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 ㎏당 수출단가 처음으로 300달러 상회
평판디스플레이(OLED), 컴퓨터(SSD), 반도체, 의약품 등 수출 늘어
해상화물 수출은 전년 대비 13.0% 감소한 3,258억 달러 기록

[K글로벌타임스]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상 항공 운송 수단 부족 및 운임 상승으로 물류대란을 겪은 한 해였다. 항공의 경우 코로나19로 국내 운항 편수가 연중 70% 이상 감소했고, 해상의 경우 항공 운송 전환 및 진단키트 운송 등의 수요로 항공화물 처리량이 30% 내외 감소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컨테이너를 통한 수출은 선복 부족으로 일년 내내 애로를 겪었다. 2분기에 선사들이 글로벌 물동량 감소를 우려해 선제적으로 선복을 감축하면서, 지난 5월 우리나라 컨테이너 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20.2% 감소했다. 

(운송수단별 수출 동향 자료 : 한국무역협회 제공)
(운송수단별 수출 동향 자료 : 한국무역협회 제공)

▶ 항공화물 전년 대비 11.4% 증가, 수출 비중 35.7%에 도달

2020년 수출 수단은 해상운임 급등 및 선복난 등으로 해상화물 수출은 부진했으나, 항공화물 수출은 11.4%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항공화물 수출 단가($/kg)도 상승해 전년 대비 15.9% 늘어난 323.02달러를 돌파했다. 처음으로 300달러 선을 넘은 것이다.

품목별 항공화물 비중은 반도체(98.6%), 컴퓨터(88.5%), 의약품(87.3%), 무선통신기기(84.8%) 등 순으로 나타나 고부가가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판디스플레이(12.9%)와 컴퓨터(10%)의 항공화물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주로 OLED 및 SSD 등 고부가 제품의 수출 증가에 기인한다. 

화장품과 의약품도 2020년 항공화물 수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화장품의 경우 해외 역직구 판매 물량은 대부분 항공화물로 운송되는데, 최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해외 역직구 판매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47.9% 증가했다.

항공화물은 지역별로 중국, 베트남, 홍콩 등 3개국에 전체 항공화물의 60.9% 집중돼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항공화물 수출 비중이 2019년 34%에서 2020년 47.2%까지 늘어났다. 유럽 지역 황공화물 수출 증가는 진단키트 등 의약품 수출이 늘어난 것이 요인인데, 온도관리 및 신속성 확보를 위해 의약품의 80% 이상이 항공화물로 운송되고 있다. 

항공물류 전문업체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별도 법인일 경우 상호 견제를 하면서 가격이 조정될 수 있었지만, 두 회사가 합병 절차를 밟으면서 벌써부터 가격 인상 조짐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그동안 벨리카고(Belly Cargo: 여객기의 유휴 적재공간을 활용한 화물)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던 저가 항공사들의 취항 회수가 줄어든 것도 항공 운임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전반적으로 해상화물 물동량은 감소세, 2차전지는 증가

2020년은 해상 물동량이 13% 감소한 상태에서 3분기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해상 운임의 상승과 중국발 물동량 증가로 인한 항만 적제 공컨테이너 부족 등 해상 물류 애로는 연중으로 나타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연중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 11월부터 급격히 상승했고, 연말에는 2,700포인트를 넘어섰다.

삼영물류의 이상근 대표는 "현 상황에서 선박을 보유한 해운회사들이 선복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은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하며, "미국과 유럽 모두 운임이 최소 50%에서 100% 이상 인상된 상태에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으므로 무리한 증선을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해상운송의 경우 미국 서부 지역의 로스앤젤러스항(LA)과 롱비치항(LB)에는 작년 3분기부터 중국발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항만 수용 능력에 한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항만 노동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타나면서 인력난까지 겹쳐 물류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에도 LA·LB항에는 수십척의 화물이 적체돼 있다. 

미국 아리조나 운송업체인 NGL Transportation 김승범 부사장은 "최근 서부뿐만 아니라 동부지역도 안개 시즌이어서 물동량 수송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해왔다.

우리나라 최대 해상화물 수출 지역은 중국으로 22.9%를 차지한다. 중국은 합성수지·정유·평판디스플레이·반도체·제조장비, 미국은 냉장고·2차전지, EU는 선박·전기자동차 등이 주요품목이다. 특히 세계 전기차 시장규모 확대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등 2차전지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대한민국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SNE Rearch)은 2018년 11.8%, 2019년 16%, 2020년 34.7%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 2021년에도 수출기업의 물류 애로는 계속될 전망

항공 및 해상화물 운임은 올해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고, 당분간 항만 물류 적체 해소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2021년도에도 수출업계의 물류애로는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운송회사인 큐익스프레스(Qxpress) 김계성 이사는 "현재 전자상거래 수출 물량이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하며, "전반적으로 고객들이 짧은 배송기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운송 스케쥴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진행하는 MXN 홀딩스의 박상신 부사장은 "최근 운송 지연으로 일본 아마존에서 계정이 정지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어 현지 창고에 물건을 저장해두고 신속하게 배송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수출기업 94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2분기 애로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21.0%)에 이어 물류비용 상승(20.3%)을 꼽았다. 무역협회 강성은 연구원은 "수출 기업들의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해서는 과도한 운임인상을 억제하고 공컨테이너 공급을 확대해 적기 운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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