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사진 = 무역경제신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FDI(외국인직접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예상 중 하나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이번 러시아의 침공이 ESG(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전략에 대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투자의 변화가 투자 부문(Sectors)과 국가·지역 측면에서 관측되고 있다.

▶ 방산 분야(Defence Sector)의 부상(浮上)

가장 큰 변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투자자들이 매각을 모색했던 방위 산업 분야(Defence sector)의 무기 제조기업(Arms companies)에서 목격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보안(Security reasons) 등을 이유로 방위 산업 분야를 핵심 부문으로 재인식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례로 노르웨이의 자산운용사인 ‘SEB Investment Management AB’는 지속가능정책(Sustainability Policy)을 뒤집고, 일부 자금을 방산업체에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방위 산업 관련 주식 및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지만, 국제 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s)을 위반하는 무기를 제조·개발·판매하거나 핵무기 프로그램(Nuclear Weapons Programmes) 개발에 관여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제외된다고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초기 시장 반응으로, 주요 서방 방위산업체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쟁 발발 이후 몇몇 국가에서 국방비와 군사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는데, 그 여파로 이들 방산업체의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데이터 분석·수집·제공 전문 기업 ‘Global Data’에 따르면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덴마크, 중국’ 등이 국방예산 증액을 발표했으며, 영국, 프랑스, ​​캐나다는 모두 가까운 장래에 증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美 국방부는 다양한 대외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본토 방어로 명분으로 `23년도 국방예산을 금년 대비 8.1% 증액한 7천730억불로 편성했다. 독일 또한 국방 및 군사 부문에 대한 지출을 GDP의 2% 이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 ESG 투자의 재검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등 서방세계는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다. 영국의 ‘Global Data’에 의하면 미국 정부는 셰일(Shale) 생산업체들의 증산을 독려하고 있으며, 영국은 남아 있는 석탄 발전소(Coal Power Plant)의 단계적 폐지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휘발유세(Petrol Taxes) 인하를 검토하고 있고, 독일도 `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려는 기존 계획을 보류하고, 수명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확산되던 친환경 경제(Greener Economy)로의 전환(Transition)이라는 대의명분의 ‘숨고르기’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토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투자자들에게 ESG 적용 및 제외 기준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再考)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 러시아·독재(Autocratic Regimes)국가 대상 투자 재검토

글로벌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요인으로는 산업 부문(Sector)뿐만 아니라 투자자가 활동하는 국가 및 지역 요인도 포함되어야 한다.

제재(Sanctions)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투자는, 이제 대부분의 서방 투자자에게 불가능해졌다. 이는 특히 ESG를 준수하는 모든 투자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블룸버그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금번 침공 이전에 러시아는 ESG 요소가 투자 프로세스에 통합된 펀드를 최소 83억 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펀드는 Gazprom(다국적에너지 기업), Rosneft(석유탐사·운송 등을 수행하는 통합에너지 기업) 및 Sberbank(러시아 최대 국영은행)와 같은 러시아 국영 기업의 주식과 러시아 국채가 주요 투자대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모든 투자자들은 인권 침해(Human Rights Violations) 등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이제는 러시아나 인권 침해가 심각한 他 독재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의 평판 위험(Reputational Risks)으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대중의 인내 수용 수준은 침공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다.

▶ 글로벌 투자자의 고려요인 증가 불가피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상하는 뉴노멀(New Normal)에 대처해야 했으며, 이제 ESG 준수와 관련하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까지 고려해야만 한다.

EU가 천연가스의 러시아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며 ESG 투자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 투자대상에서 제외해야 될 국가가 러시아만일지, 혹은 다른 독재 국가도 추가될지 등을 포함하여, 금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이 얼마나 크고 깊을지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어쨌든 푸틴이 평화로운 이웃 국가를 침략하기까지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될 요인이 더욱 많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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