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사진 = K글로벌타임스)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사진 = 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지난 10월 말, UNCTAD(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유엔무역개발기구)가 ‘Investment Trends Monitor’ 특별판(Special Issue)을 발표했다.

UNCTAD는 이번 특별판에서 에너지 위기에 의한 기후 변화 대응 분야의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동향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UNCTAD가 매년 10월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Investment Trends Monitor No. 42’를 배포한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공개한 특별판의 내용을 중심으로, 高유가가 촉발한 에너지 분야 FDI 트렌드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2년 2분기 글로벌 FDI 감소세 본격화

`22년 2분기 글로벌 FDI는 약 3,570억불로, 금년 1분기 5,150억불 대비 △31%, 전년 분기 평균 3,840억불 대비 △7% 각각 감소했다. 그런데 상반기 대비로는 ‘21년의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22년 1분기까지 지속된 덕분에 ‘22년 상반기 8,720억불로 전년 동기 7,680억불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UNCTAD는 ‘22년 상반기의 전년 상반기 대비 실적보다는, ‘22년 2분기 FDI가 금년 1분기 대비 감소한 점에 주목했다. 다시 말해서 ’22년 2분기 들어서며 글로벌 FDI의 둔화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UNCTAD는 ‘22년 2분기 글로벌 FDI 둔화세의 주요 요인으로 러·우戰, 全 세계적인 식량·연료 및 금융 위기, 인플레이션, 이자율 상승과 경기 침체 현실화 우려 등을 꼽았다. UNCTAD는 ’22년 2분기 내림세를 근거로 금년 연간 글로벌 FDI의 현저한 감소세(Marked Slowdown)를 전망했다.

 

◇ 22년 기후 변화 관련 투자 종류와 특징

먼저, 기후 변화 관련 투자는 신재생에너지와 다양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프로젝트 그리고 운송 수단의 저탄소 배출을 추진하는 ‘➊저감(Mitigation) 프로젝트’와 물(Water) 관리 등의 ‘➋적응(Adaptation) 프로젝트’로 구분된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기후 변화 관련 투자는 대부분 ‘저감(Mitigation) 프로젝트’를 의미하며 전체의 약 94~99% 비중을 차지한다.

‘11년~’22년 기후 저감 및 적용 투자 추이 (단위: 십억불) * 출처 : UNCTAD<br>
‘11년~’22년 기후 저감 및 적용 투자 추이 (단위: 십억불) * 출처 : UNCTAD

기후 변화 관련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全 세계 기후 저감(Mitigation) 프로젝트의 2/3가 선진국에서 발생한다. ‘22년에도 3분기까지 전 세계에서 공개된 1,498건의 기후 저감 프로젝트 중 69.5% 비중인 1,041건이 선진국에서 발생했다.

선진국 중에서도 특히, 유럽이 700개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약 50%의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물론 기후 변화 관련 투자는 선진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22년 같은 기간 북미(227개)와 아시아 개발도상국(213개)은 각각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라틴 아메리카 지역은 151개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도 약 100개의 프로젝트를 유치했다.

 

◇ '15년 SDG 채택 후 기후 변화 대응 투자 본격화

기후 변화 관련 투자는 지난 ‘15년 제70차 UN 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의 이념 실현을 위해 ‘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인류 공동의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즉 SDGs 채택 이후 본격화되었다.

기후 변화 관련 FDI는 재생에너지 분야가 급성장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는데, 특히 ‘21년 기후 변화 대응 투자 규모가 팬데믹 이전의 두 배로 성장하기도 했다. ‘21년 재생에너지 분야 급성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럽의 경기부양 투자 패키지와 전 세계적인 확장적 재정정책에 의해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위한 유연한 자금 조달 조건이 창출된 점에 기인한다.

 

◇ 고유가發 녹색투자 패러다임 제동 및 화석에너지 투자 반등

UNCTAD는 ’22년 2분기 글로벌 투자의 하향세에 따라 기후 변화 저감(Mitigation) 및 적응(Adaptation) 부문 FDI의 감소(마이너스 전환)를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22년 3분기까지 그린필드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건수는 저감(Mitigation) 부문에서 ‘21년 대비 △7%, 적응(Adaptation) 부문에서도 △12% 각각 감소했다.

高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이 급성장하던 녹색투자(Green Investments) 패러다임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22년 친환경 전환 모멘텀이, 고유가發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판단된다. 高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전환 관련 녹색투자 모멘텀 상실 및 투자 차질 발생 위험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高유가 및 가스 가격 상승에 의한 다국적 기업의 높은 이윤에 기반한, 화석연료 분야 투자가 반등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2년 석유·가스 생산 관련 글로벌 차원의 순이익이 ‘21년 대비 약 2조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렇게 풍부해진 유동성을 기반으로 1차 에너지 설비투자가 ‘25년까지 60% 증가한 1.4조불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22년 3분기 평균 채굴산업(Extractive industries) M&A 규모는 390억불로, ‘21년의 분기 평균 70억불 대비 약 500% 증가했다. 러·우戰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화석연료 투자 반등세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이다.

‘11년~‘22년 재생에너지·화석연료 그린필드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 추이 (건수)&nbsp;* 출처 : UNCTAD<br>
‘11년~‘22년 재생에너지·화석연료 그린필드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 추이 (건수) * 출처 : UNCTAD

물론, ’22년 3분기 관측된 기후 변화 관련 녹색투자의 위축세가 친환경 투자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UNCTAD 보고서 기준으로 ‘22년 3분기까지 기후 변화 관련 투자 규모는 5,163억불로, 화석연료 분야 투자 1,013억불 대비 5배가 넘는 수준으로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2년 남은 기간 그리고 ‘23년 글로벌 경기 둔화세 심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기후 변화 관련 녹색투자가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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