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23년 1월, 지난 한 달 동안 WB(세계은행), UN DESA(유엔 경제사회국), IMF(국제통화기금)에서 ‘23년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국제기구 경제전망 보고서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비교하고 시사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WB, ‘Global Economic Prospects’

가장 먼저 경제전망을 발표한 곳은 WB였다. WB는 지난 1월 10일 발표한 ‘Global Economic Prospects(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3년 세계경제성장률을 1.7%로 제시했다. WB의 전망치 1.7%는 ’09년 글로벌 금융위기時의 △1.6%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20년의 △3.2%에 이어, 1994년 이후 최근 30년간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 전망이다.

* 출처 : WB, Global Economic Prospects (‘23-JAN)
* 출처 : WB, Global Economic Prospects (‘23-JAN)

또한, WB의 ‘23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1.7%는 WB가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전망했던 3.0% 대비 △1.3%p, 거의 절반가량(△43.3%) 감소한 수준이다. WB가 지난 수개월 간 세계 거시경제 환경이 그만큼 악화되었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WB는 ➊고물가, ➋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고금리, ➌러·우戰, ➍투자 감소 등의 복합적 리스크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선진국의 경우 고물가, 재정·통화 긴축정책, 에너지 공급 불안 등으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로, '23년의 경제성장률을 '22년의 2.5% 대비 2.0%p(△80.0%) 하락한 0.5%로 전망했다. 선진국의 ‘23년 전망치 0.5%는 지난해 6월 보고서의 2.2% 대비로도 무려 △1.7%p 하향된 수준이다.

WB는 이러한 선진국 성장 둔화의 부정적 파급 효과로 인해 신흥·개도국 또한, 외부수요 약화, 차입비용 상승 등으로 성장세가 제약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의 회복으로 감소세가 상쇄되어 전년과 유사한 성장세(‘22년 3.4% → '23년 3.4%)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신흥·개도국 성장률 전망치 3.4% 역시, 지난해 6월 보고서의 4.2% 대비 0.8%p 감소한 수준이다. 이렇듯 WB는 ‘23년 급격한 성장 둔화세가 폭넓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며, 선진국의 95%, 신흥·개도국 70%의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자료 = WB, Global Economic Prospects (‘23-JAN) (보고서 내용 재정리)

한편, WB는 ➊추가 긴축, ➋신흥·개도국 금융 취약성, ➌중국 성장 둔화, ➍지정학적 갈등, ➎기후·재해 등의 하방 리스크로 인해 ’23년 세계 경제가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WB는 ’20년 팬데믹 위기 이후 3년 만에 경기침체 재진입 위험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며, 경기 하방 리스크 관리를 위한 국제공조 강화를 권고했다. 경기침체 위험 회피 및 채무 부실화 방지에 중점을 두어, ➊통화정책 협의, ➋취약계층 지원, ➌개도국 부채관리 및 ➍기후변화 대응 등을 중심으로 국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N, 'World Economic Situation and Prospects'

UN DESA는 1월 25일 발표한 'World Economic Situation and Prospects(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23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22년 5월 보고서 대비 1.2%p 하향한 1.9%로 전망했다. 이는 WB가 ‘23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3%p 조정한 1.7%로 제시한 것과 유사하다.

UN은 ➊인플레이션(고물가), ➋급격한 금리 인상, ➌러·우戰, ➍코로나19 영향과 ➎식량·에너지 위기, ➏기후 위기 등이 ’23년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며,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대다수 국가에서 민간 소비가 위축되고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 출처 : UN, 'World Economic Situation and Prospects (‘22년 5월 보고서에서 ’23년 한국 및 ‘24년 전체 전망 미발표)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무는 등 경제성장 둔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나, 상대적으로 신흥·개도국은 감소 폭이 작을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는 ’23년 2.0%, ‘24년 2.5% 수준으로 성장 전망되었으나,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전망치의 조종 폭을 가늠해 볼 수는 없었다.

