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카드 없이 무이자 또는 낮은 이자로 할부 결제
- 미국, 호주 등지에서 MZ세대 중심으로 인기 높아
- '애플페이 레이터' 향후 애플페이에 결제 옵션으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각국에서 전자상거래가 크게 활성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는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를 중심으로 선구매 후결제(BNPL, Buy Now Pay Later) 방식이 전자상거래 주요 결제 수단으로 부상 중이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전자상거래 소매 판매는 2,150억 달러(약 245조 3,150억 원)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9.1% 증가했으며, 전체 소매 판매액의 13.6%를 차지한다. 특히 디지털 시대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는 20.7%가 온라인 쇼핑 시 BNPL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픽사베이)

미국·호주·유럽 등 전자상거래 증가로 BNPL 결제 서비스 확대 추세 

BNPL은 무이자 또는 낮은 이자로 구매 상품을 할부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용카드가 필요 없으며 상품 예약 구매와 달리 할부 결제와 동시에 상품을 가져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3~12개월 할부 방식, 일정 기간 경과 후 전액 결제, 신용카드사 대비 낮은 이율의 소액 대출 제공 등으로 구분된다. 

과거 해외에서는 가구 회사가 고가 제품에 대해 이와 같은 할부 결제 방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BNPL 스타트업이 전자상거래에 적용하고 있으며,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홈트레이닝 업체 펠로톤(Peloton)은 BNPL 스타트업 플랫폼인 어펌(Affirm)을 통해 1,800달러짜리 제품을 월 49달러, 39개월 무이자 할부 결제 서비스로 제공해 매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인 BNPL 플랫폼인 어펌은 페이팔 공동 창립자 맥스 레브친이 창업한 회사다.

이처럼 기업들은 BNPL 플랫폼을 온·오프라인 매장에 결제 옵션으로 추가해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 수수료는 2~8% 정도로 비교적 높은 편으로 가맹점이 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출 부담이 줄어 좋지만 업체들은 매출 증가를 통해 이를 상쇄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촘촘한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가 없는 호주와 유럽 등지에서는 현금이 없어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BNPL의 인기가 매우 높다. 코트라 호주 멜버른 무역관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강세를 보이고 디지털 결제 사회로 이동하면서 호주 내 BNPL 시장의 성장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중앙은행(RBA)에 따르면 호주 BNPL 핀테크 기업 애프터페이(Afterpay), 짚(Zip), Openpay(오픈페이) 등을 통한 총 결제액은 2020년 100억 호주달러를 넘어섰다. 또 지난해 신용카드 발급 건수는 연간 9.2% 줄어든 반면 애프터페이에 가입한 소비자수는 15% 늘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자상거래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젊은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제도에 불만을 갖고 BNPL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수중에 현금이 많지 않다. 게다가 직업과 고정 수입을 밝히며 까다로운 조건에 맞춰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것도 어렵다. 이 틈새를 BNPL 결제 방식이 파고든 것이다.

세계 유명 플랫폼, 발 빠르게 BNPL 서비스 구축 

아마존과 이베이를 비롯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와 온라인 쇼핑몰은 젊은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BNPL 결제 서비스를 마련,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형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들도 BNPL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BNPL 결제액은 1.6% 수준이지만, 올해 1분기 결제액은 전분기 대비 132% 증가했다.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소비자의 44%는 연휴 기간 소비 지출 규모 결정에 BNPL이 상당히 또는 매우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오는 2025년 BNPL 결제가 10~1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BNPL을 활용할 경우 구매 전환율이 증가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스웨덴 BNPL 플랫폼 클라나(Klarna)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주문 중 결제 취소 비율은 2020년 약 88%로 전년에 비해 19% 증가했는데, BNPL 사용 시 구매 전환율은 44% 증가했다. 

업체들이 BNPL 시스템을 도입하면 총 결제 금액이 부담스러워 구매를 망설이거나 결제를 취소하는 소비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BNPL 결제 시 건당 평균 구매 금액도 45%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반송 비율도 5.4%로 산업 평균 20%와 비교해 상당히 낮았다. 

한편 글로벌 IT 기업 애플도 BNPL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아이폰에 설치된 애플페이로 물건을 살 때는 BNPL 결제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할부금에 필요한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의 신규 BNPL 서비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애플페이로 제품을 구입한 뒤 2주마다 4차례에 걸쳐 무이자로 결제하거나, 이자를 내면서 몇 달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이자율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아이폰 사용자의 절반가량이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약 40%는 애플페이를 자주 쓰는 단골 사용자다. 애플은 이를 바탕으로 BNPL 서비스를 온·오프라인 상점에 모두 구축, 신규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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