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최근 글로벌 그린필드 FDI(외국인직접투자) 트렌드에 대한 통찰(insight)을 제공해주는 보고서(‘The fDi Report 2022’)가 공개되었다. 해당 보고서는 FDI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 ‘fDi Markets’의 연례 보고서이다. 보고서에서 다룬 `21년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FDI 동향을 공유하고자 한다.

▶ ‘21년 글로벌 FDI 3대(지속가능성·디지털 경제·공급망 재편) 특징

보고서는 `21년 글로벌 FDI의 특징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 공급망 재편(Supply chain restructuring)으로 요약했다.

먼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글로벌 투자 패턴을 다시 그려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새로운 투자 패턴의 하나로 ’21년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분야는 3년 연속 가장 많은 FDI 투자가 발생한 분야로 등극했다.

다음으로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의 부상(浮上)은 FDI에도 파괴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팬데믹은 ‘디지털 인프라’(digital infrastructure), ‘장치 및 서비스’(devices and services)에 대한 추가 수요를 촉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전자상거래의 양대 비즈니스를 보유한 Amazon은 `21년 170개의 FDI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21년 글로벌 최대의 투자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디지털 경제의 부상은 ‘통신’(communications) 분야와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분야, ‘반도체 칩’ 분야 투자 증가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급망 재편(Supply chain restructuring)은 팬데믹과 에너지 쇼크와 같은 일련의 경험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술주권(technological sovereignty)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대한 통제를 옹호하는 각국의 산업 정책 속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투자 계획을 재수립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신규 투자처로의 진출 또는 본국으로 되돌아가는 등의 지리적 재배치를 활발히 진행했다.

▶ ‘21년 글로벌 그린필드 FDI 전년 대비 11% 증가

보고서에 의하면 `21년 글로벌 투자자들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총 13,169건의 신규 그린필드 FDI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신규 발생한 그린필드 FDI 프로젝트로 인해 전년 대비 21% 증가한 16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참고로 신규 프로젝트 13,169건에는 6,100억불 규모의 총자본 지출(capital investment)이 포함된 수치이다.

미국은 ’21년 그린필드 FDI 최대 투자 유치국이자 투자 원천

미국은 `20년 대비 200억불 증가한 817억불의 그린필드 FDI를 유치하며, ‘21년에도 全 세계 최고의 투자처(목적지)로 자리매김했다. 동시에, 신규 FDI 프로젝트 중 22%의 투자를 실행하는 세계 최대 투자국 지위도 유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인도가 지난해에 이어 ‘21년에도 중국을 누르고 프로젝트 건수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 투자 유치국 지위를 지켜냈다. ‘21년 인도에서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총 435건의 FDI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는데, 이는 전 세계 FDI 프로젝트의 3% 비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년 대비 프로젝트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로 ‘20년 77개에서 ’21년 94개로 22% 증가했다. ‘21년 한국의 그린필드 FDI 프로젝트 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4% 비중이었다.

 

(자료 = 저자 제공)
(자료 = 저자 제공)

지역별로는 서유럽에서 ’21년 4,795건의 가장 많은 그린필드 FDI 프로젝트가 발생했다. 범위를 확대하여 유럽 측면으로는 ‘21년 글로벌 FDI 프로젝트의 거의 절반을 유치하며, 투자 기업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은 ‘21년 FDI 프로젝트 수가 21% 증가했으며,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도 동기 13%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21년 글로벌 그린필드 FDI 유치 1위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지속가능성과 녹색 전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반영으로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는 ‘21년 가장 많은 외국인 자본을 유치한 분야로 지위를 굳건히 했다. 세부적으로 852억불 규모의 FDI 프로젝트 가운데 태양 에너지 프로젝트는 전체의 거의 40%를 차지했으며, 풍력 프로젝트가 27%로 뒤를 이었다.

(자료 = 저자 제공)
(자료 = 저자 제공)

투자유치 2위 분야는 ’통신‘(communications)으로, ’21년 722억불의 그린필드 FDI가 발생했다. 프로젝트 건수 측면에서도 전년 대비 143건이 증가한, 833건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2/3가 데이터 처리, 호스팅 및 관련 서비스 프로젝트로,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데이터 센터 용량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

‘반도체’ 분야 ‘21년 FDI 프로젝트는 전년 대비 거의 4배 이상 급증한 591억불을 기록하며, 가장 큰 성장세를 시현했다. 프로젝트 수 또한, 104개로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기타 업종으로 부동산 분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프로젝트 수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규모 측면에서는 ’20년 346억불에서 ‘21년 503억불로 증가했다. 금속 및 건축 자재 분야도 각각 174억불과 49억불의 투자가 발생했으며, 전년 대비 80%, 120% 증가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식품 및 음료 분야는 ’21년 628건, 274억불 규모의 FDI 프로젝트가 발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원자재가격에 큰 충격이 가해졌고 러시아에서 활동을 중단하는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22년 식품 및 음료 분야는 공급망에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호텔 및 관광 분야와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21년 가장 FDI 실적이 부진한 분야로 선정되었다.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2년 글로벌 그린필드 FDI 회복세 불투명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균열은 더욱 깊어지고, 국가 간 투자에 대한 장벽은 높아지며, 공급망은 더욱 파편화되면서, ‘22년 FDI의 증가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또한 유동성을 축소 시키는 통화 정책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유동성 축소는 기업의 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의 진단대로 녹록지 않은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22년 글로벌 FDI의 선전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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