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전기차 수요 맞춰 리튬배터리 시장 지속 성장 전망
- 배터리 기업, 미국 내 공장 구축하고 기술 개발 몰두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2020년 미국 리튬배터리 내수시장 규모는 약 60억 달러로, 전체 북미시장 수요의 75%를 차지한다. 그렇기에 리튬배터리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지고, 전기차 및 소형 전자기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리튬배터리 시장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 리튬배터리 수요 꾸준히 증가할 전망

산업조사 전문기관 Markets and Markets Knowledges에 따르면, 미국 소형 전자기기산업 내 리튬배터리 수요 규모는 2020년 10억6,100만 달러에서 2025년 20억1,700만 달러로, 자동차산업 내 리튬배터리 수요 규모는 2020년 13억8,800만 달러에서 2025년 27억9,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5년까지 미국 리튬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약 14.6%씩 성장해 11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IBIS World에 따르면, 2020년 리튬배터리 미국 제조시장 규모는 약 40억 달러이다. 일본의 파나소닉이 45.8%, 한국의 LG화학이 11.1%로 리튬배터리 제조부문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EnerSys(미국) 3.7%, A123 Systems(중국) 3.3%, Samsung SDI(한국) 2.7%가 잇고 있다.

미국은 주요 리튬배터리 수입국이기도 하다. 2020년 미국은 약 47억3,000만 달러 규모의 리튬배터리(HS Code 850760 기준)를 수입했다. 주요 수입국은 중국(43.4%), 한국(19.49%), 일본(13.23%)으로 한, 중, 일 세 국가가 차지하는 수입 비중은 전체 수입액의 76% 이상을 차지한다. 이밖에도 독일, 헝가리, 말레이시아, 폴란드가 전년대비 세 자릿수 수입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미국은 2020년 16억5,000만 달러 규모의 리튬배터리(HS Code 850760 기준)를 수출하였다. 미국 리튬배터리 주요 수출국은 스페인(16.17%), 네덜란드(15.73%), 캐나다(15.11%) , 중국(11.68%), 영국(10.95) 순이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대스페인과 대중국 수출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배터리 기업, 미국 내 공장 구축 활발

미국 리튬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인 파나소닉은 테슬라(Tesla)와 2014년 합작투자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파나소닉은 2014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 테슬라와 독점계약을 통해 리튬배터리를 공급해왔다. 2020년 9월 테슬라가 발표한 자체 개발한 신형 배터리 4680의 생산도 파나소닉이 맡게 됐다. 파나소닉과 테슬라의 독점계약은 종료됐으나 향후에도 그 관계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가 발표한 신형 배터리 4680 자체 개발은 전기차 원가의 40%에 달하는 배터리 단가를 절감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테슬라는 2019년, 배터리셀 기술을 보유한 맥스웰 테크놀로지(Maxwell Technologies)를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시험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테슬라의 신형 배터리는 에너지 효율이 5배 늘면서 주행거리가 16% 증가하고 생산비용 56% 절감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테슬라는 배터리 가격을 최대한 낮춰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을 만들 계획이다.

미국 리튬배터리 제조부문 2위인 LG화학은 미국 자동차 제조사 GM과 리튬배터리 제조를 위한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Ultium Cells)를 설립했다. GM은 기존 자사 오하이오 자동차 제조공장을 배터리 제조공장으로 전환하는데 약 2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과 GM의 합작법인은 해당 시설이 완공된다면 북미 파나소닉에 상응하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새로 지어질 제조공장은 기존 미시간에 위치한 LG화학 리튬배터리 생산 공장보다 6배 큰 규모이며 1,100명의 신규 인력 채용도 진행 예정이다.

GM에 따르면, 얼티엄 셀즈의 리튬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무게는 25%가량 가벼워진다. 얼티엄 셀즈에서 생산할 배터리는 기존의 니켈, 코발트, 망간 조합으로 만들어진 배터리에 알루미늄을 추가한 제품이다.

