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필리핀 온라인 뱅킹 이용자는 전체 고객의 약 85%
- ‘뉴노멀 시대’ 물리적 방문 최소화 위한 온라인 뱅킹 서비스 확장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필리핀 중앙은행(BSP)의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성인 중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비율은 88.5%에 달할 정도로 은행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은행 방문 시 업무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은행 이용자 53%가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한 ATM 기기가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거나, 대형 쇼핑몰 혹은 은행을 가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불편한 요소 중 하나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몇 해 전부터 필리핀 내 온라인 뱅킹을 도입했지만, 이 또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온라인과 관련된 수많은 사기 행위로 필리핀 고객들은 온라인 거래에도 매우 회의적이다. 줄이 길더라도 '보안'을 위해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필리핀의 온라인 뱅킹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보안’보다 '보건 안전'을 우선으로 하면서 지불 방식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코로나19는 수많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시장에 확산시켰다. 고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개발된 온라인 뱅킹이 팬데믹 상황 속에 빛을 발한 것이다.  

필리핀 전자금융 서비스의 규정 완화...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필리핀 정부 

코트라가 2020년 실시한 온라인 조사 따르면 전체 고객의 약 85%가 온라인 뱅킹과 같은 전자결제 방식으로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기간에 온라인 결제 사용률은 약 87%로 조사됐으며, 응답자의 90%는 현금보다 온라인 결제를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필리핀 전자금융 서비스(BSP Circular No. 240, Series of 2000)에 따르면,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은 반드시 필리핀 중앙은행(Bangko Sentral ng Pilipinas, 이하 BSP)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전자금융 시스템 및 기능에 대한 구성도와 더불어 보안 규정 및 절차 매뉴얼, 기타 필요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2019년 BSP는 기존의 불필요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거래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지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전자금융 서비스에 대한 규정을 완화했다. 주요 내용은 온라인으로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고객이 전자적 수단을 통해 예금, 대출 및 기타 잔액 정보에 접근하고 자금을 수령할 수 있는 금융기관은 해당 서비스를 개시하기 30일 전에만 BSP에 통지하면 된다는 것이다. BSP의 사전 허가가 필요한 전자결제 방식은 계좌 간 자금 이체 및 송금, 그 밖에 기타 금융 거래와 관련된 고급 서비스다.

필리핀 내 주요 온라인 뱅킹 업체 (자료=코트라)
필리핀 내 주요 온라인 뱅킹 업체 (자료 = 코트라)

▶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내 전자결제↑, 현금 거래 ↓ 

필리핀 중앙은행(BSP)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필리핀 내 전자 결제 시스템 사용은 급증한 반면 현금 거래는 감소했다. 분기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전자결제 이용은 286%, 가치는 301% 상승했으며, 2020년 4분기 전자결제 이용은 189%, 가치는 537% 상승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되자 필리핀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지역사회 격리 조치로 인해 은행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럽게 계좌 개설과 자금 이체가 증가했고, 온라인 뱅킹 시장에 활기를 띠고 있다.

상위 시중은행은 지역사회 격리 조치를 한 나흘간 온라인 뱅킹을 통한 신규 계좌 개설이 2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 필리핀 은행 일일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평균 431건이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지고 지역사회 격리 조치가 시행된 이후 일일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평균 1,166건을 기록했다. 필리핀 주요 은행에 따르면 2021년 3월 한 달간  7,000건이 넘는 온라인 계좌 고객을 유치했고, 같은 기간 2만 명이 넘는 기존 고객이 모바일 뱅킹 앱을 다운로드했다고 발표했다. 

리잘은행(RCBC)의 계좌 미보유 수취인에게 송금할 수 있는 송금 서비스(우리나라의 ‘가상 계좌 송금’과 유사)도 2020년 3월 말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156% 급증했다.

필리핀 국립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뱅킹은 고객들에게 필수적인 결제 수단이 됐다"고 말하며, "지역사회 격리 조치 기간 동안 온라인 뱅킹의 사용자가 늘어난 것은 향후 필리핀 뱅킹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지역사회 격리 조치 기간 동안 온라인 금융 거래의 변동률을 모니터링한 결과 "2020년 3월 한 달간 온라인 및 모바일 뱅킹 일일 신규 가입률이 약 160% 증가했으며, 신용카드 거래량은 50만 건 이상, 스타페이 등 필리핀 온라인 결제 시스템 거래량은 10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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