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한국물류학회 부회장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한국물류학회 부회장

“도미노피자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2018년 7월 도미노피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리치 앨리슨이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다. 그는 “도미노피자 10판 중 6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페이스북 메신저, 트위터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주문이 이뤄진다"고 말하며, "아마존 알렉사처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피자 주문을 받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선포했다. 2018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리치 앨리슨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 도미노피자, 디지털 주문과 배송 등 IT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

도미노피자는 본사 직원 중 반은 소프트웨어 기술자와 데이터 분석(Data Analytics) 전문가로 채웠다. 그리고 주문과 배송 과정을 디지털로 바꿔 나갔다.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주문하고, 우리는 신속하게 배달하자'는 것이 도미노피자의 모토다. 도미노피자는 2007년 온라인과 모바일 주문을 시작으로 2010년 아이폰, 2011년 안드로이드폰용 주문 앱을 내놓았다. 2016년에는 배달 플랫폼을 스마트 워치, 자동차, AI 스피커 등으로 확대했다. 고객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확대해 트위터, 페이스북 메신저, 구글홈, 애플 스마트워치, 아마존 에코, 스마트 TV, 포드자동차를 통해서도 도미노피자를 주문할 수 있게 했다. 

2014년, 도미노피자는 자체 개발한 '돔(Dom)'이라는 이름의 가상 비서를 공개한 바 있다. 돔의 역할은 AI를 통한 주문 이행에 있었다. 2017년에는 'DRU 어시스트 가상 비서(Domino Robotic Unit Assist Virtual Assistant)'를 선보였다.

알렉사나 페이스북 챗봇을 이용하지 않고, 도미노피자 앱에서 AI를 통한 주문부터 매장 검색이나 운영 시간, 피자 추적 등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외부 AI 플랫폼에서 쉽게 도미노 피자와 연결할 수 있는 AI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도미노피자는 배달 대행업체 대신 D2C 플랫폼을 구축해 앞장서...

도미노피자는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채팅 로봇인 도미챗을 통해 피자를 주문할 수 있다. 자체적인 주문 처리 프로세서와 플랫폼을 마련했기에 외부의 주문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도 기술 개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얻었다.

도미노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플랫폼은 36개에 달하고, 이 같은 디지털 주문이 전체 주문의 65%를 넘는다. 피자 품질 관리를 위한 'DRU AI 피자 체커(DRU AI Pizza Checker)' 기술은 주문에 대한 준비부터 조리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센서와 카메라, AI 기술을 통합해 피자를 조리하는 데에 재료가 적절하게 분배되었는지, 조리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DRU AI 피자 체커를 통해 시스템 보고를 3초 만에 끝낸다. 도미노피자는 피자 추적기가 전 매장의 배달 과정을 예측할 수 있는 자사의 주요 기술로 간주하고 특허 출원했다. 매장 관리에도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피자업계는 단일화된 POS(Point Of Sale)를 쓰고 있지 않기에 매장별로 정확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집계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도미노피자는 'PULSE'라고 불리는 자체 POS 시스템을 개발해 전 매장에 보급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일원화된 데이터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고 관리나 임직원 근무표 등에 AI를 활용한 데이터를 반영하고 있다.

▶ 배달 경험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새로운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 중

도미노피자는 피자의 맛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고 판단했다. 피자를 주문받는 과정과 배송 과정이 고객 만족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배달 서비스 분야에 IT를 융합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영국 도미노피자는 2013년에 '도미콥터(Domi Copter)'라는 드론을 이용한 배달 이벤트를 선보였다. 

2015년에는 '도미-노 드라이버(Domi-No Driver)'라는 이름의 무인 피자 배달 차량을 도입했다. 이륜 구동 방식의 오토바이 형태로 만들어진 이 차량은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피자를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박스와 GPS를 기반으로 한 피자 인터페이스(PI)를 내장했다.

