이 45%까지 확대되며 소비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고급화되는 것, 그동안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하이테크 기술집약산업으로 재편되는 것, 베트남 국민들에게 익숙한 한류의 확산으로 한국 국가 인지도 및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 등을 꼽았다.

빈그룹의 경우도 현재 1200개 수준인 빅마트를 2000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첨단 유기농 기술을 적용한 버섯 재배 기술에 한국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여서 공기업이 많은데 민영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서비스업 같은 경우 M&A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의 입장에서 "개별 딜을 할 것이 아니라 패키지 딜을 해야 성과가 있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이해하고 KOTRA 해외진출 지원 사업으로 한-베트남 미래비전 및 경제협력 방안인 K패키지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패널 참가자들이 질의응답 및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ABA
패널 참가자들이 질의응답 및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ABA

이어서 참가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과 함께 패널들의 진단과 해법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쟁력이 핵심

주영섭 고려대학교 석좌교수는 "한국이 FTA 실질적 1위라고 할 수 있다. FTA 목적이 우리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한 것인데 역으로 해외 제품도 국내에 많이 들어올 수 있다. 중국과도 FTA가 체결되어 있지만 아직은 양허 품목 등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2025년에 전면적으로 해제가 된다. 중국 성장률이 떨어지는 경우 중국 제품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 그러면 한국 공산품이 초토화될 수도 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국내시장도 지킬 수 없다. 매우 긴장해야 할 상황이다."며 "공산품만이 아니라 서비스 시장 개방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목숨 걸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 국내시장 지키는 것도 글로벌 경쟁력이 없으면 안되는 것이고, 경쟁력이 있다면 안 나갈 이유도 없다. 한국이 CPTPP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 가입하게 되면 바로 한-일 FTA와 같다. 그러면 가성비에서는 중국 제품에 밀리고 기술 제품은 일본에 밀린다면 한국 제품은 어떻게 되느냐, 심각한 문제다.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세대들의 도전의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정주영 회장이라든지 이런 선배들의 정신을 우리 나이든 세대부터 도전의식을 갖고 젊은 세대에게 모범을 보이고 되살려서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기본을 지키고 준비를 잘하면 성공 기회 크다

홍평규 ABA 전문위원은 2016년 9월 베트남에 진출하여 현지의 롯데마트 수십개를 런칭시켜 신화적 성공사례를 보여준 현장 전문가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진출기업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홍 전문위원은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본 프로세스를 가져야 한다. 현지 조사를 하고 조사한 데이터에 근거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바이어를 찾고 수주해서 실제 해보고, 그래서 승산이 있다고 결론나면 현지 생산을 한다든지, 이런 기본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상당수 진출 기업이 어디다 줄대면 돼요? 하며 그냥 먹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먼저 아쉬움을 표했다.

홍 전문위원은 베트남에 진출하려면 베트남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베트남 국민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있어야 한다. 그 나라 법을 알고 지켜야 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은 남에게 의지하려 한다. 베트남 알아준다고 돈 달라고 하는 사람 중에는 브로커가 많다. 돈을 쓰면 안된다. 조금 느리더라도 준비해서 사업을 해야지 근본을 흔들면 안된다. 베트남은 자본이득 회수에 대한 고민이 있다. 싱가포르는 자본이득 회수가 수월하다. 중국은 어렵다. 베트남 정부는 싱가포르 식으로 할지 중국 식으로 할지 고민 중이다.

또 하나 베트남 파트너십을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썩은 동아줄이 많다. 공무원과 연계되어 있는 파트너를 잡아야 한다. 사회주의 국가라서 인민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민감하다. 노동법을 잘 지켜야 한다.

현재 도시화율이 35% 수준이다. 도시화율이 특히 중요하다. 50%에 갈 때까지 많은 개발이 일어난다. 이 때 들어가야 돈을 번다.

홍 전문위원은 또 "베트남 사람은 자존심을 세워주어야 한다. 자존심을 건들면 정말 안된다. 일을 잘못하면 넌 좋은 사람이지만 이 일은 잘못되었다, 이렇게 해야지 넌 나쁜놈이야, 해서는 안된다. 일단은 친절해야 하고 지혜롭게 해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준비와 기회가 필요하다. 베트남에는 기회가 많다. 준비됐으면 들어가라."고 제안하며 박수를 받았다.

