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하려면 서울 가라?’ 이제는 옛말
2023년 지역 스타트업 엔젤투자허브 확대
각 지자체, 지역 스타트업 지원 물심양면

스타트업 육성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혼자서 기업을 스케일업하기란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가장 먼저 자금조달 문제가 그렇다. 각종 정부 규제나 구인 문제, 해외인증제도 획득의 어려움도 뒤따른다. 이러한 현실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는 정부기관 및 지자체의 제도가 필요하다. 나아가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K글로벌타임스>는 국내외 스타트업 육성 방안과 활성화 정책, 히든챔피언의 성공 비결 및 해외시장 진출 스타트업 성공 사례 및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에 대한 심층기획을 준비했다. 그 첫 번째는 정부기관의 스타트업 육성 사업 및 활성화다.

 

<스타트업 스케일업> 시리즈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그동안 스타트업에 유리한 생태계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었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기술 기반 창업기업의 62.5%가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37.5%가 비수도권에 자리를 잡았다. 더욱이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은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 예비유니콘의 87.7%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며, 아기유니콘도 88%가 수도권에 있다. 벤처캐피탈 역시 91.3%라는 높은 수치로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지역에서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스케일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역 경제의 위기로 이어짐이 자명하다.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각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2023년도 창업지원 예산안을 13조 5,619억 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 8월 31일에 열렸던 중기부의 ‘2023 예산안 브리핑’에서 조주현 차관은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중심의 창업 중심 대학과 지역 엔젤투자허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지자체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 스타트업, 지자체와의 협업으로 성장 가속화

2022년 중앙부처 및 지자체 창업지원 예산은 3조 6,669억 원이다. 2021년 1조 4,623억 원과 비교했을 때 약 2.5배에 달한다. 대상사업도 193개에서 378개로 늘었다. 지자체와 스타트업이 손잡고 협업하는 사례가 증가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올해의 경우, ▲서울 성동구·양천구-테이블매니저 ▲경기도 안양시-수퍼빈 ▲부산-스파크랩이 대표적이다.

AI 기반 데이터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이블매니저는 지난해 서울시 성동구 및 양천구청과 협약을 맺고 관내 소상공인들에게 6개월간 자사의 온라인 예약·수요 예측 시스템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테이블매니저의 통합 예약 시스템은 외식업체가 현재까지의 모든 예약 내역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용자 수를 예측해 최적의 매출을 낼 수 있는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할인 티켓을 발송해 소상공인의 수익 향상에 이바지한다.

친환경 스타트업 수퍼빈은 안양시와 손잡았다.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을 안양시에 50대 설치한 것. AI 재활용 로봇인 네프론은 사용자가 재활용 가능한 폐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자동으로 분류 및 회수한다. 선별된 순환자원은 전용 물류망을 거쳐 혼입·오염 없이 수거된 뒤 고부가가치의 대체 소재로 재탄생한다.

스타트 액셀러레이터 스파트랩은 지난해 부산시·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와 협업해 부산역에 스타트업 지원센터 ‘비-스타트업 센터’를 개소했다. 스파크랩은 이곳에서 차세대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 걸맞은 우수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액셀러리이팅 지원 서비스에 나선다.

 

◇ 창업 도시 글로벌 TOP 5로 향하는 서울

서울은 전 세계에서 창업하기 좋은 도시 글로벌 TOP 10에 드는 창업의 도시다. 그런 만큼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나 사업이 잘 마련되어 있다. 현재 서울시는 재단법인 서울산업진흥원과 함께 ‘스타트업플러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트업플러스는 서울의 창업 정보 대표 플랫폼으로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하는 스케일업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2030년까지 서울의 유니콘기업을 40개로 양성하겠다는 비전을 가슴에 품고 서울시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에 앞장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우수한 기술 스타트업에 주목해 베트남 진출 길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베트남 정부 및 대학과 공동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베트남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정도로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스타트업 시장으로 손꼽힌다. 올해 개관한 베트남 호치민 ‘테크트레이드센터’를 동남아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향후 5년간 150개 스타트업의 베트남 및 동남아 시장으로의 스타트업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나아가 베트남 NATEC과의 협력을 통해 하노이 등 2~3개 주요 도시에 서울창업허브 거점을 개설한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글로벌 TOP 5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9월 개최된 글로벌 스타트업 대축제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에서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대·중견 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및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서울형 창업성장 사다리 구축하고, 2030년까지 서울이 글로벌 Top 5 경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를 통한 민간주도형 창업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인천 IFEZ[ 전경. 사진: ifez journal]
인천 IFEZ 전경. [사진: ifez journal]

