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br>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 전망에 따라 급격히 재위축되는 모습을 보인 글로벌 투자 심리가 2020년 10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투자가들의 투자 의사 결정 지연으로 글로벌 외국인 직접 투자(FDI)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UNCTAD(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의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글로벌 투자 심리 재위축

코로나19 재확산과 경제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지난 8월 급락했던 ‘FDI Index’가 10월까지 감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FDI Index’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Markets이 매월 발표하는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의사를 평가하는 지수’를 의미한다.

The fDi Index 추이(전년 대비 증감률) (자료 = FDI Intelligence, Global investment still in the woods (Dec. 2, 2020))
The fDi Index 추이(전년 대비 증감률) (자료 = FDI Intelligence, Global investment still in the woods (Dec. 2, 2020))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 글로벌 투자 심리(The FDI Index)는 FDI Markets이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439를 기록했다. 다행히 2020년 5월 이후 주요 국가의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FDI Index는 4월 439→5월 511→6월 779→7월 795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fDi Index가 597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24.9% 급락하였다. 5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또FDI 6월의 15.7%에서 8월 26.9%로 다시 감소폭이 확대되었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 현실화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속에 글로벌 투자 심리가 다시 냉각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10월 FDI Index가 703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4.2% 하락했다. 2019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34.45% 하락한 수준으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여전히 깊고 차가운 침체의 숲에 머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fDi Index 추이 (자료 = FDI Intelligence, 표와 그래프는 필자가 재구성)
fDi Index 추이 (자료 = FDI Intelligence, 표와 그래프는 필자가 재구성)

▶ 국제기구의 2021년 경제 회복세 둔화 전망

한편 IMF(10월)와 OECD(12월)는 올해와 2021년의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수정 발표하였다. 두 기관 모두 2020년 세계 경제는 각국 정부의 부양 정책 등으로 예상보다 하락폭이 소폭 완화될 것으로 예측한 반면, 2021년 성장률은 지난 6월의 예측치보다 둔화될 것으로 수정·전망했다.

IMF와 OECD의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 = IMF World Economic Outlook, OECD Economic Outlook 자료를 필자가 재구성)
IMF와 OECD의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 = IMF World Economic Outlook, OECD Economic Outlook 자료를 필자가 재구성)

이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장기화가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백신이 조속히 보급되지 않을 경우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0월 발간된 인베스트 트렌드 모니터# 36(’Invest Trend Monitor #36’)에서 UNCTAD는 2020년 글로벌 FDI 규모가 전년 대비 30~4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히 깊고 차가운 침체의 숲에 머물고 있는 글로벌 투자 심리를 고려할 때, UNCTAD의 부정적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 2021년 세계 경제의 제한적 반등 전망

대다수 2021년 세계 경제는 2020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나, 극적 반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기관이 2021년 세계 경제성장률(GDP)을 +5.0%대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0%대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연구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2021년 특정 시점(주로 상반기)까지 백신의 개발 및 보급을 전제로 산출한 것이다. 따라서 백신 개발 및 보급이 지연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예상한 것에 훨씬 못 미칠 수 있다.

또한 미국 바이든 신정부의 정책, 영국의 브렉시트 영향 현실화, 중국의 쌍순환 전략 추진, 이란발 중동 정세 악화 등 불확실성도 다수 상존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2021년 세계 경제는 백신 개발 및 보급 속도에 따라 모 증권회사의 표현대로 ‘K-사이클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시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K-사이클 (자료 = 2021 경제전망 전환경제, 하이투자증권(2020. 10. 20.))
코로나19 백신 보급 시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K-사이클 (자료 = 2021 경제전망 전환경제, 하이투자증권(2020. 10. 20.))

가보지 않은 험난한 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도 지배적이다. 설령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팬데믹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토록 지속·심화되는 불확실성 속에 2021년 전 세계 경제와 글로벌 FDI는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UNCTAD는 지난 6월, 글로벌 FDI가 2021년에도 5~10% 추가 감소하고, 2022년이 되어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힘들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우리는 걸어야만 한다. 전환기,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방향과 글로벌 FDI 트렌드 변화 흐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에 따른 과제 및 기회의 정확한 포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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