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협회, 국내 제조업체들의 디지털 기술 활용도 분석
-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도 22.1%... OECD 평균 30.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체들의 인력 감축과 공급망 붕괴 등을 야기시켰다. 이 때문에 신속한 제품 개발과 위기에 대응하는 회복 탄력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명제는 단순히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차원에서만 아니라 통제가 어려운 변수를 예측하고 여기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클라우드’라고 통칭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즉 ‘스마트 제조’는 제조 가치 사슬의 모든 영역에 걸친 광범위한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객 가치를 증대시키는 제조 혁신이다. 클라우드는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와 제품의 서비스화 그리고 이에 따른 가치 사슬의 구조 혁신 과정 전반에 관여하는 스마트 제조의 플랫폼 기술이다. 클라우드 도입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이 속한 산업의 평균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데도 기여한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과 클라우드 기술과 관련해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디지털 기술 활용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 활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도는 22.1%, OECD 평균은 이보다 높은 30.9%였다. 국내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 활용도와 공급망 관리(SCM) 정보 공유 기술 활용도도 각각 2.5%와 9.1%로 OECD 평균치인 22.1%와 15.2%를 하회했다. 그러면서 “중소 제조 기업의 디지털 전환, 제품의 서비스화, 가치 사슬 구조 혁신을 지원하고 생산성 향상, 고객 가치 증대, 대-중소기업 간 디지털 기술 불평등까지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바로 클라우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지구촌을 덮친 코로나19 사태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 연평균 26.3%씩 성장했으며 시장 규모는 2018년의 1,970억 달러에서 2020년 3,140억 달러로 커졌다.

국내 시장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딘 연평균 15.9%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3조 9,938억 원 정도다. 공급 모델별로는 전 세계적으로 SaaS, 국내에서는 IaaS가 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IaaS의 가파른 성장이 전망된다. 클라우드는 서비스의 제공 범위에 따라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PaaS(Platform as a Service),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구분된다.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 제조업의 클라우드 도입, 영업이익 개선 + 생산성 증대 효과

일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산성을 높이거나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를 증대시키면서 기업이 지속 성장하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은 생산 활동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 가치의 증대는 제품 및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반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제품과 서비스에서 시작해 생산 활동으로 확장되는 반면, 제조 기업은 생산 활동에서 제품과 서비스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 동력인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의 시공간적 활용 반경을 넓히는 데이터 및 기술 플랫폼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수단이 된다. 그리고 비교적 생산성이 낮고 IT 인프라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 및 최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생산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제조업과 클라우드의 관계를 조금 더 살펴보면, 제조 가치 사슬의 디지털화 및 서비스화 그리고 이에 대한 통합 작업으로 연결 지을 수 있다. 스마트 제조로 대변되는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와 제품의 서비스화, 이에 따른 가치 사슬의 구조 혁신을 동반하는데 클라우드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함께 스마트 제조의 플랫폼 기술로, 제조 가치 사슬 전반을 디지털화/서비스화하고 통합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제조업의 클라우드 도입이 기업의 영업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산업 내 평균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데도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가치 사슬 단계별로 제조 기업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영업이익 증대 효과에서 제조(~30%), 조달(~25%), 마케팅·판매(~15%), 물류·유통(~10%) 등의 순으로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성의 경우에는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이 그 기업이 속한 산업의 평균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긍정적 파급효과는 제조업이 서비스업에 비해 월등히 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 국내 제조업 디지털 전환, OECD 평균보다 낮아

보고서는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 현황과 과제도 제시했다. 일단 국내 제조업은 우수한 경쟁력에 비해 클라우드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확산과 대-중소기업 간 활용 격차에 있어서는 비교적 미진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은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발표하는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 Index)에서 152개국 중 3위를 기록(2018년 기준)했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의 국내 제조업 활용도는 OECD 평균에서 많이 뒤처져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제조 기업의 클라우드 활용률은 22.1%로, OECD 평균(30.9%) 대비 저조하며, 특히 CRM, 데이터베이스, 컴퓨팅 파워 활용에서는 최하위 수준을 기록 중이다. 빅데이터 분석(2.5%)과 공급-수요 기업 간 공급망 관리(SCM) 정보 공유(3.1%) 기술의 활용에서도 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활용률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다 주요 디지털 기술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활용률 격차도 클라우드를 제외하고는 OECD 평균보다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인식과 노력이 저조한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제조 기업도 추진 분야가 한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전환은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의 변화와 고객 관계 관리의 혁신, 고객 가치의 증대를 동반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총체적인 혁신 과정”이라면서 “정부는 클라우드의 확산과 기업 활용을 지원하는 한편, 이를 가로막는 인식의 전환을 유도함으로써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무역협회 이준명 수석연구원은 “민간이 주도하고 대·중소기업이 협력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제조업 디지털 전환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기술을 산업 전반에 확산시켜야 한다”면서 “정부는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마련해 중소기업 활용을 지원하는 한편, 기업은 전문 인력 양성과 인식 개선 교육을 통해 클라우드 활용 시 데이터 보안 우려를 해소하고 데이터 기반 협업 체계로 조직 문화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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