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br>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최근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전문 분석기관인 ‘fDi Markets’이 미국 등 주요국의 ‘자국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규모’ 관련 통계를  소개했다.

국제기구가 아닌 사기업 통계라는 한계가 있으나, UNCTAD가 WIR(World Investment Report)이나 ITM(Investment Trends Monitor) 보고서의 ‘그린필드 FDI 통계’에 ‘fDi Markets’ 데이터를 인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일정 정도 공신력은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참고로 주요국 인센티브 규모 관련 통계는 2010년 설립된 영국의 FDI 컨설팅 기업 ‘Wavteq’社의 자체 DB(‘IncentivesFlow’) 정보이며, ‘fDi Markets’은 지난 2023년 3월 1일 ‘Wavteq’의 모든 컨설팅 자산을 인수했다.

 미국의 압도적인 FDI 인센티브 공세

‘fDi Markets’이 최근 인수한 ‘Wavteq’의 자체 통계(IncentivesFlow)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3월 28일까지 미국은 자국에 투자하는 기업에게 약 544.1억불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같은 기간 EU 전체가 지불한 인센티브 163.4억불의 약 3배, 단일국가로 2, 3위인 캐나다의 81.4억과 독일의 71.4억불의 약 6~8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상기 기간, 미국은 11,271건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대부분 현금지원(grants), 보조금( subsidies) 또는 조세지원(tax-based incentives) 등으로 지출되었다. EU권 개별 국가를 제외할 경우 일본(38.6억불)과 영국(12.5억불)이 뒤를 잇고 있다.

* 출처: fDi Intelligence ()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적 산업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급증

‘Wavteq’의 자체 통계(IncentivesFlow) 기준, 2022년 한 해 동안 투자 프로젝트에 제공되는 인센티브의 글로벌 총액은 역대 최고치인 443.7억불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의 249.6억불 대비 무려 77.8% 증가한 수준이다.

산업별로는 반도체·배터리 프로젝트에 대한 경쟁적 지원이 이뤄지는 ‘전자업’이 220.0억불로 전체 인센티브의 49.6% 비중을 점유하며, 1위를 차지했다. 2022년의 전자업 인센티브 220.0억불은 전년의 70.6억불 대비 211.6% 급증한 규모이다. 참고로 fDi Markets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900억불을 상회했다고 한다. 미래車 등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인센티브와 ‘원자재’ 관련 투자 인센티브도 2020년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출처: fDi Intelligence ()

fDi Markets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단절을 경험한 전략적 산업을 중심으로, 자국 중심의 GVC를 구축하려는 선진국의 경쟁이 인센티브의 급증을 주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3,690억불 규모의 보조금을 할당해 놓은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경쟁하기 위해 인센티브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끝으로 IncentivesFlow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에 생성된 일자리당 평균 인센티브 지출은 약 69,000불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또한 전년 대비 169% 증가한 수치로,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큰 규모의 인센티브 지출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막대한 인센티브를 무기로, 첨단산업 관련 핵심 기업의 자국유치 경쟁에 나서며 글로벌 FDI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새롭게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에 결합하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속 우리나라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인센티브 수혜를 누리며 해외에 진출,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핵심 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하려는 지혜가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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