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속도와 편의, 효율이라는 세 가지 속성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소다. 반면,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쌓이게 되는 실효성 없는 단순 반복적 업무는 디지털 전환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이들은 나름의 목적과 필요로 생겨난 것이지만, 쌓이기만 하고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된다.

기업은 생물과 달리 수명에 한계가 없다. 이론적으로는 영속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기업이란 뜻이다. 국내에 이미 100돌이 넘는 장수 기업이 있고 눈을 밖으로 돌리면 수백 년 넘는 역사를 이어 온 초장수 기업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산업을 대표하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을 살펴보면 1900년대 이전에 세워진 기업만 10곳에 이른다.

대부분 장수보다는 혁신의 상징으로 더욱 명성을 얻은 기업들이다. 그러나, 단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존경 받는 곳은 없다. 멈추지 않고 혁신을 거듭했기에 오랜 기간 살아남으며 최고의 기업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매일 새로운 혁신으로 무장한 신흥기업의 도전이 거세지는 오늘날, 이제 혁신 의지 없이 연륜만으로는 버티기 어렵게 됐다. 실제 많은 기업이 매출 증가와 사업 확장의 과정에서 직원이 늘고 업무의 복잡도도 함께 증가하는 것을 경험하며 늘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이때 직원의 업무 퍼포먼스 향상과 조직의 프로세스 혁신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매출 증가와 함께 비용도 크게 상승하며 양적 성장은 이룰 수 있으나 질적 성장은 어림도 없다.

▶ 디지털 전환을 위한 RPA 솔루션 도입과 디지털 전환 효과

특히,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삼은 기업이라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지 않고는 그 어떤 변화도 성공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기업에 주어지는 과제도 더욱 분명해 보인다. 단순 반복적이며 효율적이지 못한 시스템을 걷어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이다.

RPA는 사람이 하던 프로세스를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프로세스는 일을 처리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 또는 단계다. RPA는 이 프로세스를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일관되게 완료할 수 있도록 흐름을 설정하고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RPA 솔루션 도입 후 기대효과는 정략적으로 명확하고 결과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가 줄고 시간과 비용 절감으로 작업자의 직무 만족도가 증가한다. 필자가 속한 조직에서의 RPA 성공 경험의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를 전하면 직원들이 작성하는 업무 절차서와 조직도에 사람과 로봇(RPA)이 함께 표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표시된 로봇(그림) 옆에는 "이 아이는 무지 성실하며, 일이 아무리 많아도 투덜거리지 않음"이라고 적혀 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구축 사례 (자료 = 더존비즈온)

#비대면 #온라인 #자동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급변한 팬데믹 이후 사회에서 RPA 솔루션에 대한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RPA 시장이 작년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18억 9,000만 달러(약 2조 1,000억 원)가 될 것으로 예측했고, 2024년까지 두 자릿수 비율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과 수작업을 재조정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RPA 솔루션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게 가트너의 주장이다. 많은 기업이 코로나19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디지털 프로세스를 비즈니스에 장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물론 과거에도 업무 자동화 시도는 계속 있었다. RPA 솔루션이 국내에 도입된 지 이미 수년이 경과한 까닭이다. 팬데믹과 맞물린 지난 몇 해 RPA는 이전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자동화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속도 향상과 이에 따른 생산성 향상 그리고, 비용 절감을 추구하려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하던 시기는 넘어섰다. 수년간 RPA 솔루션 도입 경험을 쌓은 기업들이 새로운 접근을 위한 기술 개발과 전략 마련에 집중하며 더 유연하고 지능적인 방향으로 발전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아무런 계획 없이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가장 먼저 조직 내 단순 반복적인 작업의 구간을 찾아내기 위한 PI(Process Innovation,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직무 담당자들이 RPA 솔루션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목적과 목표에 대한 공동(조직과 개인)의 이해를 통해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목적은 이루거나 나아가려는 이유나 취지로 비효율적인 업무 제거(단순-반복적 작업 등), 생산성 향상, 직무 만족 등이 해당한다. 이후 RPA 도입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RPA 구축이 끝난 후에도 정량적인 기대효과를 파악해 유관부서에 빠르게 성공사례를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 RPA 솔루션의 대중화, 멀지 않은 미래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새로운 시도는 분명 변화를 향한 열망이다. RPA는 이제 인공지능(AI) 기술과 연결해 기계학습(머신러닝) 모델들을 반복 학습하며 발전할 것이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것을 자동화 단계로 확장하고 있으며, 덤으로 얻게 된 시간은 새로운 혁신의 동력, 즉 기술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할 또 다른 힘이다. 지금의 RPA 솔루션은 전문 컨설턴트의 개입과 코딩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기술 발전의 속도를 보면 RPA를 워드프로세스 사용하듯 다룰 날도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을 자기 일에 응용해 성과로 만들어 본 경험 다음은 바로 변화관리와 질문이다. 자 이제 우리의 질문을 바꿔보자. 어떤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가? 어떤 활동에 투입된 자원을 줄여야 하는가? 어떤 활동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가? 전사가 DX 전략과 실행에 있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면, 분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의 최대치는 49%이고 나머지 51%는 '연결'이 채운다" 여기서 연결(?)은 여러분들에게 필자가 묻고 싶은 질문이다.

변화무쌍한 이 시대, 공부하는 전문가가 필요한데 공부하고 궁리해야 일의 원리를 알 수 있고 원리를 알아야 응용할 수 있다. 응용할 수 있어야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비로소 공부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혁신의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대한 자질과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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