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UNCTAD의 Director인 ‘James Zhan’이 최근 해외의 한 기관과 인터뷰한 내용을 중심으로, 2022년 글로벌 FDI 전망 및 트렌드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내용은 의역과 주관적 해석이 반영되었음을 밝힌다.

2022년 글로벌 경제 현황과 FDI 전망

①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3F·2D 위기

2022년 글로벌 경제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3F·2D, 즉 Food(식량), Fuel(연료) 및 Financial Crisis(금융 위기)와 동유럽과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Humanitarian crisis(인도주의적 위기) 그리고 지속되는 팬데믹으로 인한 Health crisis(건강 위기)로 요약할 수 있다.

➁ 3개의 고점·3개의 저점

3F·2D의 글로벌 경제 위기 속, ’인플레이션‘과 ‘금리‘ 그리고 높은 수준의 ’부채‘ 이상 3개의 거시경제 지표는 최고점을 기록 중이며, 반대로 ’GDP(국내총생산)’, ‘무역 규모’ 및 ‘총고정자본형성(gross fixed capital formation)’은 최저점을 기록 중이다.

③ 암울한 2022년 글로벌 FDI 전망

UNCTAD의 ‘James Zhan’은 앞에서 언급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근거로 2022년 글로벌 FDI(외국인직접투자)의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더불어 내부 예비 데이터를 부분 인용, 금년 1분기 그린필드 FDI 프로젝트가 감소했으며, 세계 5,000대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이들 대부분 기업이 2022년 수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다국적기업의 수익 감소는 전체 글로벌 FDI의 약 40% 비중인 ‘수익재투자 (reinvestment of earnings)’의 감소를 의미한다.

‘James Zhan’은 2022년 글로벌 FDI의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2022년 글로벌 FDI가 최악의 경우 2020년 수준(0.96조불)으로 급감할 수도 있으며, 최상의 시나리오도 전년과 유사한 수준(‘21년 글로벌 FDI 1.58조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녹색경제와 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지속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의 경기 부양 패키지(stimulus packages) 등에 의해 추진된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될 것이며, 특히 고부가가치 서비스는 향후 수년간 글로벌 투자유치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탈세계화·다극화·GVC 재편 관련 FDI 트렌드 변화

① 탈세계화(Deglobalisation)

1990년대와 2010년 사이에 세계화가 가속화되었으며, GVC도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세계화는 정체되었고, 팬데믹 이후 우리는 세계화의 후퇴를 목격했다. 이를 우리는 탈세계화라고 부른다.

글로벌 경제에서 탈세계화를 가속화하는 주요 동력(Driving forces)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1) 4차산업혁명 시대, GVC를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 심화

(2) GVC 관련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 대두

(3) 회복탄력성 중심 GVC 재편 본격화

(4) 기업 행동과 GVC 관리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ESG의 부상

(5) 지정학적 경쟁과 산업적 민족주의에 의한 경제 거버넌스 재편성 촉진 등

탈세계화를 촉진하는 5대 동인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탈세계화 기조는 당분간 지속·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➁ 글로벌 FDI의 다극화?

러·우戰이 세계질서의 일극 체제 붕괴와 다극 체제 도래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평가가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FDI에서도 다극체계가 도래할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무역을 위한 ’WTO‘나 통화 시스템을 위한 ’IMF‘와 달리 FDI에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없었다. 글로벌 투자 거버넌스는 항상 다층적이고 다면적이며 고도로 파편화되어왔다.

본질적으로 글로벌 FDI 거버넌스는 전혀 글로벌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새로운 세계질서의 다극화 시도와 관계없이, 글로벌 FDI는 본질적으로 기업이익을 추구하며 파편화되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③ ’효율성 추구‘에서 ’지역시장 추구‘ FDI로 변화

GVC 재편은 리쇼어링(reshoring), 다각화(diversification), 지역화(regionalisation)와 복제화(replication)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어느 형태를 취하든 세계 무역과 투자의 새로운 패턴, 즉 ’효율성 추구(efficiency-seeking) FDI‘의 감소와 ’지역시장 추구(regional market-seeking) FDI‘의 증가 트렌드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리쇼어링‘과 ’다각화‘ 그리고 ’지역시장 추구 FDI‘의 증가는 비용을 요구한다. 다각화는 그 의미부터 중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비효율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GVC의 재편은 비용을 소요로 하지만,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지속·심화되고 있으므로 일정 정도의 비용증가를 감내해야만 한다. 대다수 다국적기업은 기꺼이 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미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④ GVC 재편에 따른 FDI 트렌드 변화

GVC 재편 관련 FDI 트렌드 변화로 ’다각화‘, ’역투자‘, ’투자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다각화’의 가장 큰 사례는 아시아를 들 수 있다. 세계의 제조 허브였던 동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특히 인도와 일부 아세안 국가로 GVC가 다각화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GVC의 다각화는 특정 국가의 정부에 의해 주도되기도 한다.

다각화와 더불어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되던 서쪽에서 동쪽으로의 투자 패턴을 뒤집는 동쪽에서 서쪽으로의 ’역투자‘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또한, ’투자복원‘ 흐름도 포착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미국이 멕시코를 포함한 중미와 카리브해 지역 산업 클러스터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경제의 복합적 위기에 따른 암울한 글로벌 FDI 전망에도 불구하고, 탈세계화와 GVC 재편에 따른 글로벌 FDI의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GVC의 다각화 등 트렌드 변화에 부응한, ‘지역시장 추구형 FDI’의 비약적 증가를 소망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