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더존홀딩스 미래성장전략실 실장

지식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적 속성뿐 아니라 제품이 담고 있는 가치와 의미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제품이 가진 품질과 가격은 기본이고 제품의 탄생 스토리와 브랜드 이미지, 제품을 만든 기업과 그를 둘러싼 경영 환경까지 모든 것을 고려한다.

가성비가 좋아도 브랜드 이미지가 개인과 맞지 않거나, 선호하는 브랜드라도 사회·정치적 상황에서 개인의 신념과 대치되면 불매운동도 불사하지 않는다. 반면 가격이 비싸도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의 가치가 소비자에게 충분히 전달되면 선택을 받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지식 정보화 시대에 기술을 향유하고 풍부한 사용자 경험까지 쌓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최근 3년여의 기간을 거쳐 개발한 새로운 디지털 전환(DT)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선보이고 소비자들의 평가와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똑똑해진 소비자들 덕분에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입장에 있는 필자 역시 기술과 인간의 공존에 관한 수많은 질문과 고민의 과정을 거치며 명품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

이를 통해 '살아 생동하는 데이터 구조를 설계하고, 효율과 생산성에 관련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한다'라는 공학의 본령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술의 발전을 통해 복잡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키는 디지털 전환 솔루션의 개발에 대한 많은 질문과 고민의 과정을 가질 수 있었다.

아이언맨 슈트를 움직이는 스마트한 AI 비서, 자비스 활약

이 과정 중 접했던 영화 <아이언맨>은 내게 큰 영감을 주었다. 2008년 첫 개봉한 이 영화는 억만장자이자 천재 발명가인 주인공이 첨단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히어로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 슈트를 개발해 인간의 퍼포먼스를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가 될 수 있었다.

만약 그에게 강력한 슈트가 없었다면 그저 스마트한 재능을 가진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진짜 주인공은 '자비스'라는 똑똑한 인공지능 비서라는 존재다. 자비스는 토니 스타크의 모든 활동에서 훌륭한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아이언맨 슈트와 함께 주변 상황 분석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습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매우 강력한 능력을 보여준다. 그렇다. AI 알고리즘 비서인 자비스가 없었다면 아이언맨 슈트는 그저 단단한 기계 덩어리에 불과했을 것이다.

여기서 아이언맨 슈트는 하드웨어(HW)로, 자비스는 소프트웨어(SW)로 구분할 수 있다. 자비스는 영화 내에서 그 모습을 한 번도 볼 수 없었지만, 아이언맨의 모든 활동 속에 언제 어디서나 존재했던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실체이며, 자비스로부터 아이언맨의 진정한 능력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아이언맨의 강력한 힘과 퍼포먼스는 자비스라는 인공지능 비서, 즉 소프트웨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자비스 같은 디지털 전환 솔루션? 새로운 가치 창출 기대 

영화 <아이언맨>은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빅데이터(Data)’로 이어지는 매우 중요한 개념들을 담고 있다. 평소 끊임없는 질문과 고민의 과정으로 내 머릿속에 구체화해 오던 신제품의 개념이 영화를 보며 그 안의 기술에 투영된 느낌으로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 보고 싶었다. '자비스를 디지털 전환 솔루션으로 만들어 기업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이용해 보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정보화의 개념과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겸비하면 토니 스타크처럼 아이언맨 슈트(HW)를 입고 자비스(SW)를 비서로 갖게 되는 것과 같다.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응용하며,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라 부르는데, 자비스는 이 능력을 겸비한 비서다.

의사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하얀 가운을 걸치고 AI 비서의 파워풀해진 능력을 활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만약 기업의 핵심 업무에 적용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단절되고 복잡하게 처리되던 업무 절차가 간결해지고 시간과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클라우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의 도움으로 오류가 사라지고 빠르고 정확한 업무가 가능해진다. 대면 및 비대면 업무를 동시에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통합된 환경에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 즉, 기술, 솔루션, 디바이스의 융합(Convergence)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확보하고, 단절된 업무 프로세스를 연결(Connect)해 처리 속도를 높이며, 하나의 시스템 내에서 기업의 자원 데이터를 공유(Share)해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기업은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우스운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영화 속 자비스는 나를 더 꿈꾸게 하고, 더 배우게 하고, 더 일하게 하고, 더 잘될 수 있도록 영감을 준 멘토의 역활을 넘어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하는 창의적인 신제품 개발 과정을 이끌어갈 리더의 자리에 있게 해줬다. 제품이 탄생한 지금부터는 그 제품을 사용하는 시장과 소비자들을 리더로 삼아 또 다른 영감을 찾는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미국 6대 대통령 존 퀀시 애덤스(John Quincy Adams)는 이런 말을 남겼다. "만약 당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은 꿈을 꾸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하고, 더 많이 되도록 영감을 준다면 당신은 리더입니다(If your actions inspire others to dream more, learn more, do more and become more, you are a leader)"라는 말이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대변해 준다. 

산업화 시대 100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경제 혁명이 디지털 가속화로 10년에 한 번씩 변혁이 찾아오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가 되었다. 기업 역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에 계속 도전할 것이다. 불가능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술과 배움을 기반으로 '안 되면 될 거 하자'의 안일함에서 벗어나 여전히 '안 되면 되게 하자'라는 디지털 전환을 향한 도전을 계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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