◇ 글로벌 스타트업 및 창업 생태계 견인할 인천·경기도

인천은 지난 10월 열린 ‘2022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스마트시티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캐나다 퀘벡주 간 스타트업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혁신기술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협업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특히 IFEZ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개방형 혁신 거점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스타트업 성장 단계에 따른 스타트업 업무 공간 확충과 핵심 전략산업을 기반으로 실증자원 확대, 투자펀드 조성 및 지원 등 인천 지역 스타트업 지원에 전투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경기도는 스타트업의 혁신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스타트업 지원에 682억 원을 2023년 예산으로 책정했다. 또한 판교테크노밸리 등을 중심으로 전국 약 25% 이상의 스타트업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만큼 국내 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주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도영 경기도 경제기획관은 ‘2020 경기도형 K-스타트업 지원전략’에서 ▲창업 단계별 균형 성장 ▲민간 주도 혁신 성장 ▲창업 정보 및 자원의 융합 등 3대 분야 지원 전략을 발표했으며, 그동안 예비·초기 단계 스타트업 지원에 집중하던 제도를 성장·자금회수, 기술이전 등의 분야까지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경기스타트업 공정M&A’를 발족했다. 

 

◇ 지역 특성 맞춤화 지원으로 지방 유니콘기업 기대

충청도는 대한민국 실리콘밸리 ‘천안그린스타트업타운’을 설립해 그린 지속 성장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 목표는 유니콘기업 2개·예비유니콘기업 20개 육성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움직임에 친환경 모빌리티와 미래 정밀의료 분야를 주력 산업으로 하여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우수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약 100억 원 규모의 천안창업펀드를 조성하여 결성액의 70% 이상을 천안시 스타트업의 발굴·육성을 위해 투자한다. 향후에는 창업투자회사를 설립·운영해 뛰어난 기술과 창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데스벨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지역 스타트업의 투자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라도는 올해 말까지 성장 가능이 높은 지역 스타트업의 투자 지원을 위한 ‘전남창업투자포럼’ 참여 기업을 모집 중이다. 투자 지원 외에도 IR 멘토링, IR 자료 제작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는 전라도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나아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한·베 B2C 메가트렌드 박람회(MEGA-US EXHIBITION 2022)’ 사전 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이번 기회로 전북창업경제혁신센터가 지역 스타트업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상북도는 ‘경북 스타트업 활성화 생태계 조성방안 연구’를 통해 경북 지역 스타트업 지원 정책 발전 방향을 설정했다. 골자는 다음과 같다. ▲민간자본 유치 가능 환경 조성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의 질적 성장 및 연계 ▲스타트업 도시 출발점인 대학 및 교수 참여 활성화 ▲특정 도시의 자원을 적극적 활용해 스타트업 유인이다. 경남도 지역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중기부에 신규사업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건의한 주요 내용은 ▲글로벌 제조 창업 축제 경남 개최 지원 ▲경남전략산업 특화 창업 허브 조성 ▲서부권 그린스타트업 타운 유치 ▲동부권 청년 창업아카데미 조성 지원 ▲미래선도 신산업분야 기술창업 패키지 지원 ▲한국모태펀드 지방투자 계정 및 가점 확대 등이다. 창업 생태계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열악한 조건이나 경남의 누적·특화된 제조산업에 스타트업의 혁신 DNA를 결합시켜 경남을 글로벌 제조창업의 메카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지역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위해 지자체마다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특화’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사실이다. 인천은 4차 산업의 중심 도시인 만큼 혁신기술 스타트업을 위주로 하며 경상도의 경우, 포항, 구미 등의 지역에서 제조산업이 강세인 만큼 제조 관련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육성할 계획이다. 

‘기업을 하려면 서울에 가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지방에서도 스타트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다. 지역 기반의 유니콘기업 탄생이 머지않았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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