ABA 제2회 경제세미나 후 단체 찰영. 사진=이광희 기자
ABA 제2회 경제세미나 후 단체 찰영. 사진=이광희 기자

현지인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이어서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전무는 "한국인 기업가들이 현지에 진출해서 중간관리자를 구하지 못한다는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인력 양성을 시작했다. 베트남에 600명, 미얀마 등까지 합하면 1000명을 양성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인력을 한국 기업에 보내면 데리고 있지를 못한다. 이전 사고방식으로 대하니까 그렇다. 윽박지르고 욕하고 폭행하고 이런 것들은 한국 기업의 진출에 큰 마이너스가 된다. 한국인의 현지인에 대한 갑질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중소기업 협력 개발하면 기회 많아

이정순 전 호치민무역관 투자센터장은 베트남의 향후 발전 계획과 인프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베트남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5년에는 농촌인구 6100만, 도시인구 4100만으로 40% 이상의 도시화율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화에 따라 인프라가 필요한데 상수원은 거의 보급되어 기회가 적다. 하수원은 20% 수준 보급으로 기회가 많다.

오토바이는 현재 4300만대에서 3600만대 이하 수준으로 줄이는 목표를 정부가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하철에 기회가 있다. 일본이 지하철을 놓아주고 중요한 상권의 개발권을 가져감으로써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 구간 구간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어서 도시간 교통연결 망도 유망한 사업 분야다.

또 하나 유망 분야는 FDI(다른 나라에 경영참여 목적으로 하는 투자)다. 이전에는 임금을 보고 생산거점으로 삼기 위해 진출했으나, 임금은 중국 절반 수준이지만 대도시 인근에 땅이 없다. 제조업이 대도시 인근에 들어가기 어렵다.

베트남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업종에 기회가 있다. 하이테크 공단에 하이테크 업종이 들어가면 15년 혜택을 준다. 앞서 빈그룹 사례를 말씀하신 분이 있었는데 호치민 시 인근에 하이테크 농업단지를 조성하고 버섯 재배를 하는 기업이 오면 19년간 혜택을 주고 땅은 거의 공짜라고 할 수준으로 제공해준다. 일본이 이런 하이테크 농업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베트남이 가진 최대 자원은 이제 인구가 아니라 기후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하이테크 농업을 통해 수출을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한국 등에 수출하려면 무농약, 유기농으로 가야 한다. 이미 가고 있다. 그래서 역으로 무농약으로 채소를 가꾸고, 유기농으로 과일을 생산하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땅도 거의 공짜로 받을 수 있고 환영받고 세금 혜택도 받는다.

베트남 진출을 위해서는 첫번째 도시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 둘째는 FDI다. 베트남 전체 수출의 2/3를 외국기업이 수출하고 그 중의 절반을 한국기업이 수출한다.

하지만 이제는 베트남 정부도 점점 가려서 받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7년 정도의 격차로 중국을 따라가는 중이다. 이제 베트남에 진출하려면 7~8년 후의 변화를 생각하고 입지를 정해야 한다.

한국도 기업체끼리 협력체를 구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싱가폴은 기업들이 협력하여 10개의 공단을 개발했다. 일본은 공동으로 일본업체를 위한 공단을 조성했다. 한국 중소기업은 사정사정해야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며 신도시 개발업체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 예컨데 장사가 잘 되면 우리나라 사람이 임대료 더 줄게 해서 들어가고 또 다른 한국 사람이 그렇게 들어간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협업을 통해서 개발하고 이익을 얻는 부분을 못하고 있다. 이런 것을 싱가포르도 잘하고 일본도 잘하고 중국도 잘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쉽다. 한국도 공단이든 항만이든 서로 힘을 합해 인프라를 개발하고 이익을 향유해야 한다.

베트남은 인건비만 보고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서비스나 냉동, 물류 같은 많은 업종에서 유망한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본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ABA는 4월 24일~26일 니꼬사이공 hotel에서 한국 기업인 30여명과 베트남 기업인 40여명, VIP 등이 참석하는 'ABA 베트남 Biz매칭 및 출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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