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공 행진 중인 바이오의약품 시장, 韓 의약품 수출 규모는 19위·수출 경쟁력은 그 이상
-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한국 기업에는 기회 될 것

지난해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로 139.1%나 증가한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실적 순위는 전 세계 7위로 작년 9위에서 두 계단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 경쟁력, 이른바 `K-바이오’가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의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K-바이오 선전의 원동력을 짚어보고 향후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세계 2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탄탄한 제조 기반을 원동력으로 분석하면서 코로나19 이후 확대될 의약품 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세계 각지에서 필수 의약품 및 의료용품의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각국의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2020년 전 세계 의약품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의약품 수출이 세계 의약품 수출 증가율을 큰 폭으로 상회하며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최근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합성 의약품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변화기를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최근 7년간(2012~2019년) 연평균 8.6% 성장했으며, 향후 6년간(2020~2026년) 연평균 10.1% 성장해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는 글로벌 매출 상위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도 2019년 29%에서 2026년에는 3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 = 무역협회)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 = 무역협회)

이어 주요국들의 의약품 공급망 현황을 분석하면서 “그동안 미국, EU 등은 글로벌 가치 사슬상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개발, 임상 시험 등에 특화하고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 부문은 등한시해 왔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시장의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제조 역량을 갖춘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수출은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 전년 대비 97.3%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전 세계 의약품 수출 증가율(11.2%)을 큰 폭으로 상회했고 수출 순위도 2019년 22위에서 세 계단 상승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수출은 전년 대비 139.1% 증가한 51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7위로 올라섰고 수출 경쟁력 지표상으로 EU, 미국, 중국, 일본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중심이 합성 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개척자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세계 2위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생산 기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6월 발표한 공급망 보고서에서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생산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라이 릴리, GSK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모더나와는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 = 무역협회)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 = 무역협회)

▶ 코로나19 이후 한국 의약품 수출 경쟁력 지수 ↑

세계 의약품 교역 동향 및 주요국의 수출 경쟁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의약품 수출에서는 2020년 기준으로 63억 달러의 수출 규모로 19위를 기록했다. 1위는 독일로 856억 달러, 2위는 847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린 스위스였다.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무역협회)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무역협회)

다만 수출 증가율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2020년 의약품 수출은 바이오의약품의 약진에 힘입어 전년 대비로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세계 의약품 수출 증가율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수출 경쟁력 지수의 개선 폭 1위라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실적이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2020년 51억 달러로 세계 7위를 차지했으며 2019년의 21억 달러 대비로 배 이상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 지표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9년 대비로 2020년의 바이오의약품 수출 경쟁력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국가는 한국과 중국이었으며 같은 기간 미국과 EU는 경쟁력 지표가 오히려 약화됐다.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무역협회)
 '전 세계 의약품 공급망 변화와 우리 수출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 (자료 = 무역협회)

▶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바이오 강국 한국에는 기회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과 정부는 어떤 대응책을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19 유행 초기 마스크, 인공호흡기 등 개인 보호 장비(PPE)와 필수 의약품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의약품 및 의료용품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세계 각국의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했다. 미국, EU 등 선진국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개발, 임상 시험 등에 특화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 부문은 아웃소싱해 왔으나, 그로 인해 중국에 대해 원료의약품 제조를 크게 의존하게 돼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중국은 저부가가치 제네릭 의약품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으나, 최근 들어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 산업에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기술의 자주 혁신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생산액은 2016년 이후 연평균 7.1%의 성장률을 기록해 왔으나, 원료 의약품 국내 자급도는 2017년 이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시장의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바이오의약품의 생산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김경훈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2위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과 백신·치료제 위탁 생산 계약을 다수 체결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기회 삼아 우리나라가 첨단 의약품의 글로벌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신약 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부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