한편, UN은 ’24년 세계 경제성장률 2.7%로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➊금리 인상 등 추가 긴축정책 속도 및 ➋러·우戰 결과 등을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끝으로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저개발국의 빈곤 해소와 SDG(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선진국의 투자 여력 감소를 우려하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집단적 노력을 통한 혁신적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 World Economic Outlook

IMF는 1월 31일 '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23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지난해 10월 전망치 2.7% 대비 0.2%p 상향 조정했다. 앞서 소개한 WB나 UN이 전년 전망치 대비 △1.3%p, △1.2%p 각각 하향 조정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 출처 : 각 기관별 보고서 내용 재정리

IMF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➊금리 인상, ➋러·우戰 지속에도 불구,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와 美ㆍ유로존 등 주요국의 견조한 소비ㆍ투자 등으로 작년 10월 전망 대비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선진국의 경우 ➌미국은 견조한 내수, ➍유로존은 에너지 도매 가격하락, ➎일본은 지속적인 완화적 통화ㆍ재정 정책의 영향으로 ’23년 경제성장률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영국은 긴축적 재정ㆍ통화정책과 금융 여건 악화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흥국도 ➏중국은 리오프닝, 인도는 강한 내수, 러시아는 예상보다 약한 경기 위축 등의 요인으로 상향 조정한, 반면 사우디는 ‘23년 OPEC+의 감산 결정을 반영하여 성장률을 2.6%(△1.1%p)로 하락 전망했다.

* 출처 : IMF, World Economic Outlook(‘23-JAN) (보고서 내용 재정리)

그런데 IMF는 대다수 국가의 상향조정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0.3%p 하향 전망했다. 이에 대해 IMF는 보고서에 뚜렷한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경제신문은 訪韓한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의 인터뷰를 인용, 고금리와 무역적자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이유로 지목했다. 더불어 금리 인상이 소비를 감소시키고, 무역수지 악화 및 주택 부문 둔화 등에 취약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IMF는 ’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일본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일본보다 낮은 시기는 1967년 이후 65년간 1980년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시기 단, 두 차례뿐이었다.

한편, IMF도 전년 대비 일부 완화되었으나 ’23년 세계 경제에 경기 하방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IMF는 ➊중국 리스크, ➋인플레이션 지속, ➌신흥·개도국 부채 위기, ➍러·우戰 확대, ➎지정학적 분열 등을 ’23년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 요인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낮은 백신 접종률과 부족한 의료시설 및 부동산 위기 심화 가능성 등에 따른 중국 경제회복 제약과 경기 회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및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 등이 ‘23년 세계 경제 성장세를 위협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여전히 높은 부채 수준과 높은 차입비용이 신흥국 경제를 위협할 것으로 진단하며, 러·우戰에 따른 서방의 제재, 美‧中 갈등 심화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다자협력 및 글로벌 공공재 공급에 제약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IMF는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최우선으로, 경제 분절화 대응 및 저소득국 채무재조정 등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근원인플레이션이 명확히 하락할 때까지 금리를 인상 또는 유지하되, 식량ㆍ에너지 취약층에 대한 선별지원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사점 종합

① 경제성장률 전망 조정 요인

WB와 UN은 고물가와 이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그리고 지난해부터 지속되는 러·우戰 등을 근거로 ’23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IMF는 높은 금리와 러·우戰의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 미국의 견조한 내수, 중국의 리오프닝에 의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23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전망했다. 세계 경제의 둔화세 약화 또는 연착륙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IMF가 포착한 긍정적 시그널의 현실화로 ’23년 세계 경제의 둔화세 감소 및 완만한 회복세가 기록되길 기대한다. 다만, 주요국의 상향 전망과 달리 하향 조정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총력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② ‘23년 세계 경제 하방 요인

WB, UN 그리고 IMF는 인플레이션과 이의 대응을 위한 금리 인상 등의 긴축 속도 및 러·우戰 등에 의한 지정학적 갈등 고조를 공통된 ’23년 세계 경제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더불어 중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여부와 신흥·개도국 위기 등도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WB, UN, IMF의 ‘23년 1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 비교] * 출처 : 각 기관별 보고서 내용 재정리

③ 정책적 권고 사항

WB, IMF는 국제협력 강화에 의한 인플레이션 대응 및 취약계층 지원 그리고 개도국 채무 재조정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더불어 기후 변화 대응 및 녹색기술 기반 공급망 투자 강화와 지정학적 분열 대응을 통한 글로벌 교역 확대 등을 권고했다. UN은 세계 모든 이해관계자의 집단적 노력을 통한 혁신적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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