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장기간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제품 가격 상승
- 국내 기업도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 잡기에 총력

일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시즌이 시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사진 = stockup)
일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시즌이 시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사진 = stockup)

전 세계 유통업체들이 일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시기가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연말까지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로 일년 중 가장 큰 폭의 세일시즌이 시작되면서 연말까지 활발한 소비의 흐름이 이어진다. 중남미 지역의 최대 유통시장이라 불리는 브라질의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사상 최대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의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은 높은데, 브라질 유통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과거처럼 많은 물건들을 한꺼번에 구매하지 않고,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등 구매 양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약국, 주유소, 동네 빵집까지 블랙 프라이데이 참여로 열기 '활활'

올해 브라질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26일이었지만, 브라질 가전업체 로자스 아메리카나스(Lojas Americanas), 카사스 바히아(Casas Bahia), 매거진 루이자(Magazine Luiza) 등은 이미 11월 초부터 각종 할인 행사를 벌이며 ‘이스껜따 블랙 프라이데이(Esquenta Black Friday)’를 벌였다. ‘이스껜따(Esquenta)’는 ‘워밍업’을 의미한다.

카사스 바히아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사진 = 카사스 바히아 홈페이지 캡처)
카사스 바히아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사진 = 카사스 바히아 홈페이지 캡처)

과거에는 주로 가전제품 업체들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참여했으나, 최근에는 약국, 주유소, 의류점, 펫숍, 동네 빵집에 이르기까지 소매영업을 하는 거의 모든 분야의 업체가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하고 있다.

가전 및 생활잡화 업체 Lojas Americanas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의미하는 ‘레드 프라이데이(Red Friday)’를 실시했다. 레드 프라이데이에는 판매되는 상품에 따라 최대 80%의 할인된 가격에 최대 50% 캐시백을 해주는 경우도 있어 할인폭이 크다. 할인폭으로만 따져봤을 때는 파격적인 세일이지만, 워낙 가격이 오른 탓도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가 부족한 상황인데다가 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부품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그 결과 브라질 가전제품 소비자 가격이 평균 3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기업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칠 듯

하지만 이 같은 기대와 달리, 브라질에서 두 자리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해 발생한 기업 수익이 기대치에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매출은 약 39억 3,000만 헤알(약 8,319억 원)이다. ‘상품 서비스 및 관광산업연맹(CNC)’에 따르면 이는 브라질에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된 2010년 이래 최고치인 동시에 전년 매출보다 3.8% 상승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소매 매출은 2020년 대비 약 6.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간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다양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상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과거 행사처럼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12개월간 브라질 인플레이션은 이미 10.67%에 도달하며 가전제품 가격도 높아졌다. 브라질 가전제품 소비자 가격은 평균 3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대폭의 할인 행사를 한다고 광고를 하지만, 소비자는 이 기간 구입한 제품의 가격이 정말로 할인된 가격인지,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 가격인지 등을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국내 가전전·유통업계, 블랙 프라이데이 마케팅 진행

그렇다면 2021년 블랙 프라이데이의 국내 유통업계 성적표는 어떨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가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부족, 물류난 등의 어려움은 있지만 블랙 프라이데이는 연말 대목에 놓칠 수 없는 행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본격적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열리기 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TV, 냉장고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TV 라인업 중 최고급 모델인 네오 QLED TV 8K 제품을 약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고, 냉장고를 비롯해 세탁기와 건조기 등 가전제품도 30% 할인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인 OLED TV를 최대 1,000달러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고, 모델과 크기에 따라 300~700달러 수준의 할인을 진행했다. 또한 LG전자는 글로벌 가전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연말까지 식기세척기, 건조기, 스타일러, 냉장고, 오븐 등 행사 상품을 4대 이상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0달러에 달하는 기프트카드를 제공한다.

실제 지난달 말 진행된 미국 최대 쇼핑 행사 '블랙프라이데이'에서 가전업계는 예년보다 할인폭을 줄인 바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부족, 물류난 등으로 인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데 제한이 생긴 탓이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최대 쇼핑행사로 자리 잡으면서 자사의 프로모션에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SSG닷컴은 ‘블랙 쓱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사진 = SSG닷컴)
SSG닷컴은 ‘블랙 쓱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사진 = SSG닷컴)

SSG닷컴은 지난달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수요 공략을 위해 ‘블랙 쓱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SSG닷컴은 명품, 패션, 뷰티, 리빙, 가전 등 10만여 개 상품을 준비했으며 100억 원 규모의 물량을 선보였다. 가전, 식품, 패션, 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선보였으며 해외직구 상품도 준비했다.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는 ‘2021 무신사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해 누적 판매액 1,232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작년 행사 대비 65% 증가했다. 11월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판매된 상품 수는 약 257만개를 넘어섰는데, 하루 평균 약 36 개, 시간당 1만 5,000개 이상, 1분마다 256개씩 팔린 셈이다.

한편, 국내 온라인몰 판매 실적에 따르면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는 패딩·재킷·부츠 등 방한용품과 분유·유모차 등 육아 제품, 커피 관련 제품들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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