피자 인터페이스는 피자를 배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경로를 탐색하고, 이 경로를 따라 차량이 움직일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 차량을 통해 피자를 배달받은 주문자는 모바일 앱으로 암호를 전송받게 되는데, 이 암호를 차량의 피자 박스에 입력해야만 피자를 꺼낼 수 있다.

2016년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드론을 활용한 피자 배달에 성공했다. 같은 해 호주 방위산업체 마라톤 로보틱스와 협업해 군용 로봇을 개조한 피자 배달용 주행 로봇 ‘도미노 로보틱 유닛(DRU; Domino Robotic Unit)’을 선보였다. 

DRU는 최대 10판의 피자를 싣고 GPS 장치로 목적지를 찾는다. 인도, 자전거 도로 등을 최대 시속 20km로 달리도록 설계돼 있다. 라이더 시스템과 센서를 갖추고 있어 장애물을 자동적으로 피할 수 있고, 고객은 휴대전화로 전송받은 보안 코드를 로봇에 입력해 피자를 꺼낼 수 있다. 2017년에는 미시간주에서 포드 자율주행차를 사용한 시험 피자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배달 위치 지정 서비스, ‘도미노 스폿(Domino Spot)’을 15만 개로 확대

배달 위치를 쉽게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 ‘도미노 스폿(Domino Spot)’을 뉴욕의 센트럴 파크, 제임스 브라운 동상 옆, 유명 해변 등 15만 개의 야외 장소로 확대해 집과 사무실을 넘어 야외까지 배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야외 주문 시 가장 가까운 매장을 리스트 형태로 제공하는 ‘도미노 스폿’을 론칭해 야외까지 배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도미노 스폿’은 GIS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탐색하고, 야외에서도 가장 가까이 위치한 배달 가능 매장과 배달 스폿을 안내한다.

도미노 스폿 서비스 지역을 한강공원, 서울숲, 천지연 폭포 등 전국 186개 스폿에서 전국 스크린 골프장, 자동차 극장, 홍천강 꽁꽁축제 등 야외 행사지를 추가해 총 1,000개로 스폿을 확대했다.

2019년 6월 도미노피자는 무인 배달 스타트업 뉴로(Nuro)가 개발한 자율주행 미니밴(Mini van) R1로 피자를 집 앞까지 배달하는 시범 서비스를 미국 휴스턴에서 진행했다.  

온라인 주문부터 차량 위치 추적, 피자 무인 배달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고객은 도미노 앱을 통해 자동차 위치를 추적하고 주문할 때 발급되는 고유 번호를 입력해 차 문을 열고 음식을 받을 수 있다.

누로는 음식 배달에 최적화된 것으로, 고객이 무인 배달을 선택할 기회와 바쁜 매장의 혼잡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기회가 될 것이다.

▶ 고객 평생 가치를 극대화시킨 도미노피자, FAANG 이상의 성과 달성 

도미노피자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31%로 독보적인 1위다. 경쟁사인 리틀시저스(16%), 피자헛(13%), 파파존스(11%) 등과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세계 90개국 1만 7,000여 곳의 매장에서 매일 피자 300만 개씩 판매하는 세계 최대 피자 업체다. 

피자 업종은 첨단 업종도 매력적인 비즈니스도 아니다. 하지만 도미노피자의 주가는 2008년 3달러에서, 작년 1월 말 281.75달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현재(2021년 6월 16일) 460.19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도미노피자가 주주에게 안겨준 수익률은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보다 월등히 높다.

도미노피자는 고객을 록인(Lock in)시켜 고객 평생 가치(CLV, Customer Lifetime Value)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피자 맛에 혁신과 주문 과정, 배달 과정의 디지털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이미 "Mobile First에서 AI First로 갈 것"을 천명했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 개발과 투자가 도미노피자를 성장하게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런 확신이 여느 기업보다 과감하게 'AI 퍼스트'를 외칠 수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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