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해외 진출의 시대, 그러나 애로사항 많아
악조건 속에서도 해외로의 도전하는 스타트업의 시크릿 역량
지속 가능한 성장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야 창업 생태계가 바뀐다

이제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시대다. 이 명제는 앞으로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만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 물론 이 이유만으로 해외 진출의 당위성을 설명할 수 없다. 현재에 머물러 있는 기업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기업을 스케일업하고, 기반을 더욱 건실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해외로 진출한 스타트업의 성공전략을 들어본다.

 

<해외진출 전략> 시리즈

[사진 출처: 픽사베이]
[사진 출처: 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벤처기업협회와 코트라가 공동으로 실시한 벤처·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지 바이어 발굴, 진출국 시장 정보 부족, 현지 인허가와 물류 관련 어려움을 고충으로 꼽았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스타트업들이 있다.

 

◇ 해외에서도 ‘당근이세요?’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5년 처음 출시된 당근마켓은 전국구가 아닌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라는 차별화로 국내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후 동네 커뮤니티 기능을 갖춘 사용자 간 지역 친화 전략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2019년 ‘캐롯(KARROT)’이란 이름으로 영국 시장으로 진격한 당근마켓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시장 돌격에 적신호가 켜진 듯 보였다. 당시 3개국 진출을 목표로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침착하게 이 상황을 돌파했다. 국내 및 영국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분석해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당근마켓은 이를 공략하는 쪽으로 치밀하게 전략을 짰다. 그야말로 ‘인내심’과 ‘빅데이터’ 가 안겨준 승리였다.

[사진 출처: 당근마켓 페이스북]
[사진 출처: 당근마켓 페이스북]

현재 당근마켓은 영국, 캐나다, 미국, 일본 등 4개국 440여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의 토론토의 경우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월간 이용자 수(MAU)가 20배 증가하면서 축배를 들었다.

당근마켓의 성공은 ‘이유 있는’ 성공이다. 단순 중고거래 외에도 동네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출시해 사용자들의 환호를 샀다 농·수산물 및 부동산 직거래 및 구인구직이 당근마켓으로 가능해졌으며 동네 진짜 맛집이 어디인지도 주민들의 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모로 가도 서울’이라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다. 모로 가도 ‘내 주변’이다.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당근마켓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했고, 그 결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장의 쾌속 가도를 달리게 되었다.

 

◇ 시장의 사각지대 발굴… 숨은 니즈를 찾는다

최근 해외 송금 등 외환 전문 스타트업 센트비가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에 설립된 센트비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송금, 간편 절차 등으로 기존의 외화 송금 및 결제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해 국내 시장에 나섰다. 그들의 주사용자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였다. 해외 송금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시장의 문제점을 통찰한 센트비의 예리함이 한몫했다.

현재 센트비의 글로벌 파트너사는 80여 개사로, 송금이 가능한 국가는 50여 개국에 이른다. 센트비가 이토록 빠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파트너사는 물론 ‘기술력’도 뒷받침한다. 자체 개발한 ‘자동 외환 헷징 시스템(AHS)’를 통해 외환 리스크를 최소화함으로써 보다 낮은 수수료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이에 한국 해외 송금 애플리케이션 최초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쾌거를 얻었다. 여기에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무턱대고 국내의 성과에 힘입어 진출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센트비는 베타 서비스를 선행해 해외 송금 이용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했고,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시장 진출에 확고한 믿음을 얻었다. 센트비는 향후 더 많은 해외에 진출한 계획을 밝히며 신규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 센트비 홈페이지]
[사진 출처: 센트비 홈페이지]

 

◇ 해외 진출이 오히려 성장 밑거름 돼

1,700만 글로벌 고객의 잠금화면을 바꾼 모바일 광고 플랫폼 버즈빌도 순조롭게 해외 시장의 문을 여는 중이다. 버즈빌이 국내 시장에 문을 두드릴 당시, 국내 리워드 광고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었다. 시장을 선점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인내심’과 ‘통찰’이 빛을 발했다. 버즈빌은 국내 리워드 광고 업체들이 게임 다운로드와 클릭 등 액션 베이스 광고로 매출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았고, 빈틈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번뜩이며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것이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광고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일종의 옥외광고판 같은 아이디어였다.

버즈빌은 미국, 대만, 일본 등 3개국에 버즈빌 지사 및 법인을 설립했고, 말풍선 형식의 광고 인벤토리 팝(Pop) 서비스를 개발하며 차별화된 마케팅 솔루션을 내놓았다. 또한 한발 앞서 사용자에게 유의미한 리워드 광고를 노출하는 시스템과 마케터가 광고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부정 사용자를 분별하는 시스템 등을 연이어 제공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집중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버즈빌 홈페이지]
[사진 출처: 버즈빌 홈페이지]

물론 해외 진출에 애로사항이 따랐던 건 사실이다. 2018년 당시 버즈빌 권오수 이사는 한 강연에서 “일본에 진출하고 보니 새로운 화두가 생겼다”며 “한국에서 겪지 않던 문제를 일본에서 겪을 수 있었고, 그제야 우리의 문제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역경을 겪었기에 그 역경을 헤쳐 나가는 지혜를 얻어 새로운 서비스들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야 한다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상당수는 해외 시장 진출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창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나왔다. 진출 희망 국가는 미국(39.0%), 동남아시아(25.6%), 일본(9.1%), 중국(7.9%)의 순이었다. 해외 시장 진출에 고려할 때 준비 요소도 현지 시장조사&정보 파악(32.9%), 유통망/판로(16.8%), 네트워크(14.1), 자금지원(11.4)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1']
[사진 출처: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1']

하지만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에 망설이는 까닭은 ‘창업-성장-회수-재투자’라는 스타트업 선순환 구조에서 국내 규제에 묶여 ‘창업-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혁신 비즈니스 관점의 네거티브 규제 전환 확대는 물론이거니와 ‘소통 채널 일원화’도 주목할 만하다. 양보다 질이라는 뜻이다.

[사진 출처: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2']
[사진 출처: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2']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대관 인력도 충분치 않은데 여기저기 불려 다니다 사업 개시가 늦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라고 답변했다. 공무원의 순환보직에 따라 담당자가 과제 추진 중간에 교체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스타트업의 몫이 된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해외 진출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있다. 당근마켓이 그러했고, 센트비와 버즈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해외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했으며,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레드오션 시장도 기회가 있다. 환경을 탓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이는 사람에게도,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지속 가능한 사업 활동을 위해서는 국내를 넘어 해외를 바라보아야 한다. 움직이는 이들이 있어야 규제가 바뀌고, 창업 생태계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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