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상황 속 인력난, 식품 생산 과정 자동화 로봇에 주목
- 외식업·배달·의료·방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의 활약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한 반면 인력난도 심화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The U.S. Labor Department) 조사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으로 레스토랑에서 구인을 했지만 채워지지 않은 자리가 143만 8,000개 였고, 이 수치는 매달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레스토랑이 열고 닫고를 반복하면서 불안한 일자리에 떠났던 직원들이 레스토랑이 재개한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높은 임금과 보너스 지급까지 제안하며 일자리를 마련했지만, 대부분의 서비스 노동자들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실업 급여에 의존하며 일자리로 복귀를 하지 않고 있다.

▶ 서비스 분야에서 종횡무진하는 로봇

미국 서비스 업종의 인력난이 계속되면서 그 자리를 로봇이 채우고 있다. 감자튀김을 만드는 로봇, 샐러드를 만드는 로봇, 커피를 제조하는 로봇 등이 도입되면서 영업을 재개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미국 뉴욕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용이 절감되고, 생산성이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앞으로 서비스 업종에서의 로봇의 활약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감자튀김을 튀기는 로봇 (사진 = Miso Robotics 홈페이지)
감자튀김을 튀기는 로봇 (사진 = Miso Robotics 홈페이지)

산업 분석 업체인 블랙박스 인텔리전스(Black Box Intelligence)와 스나가잡(Snagajob)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레스토랑 직원의 임금은 1년 전보다 10% 올랐다. 미국 노동부의 조사에 따르면 인력난은 1년 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레스토랑은 셀프 주문을 위한 키오스크를 비치하고, 로봇을 통해 음식 제조와 서비스를 자동화하고 있다.

로봇은 실수하거나 무단결석을 하는 경우가 없고, 팁도 받지 않는다. 쉬는 시간 없이 일하고, 월급과 보너스도 받지 않아 노동 생산성 면에서 뛰어나다. 로봇 사용의 이점은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로봇을 사용하면 정부에 내는 고용세도 절감할 수 있어 이익이다. 또한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를 피하는 요즘 로봇은 사람과 음식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 더욱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로봇의 활용 영역과 기능은 꾸준하게 업그레이드 중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다양한 업종에서 활약하는 로봇을 만나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 패스트푸드점 ‘화이트 캐슬’의 주방에 가면 로봇이 감자튀김과 치즈 스틱, 어니언 링을 만들며, 햄버거 패티를 뒤집는다. 미소 로보틱스(Miso Robotics)에서 제작한 로봇 주방장의 이름은 플리피(Flippy)로, 화이트 캐슬은 전국 10개 지점에서 추가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드 로봇 스타트업인 미소 로보틱스는 지난 6월 글로벌 음료 디스펜서 제조업체인 랜서 월드와이드(Lancer Worldwide)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지능형 자동화 음료 디스펜서 구축을 발표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자동으로 적절한 크기의 컵을 골라 음료를 따르고 밀봉까지 마치면 직원이 음료수를 서빙하거나 고객이 픽업하면 된다.

지능형 자동화 음료 디스펜서 (사진 = Miso Robotics 홈페이지)
지능형 자동화 음료 디스펜서 (사진 = Miso Robotics 홈페이지)

미국 레스토랑 전문 매거진 QSR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주문이 90% 증가했다고 전하며, 이 중에는 음료 주문도 많아 음료 디스펜스 로봇은 노동력 생산성을 높이는 해결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 공학 스타트업 회사인 초보틱스(Chowbotics)는 샐러드를 만드는 로봇 샐리(Sally)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주문부터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전달하는 것까지 모두 가능하며, 샐러드를 만드는 데 단 90초가 걸린다. 또한 24시간 작동이 가능해 병원, 대학, 식료품 가게 등에서 이용한다.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돼 있어 주문을 미리 할 수도 있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하는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와 열량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탄수화물, 섬유질, 지방 및 단백질을 포함한 영양 정보도 알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하루의 매출과 월별 매출 통계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현재 온라인 음식 주문 및 음식 배달 플랫폼 도어 대시(Door Dash)가 식품 생산 자동화를 하기 위해 초보틱스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앞으로 더욱 많은 곳에서 로봇 샐리를 만나게 될 전망이다.

한국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 역시 첫 서빙 로봇 ‘페니(Penny)’에 이어 ‘서비(Servi)’를 선보이며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하는 센서 라이다(LiDAR)와 3D 카메라를 통해 좁은 실내 공간에서도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장애물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피할 수 있어 고객 테이블까지 안정적으로 음식을 운반한다. 현재 북미, 아시아 및 유럽 등 여러 국가의 레스토랑, 기업 카페테리아, 공유 주방, 요양 시설 및 카지노에 로봇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외식업계 박람회 '내셔널 레스트런트 어소시에이션 쇼(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에 참가해 280만 달러(한화 약 33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뒤 2020년에는 소프트뱅크 그룹과 손잡고 일본 진출을 확정했다.

▶ 더욱 전문화·세분화된 로봇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약 35조 원에서 2024년 약 138조 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빙, 배달, 우편, 의료 등의 분야에서 로봇의 상용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로봇의 상용화가 일반화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로봇이 동반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로봇의 활약은 무궁무진하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딜리타워’ 로봇을 도입해 음식을 배송하며, 서비스 로봇의 강자인 LG전자는 편의점 배달 로봇 ‘딜리오’를 개발해 카카오톡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은 가정용 서비스 로봇인 ‘삼성봇™핸디’를 선보여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도와주며, LG전자는 호텔과 병원 등 특정 공간에 대해 사람 대신 방역 작업을 하는 로봇 ‘클로이 살균봇’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 (사진 = 우아한형제들)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 (사진 = 우아한형제들)

많은 사람이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지만, 미국의 공공 정책 연구 기관인 ‘센추리재단(The Century Foundation)’의 조사에 따르면 로봇을 사용하더라도 전체 고용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로봇이 대체하게 될 일자리는 단순 노동에 해당해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일자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 노동에 국한돼 있지만, 기술의 개발로 로봇의 가능성과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기능의 로봇이 개발되어야 하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로봇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일 기회로 삼아야 한다. 로봇 개발과 자동화 설비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더욱 전문적이고 촘촘한 로봇 서비스의 개발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 진출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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