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정상화 어려워… 부산항만공사, 최근 보고서에서 분석
- 컨테이너 물량은 하락세… 선사들 실적은 여전히 '맑음'

현재 진행형인 물류 대란에 대해 부산항만공사(BPA)가 이에 대한 근본 원인이 선복 부족이 아닌 육상 인프라 문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사태가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BPA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해운∙물류 동향’ 보고서(8월 2보)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컨테이너 정기선 해운계는 선복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물류 대란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유는 선복량의 부족이 아니라 육상 물류 인프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흐름의 지연(delay)이며, 이 때문에 전체 운송 기간이 연장되면서 상대적으로 선복의 수요가 그만큼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BPA에 따르면, 지연으로 인한 추가 선복의 수요가 태평양 항로의 경우 16.7%, 유럽 항로는 13%에 이르며 이로 인해 태평양 항로는 2021년 상반기에만 추가로 투입된 선복량이 20%에 달한다. 보고서는 “Sea-Intelligence에 의하면 지연으로 인해 추가 소요된 선복량의 비율이 2월 현재 12%, 4월 8.8%로 약간 개선되었다가 6월에 다시 9.6%로 증가했다”면서 “이를 TEU로 환산하면 2월 280만TEU, 4월 220만TEU 그리고 6월에 160만TEU의 추가 선복 수요가 발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BPA는 그러면서 이 같은 사태가 당장 정상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물론 선사들이 작년 하반기 이후 대량 발주에 나서고 있지만 그 효과는 2023년 하반기 이전까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해상에서의 선복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항만을 포함해서 트럭, 철도, 샤시 등 육상의 과부하로 인한 체증과 지연 사태가 해소되어야만 비로소 물류 흐름이 정상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BPA는 이어 “2015년 미국 서안에서 발생한 항만 근로자 파업으로 인한 후유증이 해소되기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됐다”면서 “이번 사태의 경우 미국 서안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유럽에까지 미치고 있어 해소까지의 시간이 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금부터 10월까지는 전통적인 성수기다.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이 같은 상황이 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 컨테이너 물량은 하락세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 급격하게 증가했던 컨테이너 물량이 올해 초 들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7대 선사들이 운송한 물량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평균 6% 정도가 줄었다. 선사별로 보면 Zim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고 HMM과 Cosco 등은 10% 수준까지 하락했다.

BPA는 이에 대해 “팬데믹과 무관했던 2019년 4분기 물량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최근 경쟁 당국이 경계를 할 정도로 급등한 운임의 동향에 비춰볼 때 해운계로서는 놀랄 만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에는 해상보다는 육상 물류망의 문제가 운송 효율을 저하시키면서 동일한 물량을 수송하는데 과거보다 더 많은 선복을 요하는 사태를 초래하였고 결국 운송 스피드의 둔화로 출발에서 도착에 이르는 전체 물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의 실적은 여전히 좋은 편이다. BPA는 “타 선사 대비 통상 실적이 저조했던 Cosco도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이 4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OOCL 역시 운송 물량이 다소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1분기 대비 15%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美, 中 컨테이너 제조 독점 우려

이런 가운데 해운업계에서는 중국의 컨테이너 제조 분야 독점을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BPA는 소개했다.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는 중국이 글로벌 컨테이너 제작 분야를 지배하고 있는 데 대해 해운 시장의 공정 경쟁뿐만 아니라 미국의 안보에도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FMC는 최근 발표한 중간 보고서에서 미국 내 화물 인도 시스템상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효율과 혼잡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동시에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컨테이너 생산과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이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상사적 측면을 넘어 미국 내 물류 인프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의 컨테이너 제조 분야에 대해서도 현재 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5~6개 정도이며 중국산 컨테이너의 가격은 중국컨테이너산업협회(China Container Industry Association)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지적하고, 결국 최종적으로는 중국 국영기업을 경유하므로 사실상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BPA는 “미국이 글로벌 컨테이너 수급 문제가 사실상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놓여 있다고 보고 경우에 따라 상업적 차원을 넘어 안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보고 내용 중 FMC 의장이 한국은 컨테이너 생산 분야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어 한국은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만큼 실현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한국에서의 생산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컨테이너 박스 가격 고공 행진, 최고가 경신 

지난해 초 바닥 수준이었던 컨테이너 박스 가격이 올해 들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가격 상승 폭이 75% 이상으로, 40ft 하이큐브의 경우 가격이 6,500달러에 이르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주된 원인은 시장의 급격한 수요 증가와 함께 작년 하반기 이후 나타난 대량 신조선 발주에 따른 컨테이너 추가 수요에 최근 나타나고 있는 철제와 컨테이너 바닥재의 가격 상승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컨테이너 박스 가격 상승세는 3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BPA의 전망이다. 선사들이 이미 올해 들어서만 컨테이너 박스를 확보하기 위해 15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장비 부족 사태는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의 생산 공장 조업률이 99%라고 할 정도로 풀가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컨테이너 리스 가격 역시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에 이를 정도로 덩달아 오르고 있다. 

BPA는 “컨테이너 박스 가격의 완만한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컨테이너의 가격 동향도 시장의 운임 동향과 연계하여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정상화되면 함께 안정세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