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이 발표됐다. 상반기 우리나라 FDI는 신고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5.6% 감소한 110.9억 달러, 도착기준으로는 21.1% 감소한 69.7억 달러를 기록했다. 러·우戰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이의 대응을 위한 급격한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FDI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들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상회하며, 역대 3위 실적 달성

무엇보다 역대 최대 FDI 성과를 창출한 지난해보다는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실적을 12.3% 상회하며, 상반기 신고기준 역대 3위 실적을 기록하는 등 장기적 측면의 투자 안정세가 지속되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의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중국의 도시봉쇄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 심화, 국제유가·원자재가격 상승에 의한 글로벌 경기침체 현실화 위기가 확대되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FDI 안정세가 유지되었다.

* 출처: 산업부 보도자료
* 출처: 산업부 보도자료

올해 상반기 투자 안정세 진입의 또 다른 근거로 신고·도착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물론, 최근 10년 평균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FDI 상반기 추이]


* 출처 : INSC

▶ 미국·중국·일본發 투자는 증가한 반면, 러·우戰 포화 속 EU發 투자감소

상반기 미국發 對韓투자는 신고기준 29.5억 달러로 전년 21.1억 달러 대비 39.5%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통신 분야 등 서비스업 분야 투자가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국發 투자 증가세를 주도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차세대 시장 확보를 위한 서비스업 투자와 미국 주도의 GVC 재편 추진에 따른 동맹국 간 공급사슬 형성과정에서 상호협력・투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EU는 러·우戰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고기준 17.4억 달러로 상반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전년의 64.9억 달러 대비 73.2% 감소했다. 러·우戰에 의한 EU 경제성장률 둔화 및 투자심리 위축 영향과 '21년 상반기 발생한 서비스업 분야 대형 투자의 역기저 효과가 EU發 투자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중국發 FDI는 신고기준 8.9억 달러로 전년 8.8억 달러 대비 0.4% 소폭 증가했다. 중국의 기업 규제 조치 강화 기조 속, 지난해 외투를 주도했던 서비스업 투자감소에도 불구, 제조업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적인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일관계 회복 전망 속에 올해 상반기 일본發 對韓투자는 신고기준 8.9억 달러로 전년 5.5억 달러 대비 62.1% 증가했다. 소재·부품·장비 중심의 제조업 투자와 숙박·음식업, 정보통신 등 서비스업이 일본發 투자 증가세를 견인했다. 특히,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우회 목적의 소부장 분야 투자증가를 일본發 FDI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 ‘제조업’ 투자 4년 만의 반등 · ‘서비스업’ 투자 지속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제조업 부문 투자가 4년 만에 반등하며, 제조업 FDI가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는 점도 반가운 소식이다. 제조업 FDI는 올해 상반기 신고 31.0억 달러, 도착 12.9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상반기의 신고 20.3억 달러와 도착 9.31억 달러 대비 각각 53.3%와 37.9%가 증가했다.

제조업 FDI는 2018년 상반기 72.1억 달러 → 2019년 상반기 30.9억 달러 → 2020년 상반기 22.9억 달러 → 2021년 상반기 20.3억 달러로 3년 연속 감소했으나, 올해 상반기 4년 만에 반등세를 시현했다. 특히, 식품, 의약, 전기·전자, 기계장비·의료정밀, 금속·금속가공 등이 성장세를 주도한 가운데, 전통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화공, 운송용 기계업도 여전히 높은 비중으로 기여했다.

출처 : INSC
출처 : INSC

서비스업 FDI는 상반기 신고기준 76.4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6.3% 감소했으나, 최근 5년 평균치인 75.0억 달러 대비 1.9% 증가한 역대 2위 수준으로 우리 FDI의 서비스업 투자는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세부 업종별로도 서비스업 FDI의 주력업종인 정보통신, 부동산, 금융·보험, 도·소매(유통), 운수·창고업 順으로 투자가 유입되었다. 서비스업 FDI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FDI의 68.9%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경기 회복 속도 가속화에 기여하고 있다.

