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 공급망 재편 관련 글로벌 투자, 최근 수년간 폭발적인 증가세
몇몇 다국적 기업이 지금까지 EV 분야 글로벌 FDI를 지배하는 것으로 밝혀져
EV 공급망에 대한 상위 20대 투자기업 중 절반이 아시아 지역 국가
[K글로벌타임스]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 외국인직접투자 전문 조사기관인 ‘fDi Markets’가 최근 전기차(Electric Vehicle) 분야 글로벌 FDI(외국인직접투자) 동향을 발표했다.
‘fDi Markets’ 자체 통계를 활용한 보고서이나, UNCTAD가 WIR(World Investment Report) 등 주요 보고서에서 ‘fDi Markets’의 그린필드 투자 통계를 인용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최근 수년간 전기차 관련 글로벌 FDI 전체 동향 파악에 유용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소개한다.
최근 7년간 EV 분야 글로벌 FDI 연평균 56% 규모로 폭발적 증가
fDi Markets의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이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배터리 기반 모빌리티로 변모함에 따라 전기자 공급망 재편 관련 글로벌 투자는 최근 수년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EV 관련 프로젝트에 1,063.4억 불 이상의 FDI가 발표되었다. 이는 전년 발표된 400.7억 불 대비 162% 증가한 규모이며, fDi Markets가 관련 통계집계를 시작한 2016년의 73.9억 불 대비로는 약 15배 증가한 규모다. 관련 자금 대부분은 새로운 EV 조립 공장 또는 배터리 제조 시설 건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EV 분야 글로벌 FDI 폭발적 증가세의 주된 요인은 당연 ‘EV 글로벌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주요국 정부의 인센티브 지원에 있다. 거의 모든 정부가 외국 기업을 유인하여 배터리를 생산하고 전기차 조립 공장을 설립하고자 시도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감축0법’(Inflation Reduction Act)과 ‘기반시설투자 및 일자리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등을 통해 수십억 불을 할당한 미국의 투자유치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
EV 분야 글로벌 FDI 미국 급증·중국 급감
fDi Markets 통계 기준, 미국은 2022년 2위 헝가리(99억 달러)의 거의 5배인 426.5억 불 상당의 EV 분야 FDI를 유치했다. 이는 동기 전 세계 EV 분야 FDI 총액인 1,063.4억 불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40% 비중이다.
한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EV 분야 FDI는 최근 몇 년 동안 현저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61.5억 불로 세계 최대의 EV 분야 FDI 유치국이었던 중국은 2022년 28.6억 불 투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EV 분야 FDI가 연평균 93.9%의 급증세를 보인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연평균 △35.1%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수 다국적 기업 주도의 EV 분야 글로벌 FDI 시장
전기차 제조에 투입되는 원자재와 부품의 공급망이 전 세계에 폭넓게 분포하는 EV 산업의 글로벌한 본질적 특성과 달리, 몇몇 다국적 기업이 지금까지 EV 분야 글로벌 FDI를 지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fDi Markets 데이터에 의하면, 지난 2016~2022년 사이 EV 관련 글로벌 FDI의 70% 이상이 단 20개 기업에 의해 추진됐다.
여기에는 순수 전기차 기업(Pure EV Maker)은 물론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Legacy Automaler)와 배터리 제조 및 전자제품 전문업체가 혼합되어 있다. 지난 7년간 EV 관련 FDI를 가장 많이 단행한 분야별 선두 업체는 미국의 ’Tesla‘(순수 전기차 기업), 독일의 ’BMW‘(기존 자동차 제조업체) 그리고 중국의 ’CATL’(배터리 제조업체)이었다.
시가 총액기준, 세계 최대 EV 제조업체인 Tesla는 EV 분야 최대 글로벌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Tesla는 2016~2022년까지 미국 이외의 EV 프로젝트에 186.8억 불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2년 발표한 멕시코 북부 도시인 몬테레이(Monterrey)에 신규 건립 예정인 50억 불 규모의 투자 계획을 들 수 있다.
독일의 BMW는 2016~2022년 사이 154.3억 불로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 중에 EV 분야 FDI를 가장 많이 단행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BMW는 지난 한 해에만 전체 154억 불 규모 EV 프로젝트 중 약 1/3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2022년 10월 중국 선양(Shenyang)에 고전압 배터리 생산 공장 확장을 위한 13.8억 불 규모의 투자가 포함되어 있다.
배터리 제조 및 전자제품 전문업체 중 가장 활발한 투자자는 세계 최대의 EV용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의 CATL이었다. CATL은 2016~2022년 동안 해외 그린필드 프로젝트에 150억 불 투자를 발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2년 8월 헝가리 제2의 도시 데브레첸(Debrecen)에서 발표한 100기가와트시(GWh) 배터리 공장 신설을 위한 74.8억 불 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있다.
EV 분야 글로벌 FDI TOP 20대 기업 중 아시아 비중 50% 점유
EV 공급망에 대한 상위 20대 투자기업 중 절반이 아시아 지역 국가였다. 국가별로는 미국(4개), 한국·일본·독일(각 3개), 중국(2개)의 순이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Georgia)주 55억 불 규모 투자를 포함한 146.7억 불 규모 투자 발표와 LG와 SK의 각각 136.5억 불, 108.0억 불 투자로, TOP 20개 기업 기준 EV 분야 최대 투자를 단행한 국가였다. EV 분야 글로벌 FDI가 미국의 IRA 본격 시행 등과 맞물려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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