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모빌리티의 디지털화와 친환경, 지속가능성 주제
- 세계 32개국 744개 업체 참가, 방문객 40만명 다녀가
- 국내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서울로보틱스 등 참가

전기차와 수소차, 전기 자전거 등 혁신적인 모든 ‘탈것’을 소개하는 미래 모빌리티 전시회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기차 기반의 로보택시가 등장하는가 하면, 플라스틱 페트병과 타이어가 함께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얼마 전 독일 뮌헨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IAA(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 모빌리티 2021’ 이야기다. 

디트로이트·제네바·파리 모터쇼와 함께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는 이 행사는 그동안 홀수 연도에는 승용차, 짝수 연도에는 상용차 전시회로 나눠서 개최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IAA 모빌리티 전시회로 이름을 바꾸고 새 단장을 했다. 전시회 장소도 프랑크푸르트에서 뮌헨으로 옮겼다. 

전시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개최돼 적극적인 참가가 이뤄질지 우려도 많았지만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코트라 뮌헨 무역관에 따르면 32개국에서 744개 사가 참가했으며, 약 4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미국과 일본은 참가하지 않았으며,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서울로보틱스 등이 참가했다.

▶ ‘수소 사회’ 등 기후변화 솔루션 상징 전시관 눈길

‘IAA 모빌리티 2021’은 미래 모빌리티의 디지털화와 친환경,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열렸다. 주제에 걸맞게 세계 굴지의 자동차 업체들은 ‘수소 사회’ 등 미래 탄소중립 시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콘셉트로 전시관을 꾸렸다. 아울러 76개 스타트업 기업들은 다양한 미래 차량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500㎡(약 160평) 규모의 전시관을 ‘물의 순환’ 등 기후변화 솔루션을 상징하는 전시물로 꾸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시관 중앙에는 친환경 수소 생성부터 저장, 운반, 사용까지 수소의 전체 가치 사슬을 표현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 실물을 전시회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함께 전시된 아이오닉 6의 콘셉트 카인 ‘프로페시(Prophecy)’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관람객을 매료시키며 호평을 받았다.

미국 합작사 모셔널(Motional)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다. 2023년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 5 로보택시<br>(사진 = 현대자동차)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사진 = 현대자동차)

미래 친환경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차는 로보택시를 탄소중립 시대 견인차 역할을 할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선정했다. 로보택시처럼 대규모 물량으로 공급하는 플릿(Fleet) 차량의 경우 개인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줄일 수 있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같은 홀에 자리한 BMW는 ‘순환 경제’를 주제로 전시회에 참가해 순수 전기 SUV인 iX와 순수 전기 쿠페 등 친환경 차량을 선보였다. ‘다시 생각하고,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한다(RE:THINK, RE:DUCE, RE:USE, RE:CYCLE)’는 순환 경제 접근법을 통해 미래 자동차 제작에 있어 불필요한 원자재 사용량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 희토류 없이 만든 전기 모터 등 친환경 제조 및 생산

BMW 그룹은 iX의 차량 콘셉트와 소재 선정, 제조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높은 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전기 모터는 희토류 없이 만들었고 배터리 셀 역시 친환경 전력을 쓰는 공장에서 생산했다. 앞 축과 뒤 축에 각각 1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됐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480km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폭스바겐은 패밀리의 첫 번째 소형 세그먼트 콘셉트 모델인 ‘ID. 라이프(ID. LIFE)’를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소형 순수 전기 크로스오버 모델로 지속 가능성과 디지털 기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폭스바겐은 ‘가속화 전략(ACCELERATE Strategy)’에 따라 2030년까지 유럽과 북미, 중국 시장 내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최소 7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형 전기차 출시를 통해 고객층을 더욱 넓히겠다는 포부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ZF, 콘티넨탈 등의 친환경 제품도 인상적이었다. ZF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은 6단 기어 하이브리드 변속기와 2025년 출시 예정인 지속 가능한 도어 패널을 선보였다. 친환경 부품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2% 감축하고 무게도 38%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부터 페트병을 재가공해 타이어를 생산하는 콘티넨탈은 플라스틱 페트병과 타이어를 나란히 전시했다. 

이와 함께 전시회에는 방문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풍성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총 116개의 콘퍼런스가 열렸고,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를 비롯해 500명의 연사가 참여했다. 또 전시장 밖에는 전기 자전거와 친환경 차량 체험 코스가 마련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동차 업계는 다가오는 탈탄소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화석연료 기반 차량의 생산 중단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 개발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IAA 모빌리티 2021'은 이 같은 움직임을 반영한 새로운 차량과 최신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선명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수소의 전체 가치 사슬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수소 사회' 조형물<br>(사진 = 현대자동차)
수소의 전체 가치 사슬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수소 사회' 조형물
(사진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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