▶ 소재·부품·장비 투자증가

올해 상반기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 상황 속에서, 소부장 부문 FDI가 확대되며, FDI가 핵심소재 공급 안정화에도 일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반기 소부장 부문 외투는 신고기준 15.2억 달러로 전년 동기 13.4억 달러 대비 13.2% 증가했으며, 도착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6.0억 달러 대비 58.8% 증가한 9.5억 달러를 기록했다.

출처 : INSC<br>
출처 : INSC

전체 FDI에서 소부장 비중 또한, 지난해 상반기 10.3%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3.7%로 증가했다. 한편, 소부장 FDI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이 전년 동기 4.9%에서 15.1%로, 일본의 비중이 11.3%에서 22.4%로 증가하는 등 소부장 투자가 다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반도체, 미래차 및 플라스틱 新소재 관련 투자가 주로 유입되어, 소부장 FDI가 첨단산업 세계공장化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 그린필드 투자 증가, 신규투자 지속 등 균형적·안정적 투자 유입

지난해 상반기 M&A 유형의 FDI가 코로나19에 의한 감소추세에서 반등세를 견인했다면, 올해 상반기에는 그린필드型 FDI가 신고·도착 모두 증가하며 균형적인 투자 유입으로 업종 간 균형발전에 일조했다. 상반기 그린필드형 FDI는 신고기준 75.7억 달러에서 82.6억 달러로 9.1% 증가했으며, 비중 측면에서도 지난해 57.6%에서 올해는 74.5%로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두드러졌던 증액투자 증가세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신규투자 비중이 증가하며 생산·고용 순증에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투자 비중은 39.3%에서 41.6%로 2.3%p 증가했다.

▶ 의약·디지털 의료기기 분야 투자증가로 K-바이오 위상 확인

상반기 ‘의약 新산업’ 부문 투자증가와 디지털 의료기기 부문 대형투자가 유입되는 등 K-바이오 위상이 입증되었다. 상반기 ‘의약’ 부문 투자는 신고 1.55억 달러, 도착 0.13억 달러로 전년동기 0.08억 달러와 0.02억 달러 대비 각각 1,779%, 632% 급증했다. 또한, ‘의료용기기 제조업’도, 올해 상반기 3.02억 달러로 전년동기 0.31억 달러 대비 891.3% 증가하는 등 바이오·디지털산업 전반의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

* 출처: INSC. <br>
* 출처: INSC.

또한, 올해 상반기 의료기기 부문에서 대형투자가 다수 발생하며, 바이오·디지털 부문 투자 확대를 견인했다. 미용·의료기기, 의약품 유통, 의료기기, 보톡스 연구개발 등 상반기 의료기기 부문으로 다양한 투자가 유입되었다.

▶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및 `22년 FDI 전망

국제기구들은 코로나19 지속과 러·우戰 등으로 인한 투자 불확실성 확대로 올해 FDI가 전년 수준 유지 또는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UNCTAD는 지난 6월 보고서(World Investment Report 2022, ‘22.6.)를 통해 팬데믹과 러·우戰이 全세계 식량·연료·재정의 3중 위기를 야기하고, 투자 불확실성 확대 및 2022년 글로벌 FDI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러·우戰 영향이 해당 국가만의 투자 유·출입 제한에 국한되지 않고, 양측간 경제 제재 및 보복, 에너지·생필품 공급난 등의 더욱 방대한 거시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OECD도 지난 4월 보고서(FDI In Figures, Apr., 2022)를 통해 2022년 글로벌 FDI 전망이 러·우戰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러·우戰 등 現 지정학적 위기 고려時, 2022년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uncertain)한 상황으로, 특히 신흥·개발도상국의 그린필드 투자는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러·우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현실화 우려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확대로 하반기 우리 FDI는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지속, 원유·원자재가격 상승發 인플레이션 심화, 이의 억제를 위한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경기침체 위험이 확대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대외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GVC 재편 및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IPEF 참여 등을 통한 개방형 통상네트워크 확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과 공급망 안정화, 탄소중립 등에 대한 세제 및 현금지원 강화 등 새 정부의 외투 확대를 위한 정책적 의지를 강조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경주한다면, 그간 우리 FDI가 하반기에 집중되는 특징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우리 FDI의 지속적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제 재편기, 새로운 시대에 우리나라 산업구조 고도화와 경제 도약의 디딤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FDI의 지속적인 성장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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