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육에 이어 대체 해산물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의 식품 시장
- 해양 생태계 파괴, 중금속 및 미세 플라스틱 섭취 문제 등으로 대체 해산물의 중요성 대두

지난 5월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 단백질 식품은 지속 가능한 장기적 트렌드로 2035년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치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대체육의 경우 2030년 경에는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의 반사 효과를 입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요즘, 미국에서는 대체육을 넘어 대체 해산물이 또 다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자료 = Good Food Institute, Bloomberg Businessweek)
(자료 = Good Food Institute, Bloomberg Businessweek)

 

최근 해양 생태계 파괴나 중금속 및 미세 플라스틱 섭취 문제 등이 떠오르면서 해산물 역시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대체 해산물 식품’에 관한 관심이 상당하다. 언론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까지 대체 해산물 키워드에 집중하면서 오틀리(Oatly),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 같은 기업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 돼지고기 대체육 판매를 뛰어넘은 대체 해산물

환경과 동물 복지를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식물을 기반으로 한 대체 재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식품 시장은 우유·크림·요거트·치즈 등의 유제품에서부터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각종 가공식품 및 과자류에 이르기까지 몇 년간 지속해서 식물 기반 대체 식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인 육류보다는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해산물의 경우 최근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체 해산물 식품’ 분야가 새로운 루키로 떠오르고 있다.

식물성 기반 식품을 지지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굿푸드인스티튜드(Good Food Institute)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내 식물 기반 해산물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약 1,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미국의 식물 기반 해산물 투자 금액은 지난 2년간 투자액 규모와 맞먹는 약 7,000만 달러에 달해 더욱 의미가 크다. 대체 해산물 식품은 아직 생소할 수 있지만, 꾸준히 입지를 다지며 전망이 밝은 분야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통계 전문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가 제공한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대체 해산물은 2020년 미국 소비자가 구매한 전체 식물 기반 대체 식품 중 약 29%를 차지했다. 이는 26%를 기록한 돼지고기 대체육보다도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대체 해산물에 대한 니즈를 확인할 수 있다.

▶점점 커지는 미국 대체 해산물 시장.... 유럽에서도 활기

미국의 비즈니스 주간지 블룸스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식물 기반 해산물의 대표적인 예로, 초밥에 올라가는 참치 회를 토마토로 감쪽같이 구현해 낸 ‘Tunato Nigiri’를 꼽았다. 이는 스페인의 스타트업 기업인 미믹 시푸드(Mimic Seafood)의 참신한 대체 해산물 제품으로, 올리브유와 조류 추출물(Algae Extract), 향신료, 간장 등을 가미한 건조 토마토 과육으로 만든 대체 참치회(Tuna Sashimi)다.

(좌)미믹 시푸드의 토마토 참치회 ‘Tunato’, (우)오돈텔라의 식물 기반 훈제 연어 ‘Solmon’<br>(사진 = Mimic Seafood,&nbsp;Odontella 웹사이트)
(좌)미믹 시푸드의 토마토 참치회 ‘Tunato’, (우)오돈텔라의 식물 기반 훈제 연어 ‘Solmon’
(사진 = Mimic Seafood, Odontella 웹사이트)

미국의 여러 회사들도 식물 기반 대체 해산물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최신 기술 및 트렌드 전문 매체 스파이닷컴(Spy.com)은 올해 미국에서 주목받는 대체 해산물 식품 브랜드 6개를 소개한 바 있다.

우선, 캘리포니아 기반의 글루텐 프리(Gluten-free) 식물 기반 대체 해산물 전문 식품 브랜드 ‘소피의 키친(Sophie’s Kitchen)’이 1위로 꼽혔다. 식물 기반 생선 필레(Fillets), 새우, 크랩 케이크, 연어, 참치 통조림(Toona) 등 다양한 대체 해산물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모든 제품들은 글루텐 프리일 뿐만 아니라 콩 성분도 함유하지 않았으며,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은 Non-GMO 및 비건(Vegan) 제품이라 채식 주의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본래 식물 기반 치킨, 돼지고기, 햄버거 패티 등의 대체육 식품들로 더욱 유명해진 ‘가딘(Gardein)’에서도 식물 기반 해산물을 판매한다. 비건 인증뿐만 아니라 유대교 식품 적법 인증인 ‘코셔(Kosher) 인증’까지 갖췄으며, 식물성 크랩 케이크나 골든 필레 제품 등 유제품도 전혀 포함되지 않은 해산물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식물 기반 참치는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식품 기업 ‘애틀랜틱 내추럴 푸드(Atlantic Natural Foods)’의 ‘Loma Lindo Tuno’ 제품이, 식물 기반 새우 분야에서는 캘리포니아 기반 채식 식품 전문 기업 ‘올 베지테리언(All Vegetarian)’의 ‘Vegan Shrimp’가, 식물 기반 햄버거 패티 중에서는 역시 식물 기반 해산물 전문 브랜드 ‘굿 캐치 푸드(Good Catch Foods)’의 ‘Plant-based Fish Burgers’가 베스트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6곳 외에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육류 가공 및 판매 기업인 미국 타이슨 푸드(Tyson Foods)는 식물 기반 해산물 전문 기업 '뉴 웨이브 푸드(New Wave Foods)'에 투자했으며, 세계적 식품 회사 네슬레(Nestle)는 지난해 식물 기반 참치 브랜드 '부나(Vuna)'를 출시해 대체 해산물 생산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대체 해산물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기업 ‘오돈텔라(Odontella)’는 지난 2018년 해조류 단백질을 이용해 연어가 단 1그램도 들어가지 않은 훈제 연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조류(Algae)와 완두콩 단백질(Pea protein)을 주원료로 한 이 대체 연어 식품 역시 해양 환경에 주는 영향을 줄이며 오메가-3 등의 영양까지 챙긴 훌륭한 해물 대용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어에 이어 대체 캐비어, 새우, 가리비 제품도 개발 중이다. 오메가-3 오일을 주로 생산하던 영국의 ‘알개사이츠(Algaecytes)’도 지난해 연간 200톤 이상의 해조류 기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식품 기업 최초로 풀무원이 미국 푸드 스타트업 ‘블루날루(BlueNalu)’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세포 배양 해산물 제조에 나섰다. 풀무원이 미래 먹거리로 베팅한 블루날루는 최근 영국 냉동식품 회사와 손을 잡고 기존 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넘어 유럽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 지속 가능한 미래의 먹을거리, 대체 해산물 시장은 뉴 트렌드

미국에서는 올해 3월 출시돼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스피러시(Seaspiracy)>를 통해 인간이 해양 생물(Marine Species)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재조명하며 많은 시청자의 지지를 얻었다. 이러한 계기로 ‘해산물의 소비(Fish Consumption)’가 해양 생태계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대체 해산물 트렌드에 맞춰 식품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코트라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이 진행한 미국 식품 유통업계 종사자 P 매니저의 인터뷰에 따르면 “식물 기반의 대체 해산물은 Gluten-free, GMO-free, Dairy-free 등 최근의 식품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다양한 특징은 물론, 원료가 복잡하지 않으며 본래의 해산물 섭취 시 우려하는 중금속에 대한 걱정이 없어 임산부와 태아가 섭취하기에도 안전하다는 장점도 갖췄다”고 말하며, “관련 업계의 우리 기업들도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해 미국 식품 시장 진출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대체 해산물 시장의 전망은 맑음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 먹을거리로 자리매김할 대체 해산물 개발에 국내 관련 기업들의 관심과 집중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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