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타 변이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연장됨에 따라 홈카페 관련 제품 수요 급증
- 홈카페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커피 관련 액세서리도 인기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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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후 직장인들은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찾는다. 동료들과 혹은 업무 중에 혼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기도 하고, 직장 생활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직장인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장기화하면서 직장 내 커피 문화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 미국의 가정 내 커피 소비는 꾸준히 증가 

전미커피협회(National Coffee Association, NCA)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국인들의 가정 내 커피 소비는 기록적으로 증가했다. NCA가 자체적으로 조사해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는 인구 중 85%가 집에서 하루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의 하루 평균 커피 소비량은 약 2컵으로 조사됐으며, 약 60% 이상의 미국인들이 아침에 물 대신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장 내 커피 소비는 2020년 1월 이후 55% 감소했고, 대면 주문 대신 애플리케이션 기반 주문이 30% 증가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의 배경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함께 정상 궤도에 오르는 듯했던 미국이 최근 델타변이 바이러스 돌파 감염 사례가 급증하며 다수의 대기업이 재택근무를 연장하고 있는 것이 주 원인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 복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재택근무를 내년 1월 3일까지 연장한다고 최근 발표했으며, 애플은 10월까지, 금융 기업들도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더불어 가정 내 커피 소비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 커피를 사랑하는 한국, 홈카페 시장이 대세

한국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커피 전문점 시장은 약 5조 4,000억 원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할 만큼 한국인의 커피 사랑이 대단하다. 국민 한 명이 카페에서 쓰는 돈만 해도 연평균 약 10만 4,000원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커피 매장이 매출 감소를 겪었고, 임대료 부담에 폐업하는 카페들이 늘어났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고 카페를 가기도 껄끄러운 요즘, 커피 문화는 홈카페 위주로 변하고 있다. 커피 머신, 커피 메이커, 코스터, 드리퍼, 커피 그라인더, 캡슐 보관함 등의 커피 액세서리에 대한 관심과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필립스의 경우 지난해 6~12월 커피 머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8.6% 증가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커피 원두의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 차질은 불가피

전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의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은 이미 예고되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높은 해상 운임과 콜롬비아 정정 불안으로 인한 수출 차질에 이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 가뭄과 한파가 닥쳐 내년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커피산업협회는 8월 18일 보고서를 통해 9월 말까지 커피 제품 가격이 35~40% 인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농무부가 2019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2026년까지 완만히 증가할것으로 예측되었으나 국제커피기구(ICO)는 "전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황이라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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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액세서리 수출에 주력, 커피 머신 판매 증가 

미국에서 커피가 인기라면 한국 기업들은 커피 액세서리 등 틈새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 아마존닷컴에 따르면 커피 관련 액세서리 중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밀크 프로더 같은 경우는 리뷰가 6만 건에 육박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원두를 갈아주는 그라인더도 인기다.

시넷(CNET)은 2021년 가장 인기 있는 커피 관련 액세서리로 1위 버(Burr) 커피 그라인더, 2위 버 수동 커피 그라인더를 나란히 올렸다. 이어 프렌치 프레스 기기와 핸드 드립에 필요한 제품들이 뒤를 이었다.

눈이 떠지지 않는 아침, 휴대폰 클릭 한 번으로 커피를 내릴 수 있다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기술,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커피 머신도 똑똑해야 살아남을 전망이다.

스위스 기업 유라(Jura)는 커피머신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 J.O.E를 통해 원하는 커피 종류를 선택하고 기호에 맞게 원두 양과 농도를 조절해서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신기술로 고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손님 초대 등 다양한 커피 추출이 필요할 때 여러 가지 메뉴를 저장해 순서대로 추출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원하는 시간에 맞춰 커피를 내릴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래밍은 기본에, 자주 마시는 메뉴를 기억하는 인공지능까지 커피머신의 세계는 매년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미국의 커피머신 시장 수익은 2020년 1억 5,760만 달러 규모로 2025년까지 매년 약 1.6%씩 성장할 전망이다.

미시간주 트로이의 가정용품점 윌리엄스 소노마(Williams Sonoma) 매니저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시작된 후 커피 머신 판매 증가 추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고가의 스페셜티 커피 머신을 구매하는 미국인들의 증가에 따라 미국 커피 시장 진출 시 고급화 전략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 미국의 틈새 커피 시장을 공략 

코로나19로 시작된 팬데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으며, 델타 변이 등이 이어지면서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이제는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다. 예측 불허한 시대에 수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미국인들의 의식주 관련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틈새시장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 다수의 커피 전문점을 운영 중인 커피 연구가 K 씨는 8월 3일 코트라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스패니시 커피, 베트남 커피, 아이리시 커피 등 미국의 커피숍들에서 나라 이름을 딴 커피들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코리안 커피'는 찾아볼 수 없다. 달고나 커피의 인기를 틈타 코리안 달고나 커피를 메뉴에 넣는 커피 전문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커피 강국인 한국의 이미지가 미국에 알려지면 각종 제품 수출도 용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할 때 가장 놀라는 점 중 하나가 ‘한 집 건너 있는 커피숍의 수’라는 말이 있다. 한국인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이 미국의 틈새시장 진출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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