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올해(2022) 1분기 우리나라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이 발표됐다. 1분기 FDI는 신고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54.5억 달러, 도착기준으로는 2.6% 감소한 43.3억 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역대 최대실적으로, 상승 모멘텀 유지

 

이번 수치는 역대 최대 FDI 성과를 창출한 지난해에 이어, 신고기준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하며 상승 모멘텀이 유지되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오미크론 확산, 국제유가·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지체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FDI 증가세가 지속되었다.

 

 

 

도착기준으로는 소폭 감소하였으나, 지난해 1분기 도착이 역대 최대실적이었던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21분기 신고·도착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투자 안정세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제조업투자 4년 만의 반등 · ‘서비스업투자 지속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제조업 부문 투자가 4년 만에 반등하며, 제조업 FDI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엔진 재점화에 기여했다는 점이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제조업 FDI‘221분기 신고 16.4억 달러, 도착 6.6억 달러로, 전년 1분기 신고 4.5억 달러, 도착 3.1억 달러 대비 신고 267.0%, 도착 115.3% 각각 증가했다.

 

제조업 FDI‘181분기 15.4억 달러 ‘191분기 12.1억 달러 ‘201분기 6.2억 달러 `211분기 4.5억 달러로 3년 연속 감소했으나, 금년 1분기 4년 만에 반등세를 시현했다. 특히, 식품, 기계장비·의료정밀 분야가 성장세를 주도한 가운데, 전통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화공, 전기·전자, 운송용기계, 의약업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인 대목이다. 제조업은 비금속업을 제외한 분야 대부분에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FDI‘211분기 신고기준 37.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으나, 최근 5년 평균 29.8억 달러 대비 26.4% 증가한 역대 2위 수준으로 서비스업 투자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부 업종별로도 서비스업 FDI의 주력업종인 정보통신, ·소매(유통), 금융·보험, 부동산 으로 투자가 유입되었다. 서비스업 FDI`221분기 우리나라 전체 FDI69.2%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경제 재도약에 기여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투자증가

`221분기 극심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지속 상황에서, 소부장 부문 FDI가 확대되며, FDI가 핵심소재 공급 안정화에도 일조했다. ‘221분기 소부장 부문 외투는 신고기준 8.0억 달러로 전년 동기 2.7억 달러 대비 200.4% 증가했으며, 도착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2.5억 달러 대비 115.4% 증가한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FDI에서 소부장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11분기 5.6%에서 `2214.6%로 증가했다. 한편, 소부장 FDI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10.9%에서 16.4%, 일본의 비중은 12.0%에서 21.1%로 증가하는 등 소부장 투자가 다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반도체 및 플라스틱 소재 관련 투자가 주로 유입되어, 소부장 FDI가 첨단산업 세계공장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형별, 종류별 균형적·안정적 투자 유입

‘211분기 M&A 유형의 FDI가 코로나19에 의한 감소추세에서 반등세를 견인했다면, ‘221분기에는 그린필드FDI가 신고·도착 모두 증가하며 균형적인 투자 유입으로 업종 간 균형발전에 일조했다. ‘221분기 그린필드형 FDI는 신고기준 16.3억 달러에서 37.2억 달러로 128.5% 증가했으며, 비중 측면에서도 `2134.3%에서 `2268.3%로 증가했다.

 

‘211분기 두드러졌던 증액투자에 이어 ‘221분기에는 신규투자와 증액투자가 모두 증가하며 우리나라의 투자 매력도를 입증했다. ‘221분기 신규투자와 증액투자는 14.9억 달러와 38.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2%, 7.5% 각각 증가했다.

 

대형투자 증가·신산업 투자 지속

‘221분기 1천만 달러 이상 대형투자는 8248.3억 달러로 전체 FDI88.8%를 차지했다. 1천만불 이상 대형투자는 ‘201분기 4028.4억 달러에서 ‘211분기 4943.2억 달러, ‘221분기 8248.3억 달러로 점차 건수, 금액 및 비중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대형투자의 증가는 투자유치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신규사업 진출·인력충원 등의 목적달성을 신속하고 획기적으로 지원하여, 투자유치국 관점에서도 산업구조 조정 및 경제발전의 가속화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21분기 신고기준 산업 FDI19.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최근 5년 평균 18.7억 달러 대비 증가하며 산업 투자의 장기적 상승세를 유지했다. ‘221분기 AI, 자율주행, 전자상거래, 콘텐츠(웹툰·게임), 플랫폼, 핀테크, 물류센터, 의약, 반도체 R&D,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서 신산업 투자가 고루 발생했다. 또한, `221분기에는 통계상 전통산업으로 분류되었으나 부가가치와 기술집약도가 높은 첨단기술 활용 분야 등 신산업 성격이 강한 투자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는 최근 산업의 융복합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전통산업으로 분류된 신산업 성격의 투자 규모를 고려할 경우, 산업 투자는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및 `22FDI 전망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UNCTAD)’221월 발행한 보고서(Investment Trends Monitor No.40)에서 ‘21년 글로벌 FDI가 약 1.65조 달러로 ‘200.93조 달러 대비 77% 증가했으며, 팬데믹 이전 수준(‘191.47조 달러)을 뛰어넘는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UNCTAD‘22년 글로벌 FDI의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더불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과 팬데믹 장기화 등의 하방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으로, ‘21년과 같은 높은 성장률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 또한 FDI 실적에 기반한 시계열분석과 주요국 거시경제지표를 활용한 추정 결과, `22년 우리나라 FDI`21년 대비 증가세는 유지하나, 증가율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경제와 더불어 글로벌 FDI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22년 우리나라 FDI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관망세(일시멈춤) 등에 따른 단기적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심리 약화와 특히,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로 인한 EU發 對韓투자 감소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쟁 지속 기간 및 전쟁의 확산 여부 등에 따라 우리 FDI에 미치는 영향도 상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전쟁지역이나 국가가 확대될수록 우리 FDI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욱 파괴적일 것으로 우려된다.

 

‘22년 우리나라 FDI는 신규 변이 바이러스 위협, 국제유가·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지체 심화,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에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 재편기, 새로운 시대에 우리나라 산업구조 고도화와 경제 도약의 디딤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22년 우리나라 FDI의 지속적인 성장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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