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br>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겸 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얼마 전 지방 중견·중소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DX) 특강을 했을 때다. 별도로 가진 환담의 주제가 매우 흥미로웠다. 그들은 공통되게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ESG’ 이슈를 고민하고 있었고, 하루도 빠짐없이 다양한 매체에 거론되는 주요 키워드로 ICT와 ESG를 결합한 개념과 사례를 궁금해했다. 물론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핵심에 두고 있다지만 왠지 성장보단 생존이란 인식에 좀 더 무게가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최근 사내 임원 대상 ESG 강연에서 있었던 일이다. 연사로 나선 국내 모 금융지주사의 ESG 담당자는 전 세계적으로 ICT 기업의 역할이 확대된 만큼 디지털 전환을 통해 ESG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가치와 방향의 관점에서 발전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 관련 기사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는 그는 “올해 들어 아침 신문 스크랩에서 단 하루 빼고는 ESG 관련 기사가 수 꼭지씩 빠짐없이 등장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 디지털 전환은 ESG 경영의 시작이다

디지털 대전환의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시류에 뒤처지는 기업은 도태되고 태생부터 디지털 DNA를 가진 기업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대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ESG 경영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어느 기업 하나 그 급속한 전환 과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디지털 전환은 곧 ESG의 각 관점과 맥이 닿는다. ESG 경영은 기업 활동에 있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평가하는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에서는 이미 기업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ESG는 기업 경영 전략 수립에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가 되었다.

디지털 전환은 ESG 경영의 시작점과도 같다. 디지털 전환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로 친환경 에너지를 관리하고, 탄소배출을 감소시키거나 폐기물 처리에 로봇을 이용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의 ICT 이용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큰 흐름 중 하나기도 하다. 장기적으론 환경(Environment) 영역에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공공의 이익을 최대한 실현해 사회(Social) 지표를 다질 수 있다. 전통방식의 CS(클라이언트 서버, 온프라미스) 방식의 레거시 시스템에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은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어 지배구조(Governance) 지표 개선에 더 효과적이다. 이는 환경(E)부터 사회공헌(S), 지배구조(G) 개선까지 디지털 전환으로 중무장한 글로벌 ICT 기업들이 글로벌 평가기관이 평가한 ESG 등급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까닭이기도 하다.

필자의 회사도 일찍이 디지털 전환을 통한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기업의 클라우드 업무환경 전환 지원을 책무라 생각하고 회사는 물론, 기업 고객의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1년 구축 당시 미래지향적 친환경 시설로 인정받은 클라우드센터는 그룹의 친환경 경영 철학을 대표한다.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통한 탄소감축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연중 5개월간 프리쿨링(기존 냉동기 시스템의 의존도를 낮추고 외기 직접 냉방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절감해주는 장치)이 가능해 에너지 비용 절감은 물론 탄소배출량 감소를 꾀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강원도 춘천에 구축한 클라우드센터는 올해로 꼭 10년이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일찍이 클라우드 전환과 플랫폼 생태계로 방향성을 잡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공룡들이 산업 생태계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
(사진 = 게티이미지)

▶ ESG 경영 과제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이다

디지털 전환은 사회적 책임 경영과도 맞물린다. 데이터 고도화가 가능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무기로 국내 경제 실증분석과 국가 공공혁신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과제 기획단계부터 수행에 이르기까지 정부 사업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기업의 실시간 경영 빅데이터로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어 공공혁신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된 정보기술일반통제(ITGC) 대응에 있어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정보 시스템이 구원투수로 자리 잡은 점도 지배구조(G) 지표 개선 측면에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기업 재무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내부회계 관리제도 강화로 IT 감사대응을 앞둔 기업들이 비상에 걸린 가운데 차세대 ERP, 올인원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 같은 디지털 전환 툴로 기업 회계장부에 연관을 주는 전산시스템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 능력으로 데이터의 신뢰도와 정확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다.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향상시켜 흔들림 없이 지배구조 지표를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클라우드 업무환경 전환 지원을 책무라 생각한 결과로 그동안 보여준, 그리고 앞으로 보여줄 ESG 경영이 기대되는 면모다. 준비된 기업에 지금의 변화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한다. 생각할 것은 세 가지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란 대전제에서 출발해 전사적으로 집중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공통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ESG 과제 해결이 긴박한 주제가 된 상황이라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장 빠른 해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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