최근 들어, 배터리 제조사는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을 위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하이니켈 사용에 초점을 두는데 이 알루미늄이 배터리의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준다고 한다. 얼티엄 셀즈가 생산할 배터리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베터리 셀보다 셀 간 공간은 줄이면서도 60% 더 많은 에너지 용량을 생산할 수 있어 SUV를 비롯한 대형 전기트럭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테네시에 9.8기가와트시(GWh) 규모, 조지아에 10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제조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스웨덴 자동차 제조사 볼보(Volvo)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자사 자동차 생산공장에 배터리팩 조립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잠재적으로 미국 내 셀 제조규모가 향후 16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제조업체의 미국 내 제조시설 확장이 이어질 것이라 알렸다.

한편, 미국에서는 열에 취약한 리튬배터리의 약점을 보완할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개발이 한창이다. 전고체배터리는 폭발 위험성이 낮으면서도 고용량, 고효율적이라 흔히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지난 몇 년간 다수의 회사에서 전고체배터리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아직까지 상용화를 이룬 곳은 없다. 전고체배터리는 리튬배터리에 들어가는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이론적으로 폭발 위험성이 낮다.

2020년 12월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가 전고체배터리 프로토타입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고체배터리 상용화 기대를 높이고 있다. 퀀텀스케이프 발표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전고체배터리는 수명이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고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 80%를 충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퀀텀스케이프는 2024년부터 배터리 양산에 돌입해 자동차 제조사 폴크스바겐 그룹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2018년 1억 달러, 2019년 9월에 추가로 2억 달러를 퀀텀스케이프에 투자하면서 양 사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이 밖에도 콜로라도에 위치한 솔리드 파워(Solid Power)가 매사추세츠의 아이오닉 머티리얼스(Ionic Materials)가 미국에서 전고체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테슬라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기업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Sila Nanotechnologies)는 배터리 음극재 소재로 흑연 대신 실리콘 기반 나노분자를 사용하는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해당 업체는 실리콘 기반 배터리 음극재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의 배터리는 기존 리튬배터리 대비 비용은 절감되고 에너지 밀도는 20%가량 높여 사용시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는 다임러(Daimler AG)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미국 정부도 빠르게 성장하는 리튬배터리 시장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R&D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첨단배터리 컨소시엄(US Advanced Battery Consortium)과 파트너십을 맺어 배터리 기술 기초 연구개발에 75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배터리 기술개발 연구비를 지원하는 배터리 500 연구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 국내,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 ‘열중’

국내에서도 차세대배터리로 손꼽히는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전고체배터리의 상용화는 아직 먼 이야기이지만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 개발은 필수다.

국내에서는 기아와 현대차가 2017년부터 자체적인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업체들이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와 협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현대차 임원진이 충남 천안에 있는 삼성SDI 사업장을 작년 5월에 방문, 전기차용 전고체배터리 개발 방향 및 현황 등을 두고 양 사 간의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전고체배터리 샘플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부터 배터리 관련 전시회 등에서 중장기 전고체배터리 개발 계획을 소개해온 삼성SDI는 자사의 전고체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 이후로 잡고 있다.

특히 삼성SDI의 경우 현재 전고체배터리 요소 개발 단계에 진입했으며, 시제품도 회사 내부에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SDI는 자체적인 전고체배터리 R&D 외에도 삼성전자 종합 기술원 등과 전고체배터리 기술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 기술원은 전고체배터리의 수명과 안정성을 높이면서 크기는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통해 1회 충전 시 800킬로미터(km) 주행 및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이 고가의 황화리튬을 사용하지 않고 습식 공정의 일종인 공침법(Coprecopitation method)을 이용해 전고체배터리용 황화물 고체전해질을 저가로 대량합성하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하윤철 박사팀은 값비싼 황화리튬 사용 없이 단 한 번의 용액합성(One-pot) 과정만으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저가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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