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br>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소매(유통)

2020년 상반기 우리나라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속에서 오프라인 부문(6.0%) 감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부문(17.5%)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하였다. 오프라인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외출 자제 및 다중 이용시설 기피로 대형 마트(5.6%), 백화점(14.2%) 등의 매출이 감소하였으며 편의점만이 소폭(1.9%) 증가하였다. 다행스러운 점은 오프라인 부문의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17.6% 감소하였으나 56.1%, 63.0%로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있다.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집행 등으로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소비 심리가 완화되면서 매출 실적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온라인 부문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untact) 소비의 확산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하는 2020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Retail Business Survey Index)2분기 대비 16p 증가한 82를 기록했다. 유통업체들의 체감 경기를 수치화한 RBSI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 전망,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 전망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충격을 고스란히 겪은 2020년 상반기 대비 3분기부터는 유통업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 현업 종사자들은 RBSI 82로 경기 악화 전망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서 유통업체들의 체감 전망이 더욱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하반기에도 상반기만큼은 아니겠지만 오프라인 부문을 중심으로 유통업계의 어려운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온라인 매출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유통 중심 이동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유통업체와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AI, Big Data, VR·AR 기술 등을 활용하여 온라인 쇼핑, 무인 배달, 터치리스 페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스마트 유통’ 환경의 구현이 급속히 촉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시장의 구조 재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오프라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관광·숙박업

2020년 상반기 외국 관광객 입국자는 약 214만 명으로 전년 동기의 844만 명 대비 74.7%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분기만 고려하면 입국자 수는 97천 명으로 전년 동기의 460만 명 대비 무려 97.9% 감소한 상황이다. 입국자 수는 4월 이후 소폭 증가 추세이나, 코로나19의 재확산 위협마저 제기되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관광·숙박업의 20202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는 1분기 대비 28.7% 하락한 58.5p였으며,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 역시 56.0p로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숙박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영업 중단 및 폐업을 선언하는 호텔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숙박매거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7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수준으로 관광업계의 손실만 59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외국인 및 관광객 대상 중소 호텔이 밀집한 서울 명동 주변은 대부분 휴업 중이며, 4성급 호텔 네 곳 모두 문을 닫은 상황이다. 미국도 메리어트(Marriott)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직원의 3분의 2가량을 일시 해고했으며, 미 전역에 130여 개 호텔을 보유한 애시포드(Ashford)도 직원 7천 명 중 95%를 일시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호텔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20019·11 테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보다 더욱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고 있다며, 연방정부에 대규모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다.

무역·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베트남은 호텔과 리조트 객실 점유율이 전년 대비 50~60% 감소한 수준으로, 빈그룹(VinGroup) 계열사 빈펄 리조트(푸꾸옥, 호이안, 다낭)는 무기한 휴업 중이다. 인도네시아 레스토랑호텔협회(PHRI)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 1,266개가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호텔업계도 직원들의 유급 휴가를 20201분기에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으며, 수요가 저조한 레스토랑은 당분간 영업을 중지하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관광·숙박업의 경기 침체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코로나19 이후 관광·숙박업의 트렌드 변화에 대해 세밀한 관찰과 정교한 전망이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관광·숙박업 분야 전반의 대전환이 모색되어야 한다. 관광·숙박업에도 패러다임의 혁신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될 시점이다.

 

운수·창고업

2020년 상반기 우리나라의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 실적은 약 2,373만 명으로 전년 동기의 6,201만 명 대비 61.7% 감소하였다. 하반기에 들어선 7월의 경우 6월 대비 20.3% 증가하였으나, 20197월 대비로는 97.2% 감소한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처럼 크게 악화된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 실적으로 인해 항공운송업 생산지수와 운수·창고업 생산지수 모두 하락하였다. 항공운송업 생산지수는 20194분기 125.6 → 20201분기 88.2 2분기 47.720194분기 대비 62.0% 감소하였으며, 운수·창고업 생산지수 또한 20194분기 105.8 → 20201분기 96.2 2분기 86.4로 20194분기 대비 18.3% 감소하였다.

 

20202분기 우리나라의 FSC(Full Service Carrier, 대형 항공사)는 항공 화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일반 여객기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싣도록 특별 포장된 카고 시트백(cargo seat bag)을 장착하는 노력을 펼쳐 서글픈 흑자 전환을 이뤄낸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 지연, 항공 화물 운임 하락 가능성 증가, 비정상적 경영 활동 지속의 어려움 등으로 FSC2분기 깜짝 실적 개선이 3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여객 수요에 의존하는 형태로 항공 화물 운임 상승의 혜택을 누리지도 못한 LCC(Low Cost Carrier, 저가 항공사)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창고업의 경우 쿠팡이 충북 음성에서 첨단물류센터 기공식을 갖는 등 언택트(untact) 소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의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2019년도에 약 21.5조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률이 악화되자 투자 전략 수정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기존 비상장 신생 기업에 집중하던 투자 전략을 미국의 거대 ICT 기업 주식 매입으로 선회한 것인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고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자상거래 증가로 물류센터 투자에 관심이 지속되는 상황은 운수·창고업 전반에 긍정적 요인이나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가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주요 투자사의 투자 전략 수정은 운수·창고업의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업

다행스러운 것은 정보통신업에서 ICT 경기전망지수(BSI)가 20205월 이후 지속해서 전월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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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중 정보통신방송서비스 분야의 경기전망지수(BSI) 또한 5월 전망치 이후 전월 대비 관련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산업 관련 업종지수 모두 20203월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화두는 단연 언택트, 바로 비대면이다. 먼 이야기로만 여겨졌던 재택근무, 스마트 오피스도 일상화할 것으로 보이며 초중고교 온라인 개학과 함께에듀 테크의 발전 속도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K-컬처 K-팝ICT가 융합된 온라인 공연인 이른바 랜선’ 공연은 문화 소비 방식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최근 스포츠 베팅 게임의 합법화로 게임산업 내 신영역 개척을 위한 개발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를 활용한 승부 예측 게임 제작을 위한 해외 스포츠 중계·베팅 전문 업체들과의 협업 및 관련 신규 투자 유입이 기대된다.

이렇듯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생활 트렌드의 변화와 규제 개선 흐름 속에 정보통신업 분야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업의 지속적인 약진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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