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소수만 누리는 문화 아니야... 글로벌 대중문화로 우뚝 선 K-웹툰
국내 웹툰 플랫폼사, K-웹툰 인기에 현지 공략 전략 가슴에 품고 해외 진출 가속화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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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글로벌타임스] 대표적인 스낵 컬처(Snack Culture)인 웹툰. 이 웹툰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스마트폰 등장, 5G 도입 등으로 변두리 문화에서 대중문화로 자리를 잡더니, 이제는 웹툰 플랫폼이 해외 진출까지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웹툰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현지화’와 ‘K-콘텐츠’ 전략으로 미국, 동남아,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웹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22년 기준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7조 원이며, 그 잠재력은 100조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OTT 플랫폼 활성화로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등이 세계 각지에서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파급력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각 플랫폼의 해외 진출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역수출한 NHN코미코

웹툰 플랫폼의 해외 진출 스타트라인을 끊은 건 코미코의 ‘NHN’인다. 2013년 10월 일본법인인 NHN재팬의 자회사 NHN코미코를 통해 일본 현지에 웹툰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전략은 스마트폰에 맞춘 ‘세로 스크롤’. 이는 일본에 혁신적인 서비스가 되어 많은 구독자를 이끌어 모았다.

사실 코미코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일본법인 NHN코미코가 개발한 웹툰 플랫폼이다. 이들은 역으로 한국으로 진출해 네이버나 다음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웹툰 콘텐츠로 웹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사진 출처: 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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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교에 위치한 NHN 본사는 ‘코미코’와 글로벌 플랫폼 ‘포켓코믹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에서는 ‘코미코’를 영어권, 중국어권(번체), 프랑스어권에서는 ‘포켓코믹스’를 서비스해 현지화에 맞섰다. NHN 관계자는 “코미코가 북미·프랑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4,6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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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K글로벌타임스

◇ 우리나라 최대 웹툰 플랫폼 네이버웹툰,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안착

무엇보다도 한국 웹툰을 글로벌 시장에 알린 건 네이버웹툰이라는 평이다. 해외에서 웹툰이 낯설던 2014년 7월 네이버웹툰은 영어로 서비스하는 ‘라인웹툰’을 론칭했다. 그 뒤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활성이융자수(MAU) 8,200만 명을 기록했으며, 이 중 북미 이용자는 1,400만 명 이상이다. 사용자의 70%는 Z세대로, 미래 수요층도 꾸준할 전망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웹툰
사진 출처: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은 현지 작가 및 IP 발굴 등 웹툰의 현지 생태계 조성에 힘써왔다. 각국의 이용자 문화 차이를 현지 웹툰 작가 양성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우니라나와 동일하게 아마추어 작가가 독자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도전만화’ 시스템을 해외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도전만화의 경우 아마추어 작가가 우수 작품을 통해 정식 연재로 승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동남아·서양권에서 ‘캔버스’, 일본에서 ‘인디즈’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왓패드 등 미국 정식 연재 작가 50% 이상, 태국·인도네시아는 약 70%가 캔버스를 통해 데뷔했다. 데뷔한 작가는 네이버웹툰 작가로 이름을 올려 각국의 맞춤형 웹툰을 제작하며, 아마추어 작가를 포함해 140만여 작품으로 현지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그 결과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진출 8년 만에 전 세계에서 8,200만 명이 이용하는 글로벌 웹툰 1위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현재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82만 명, 작품 수는 140만 개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웹툰 독자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작가까지 보유한 플랫폼이 된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웹툰(WEBTOON)’이라는 이름으로, 동남아와 일본에서는 ‘라인웹툰’과 ‘라인망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나운아 유럽/동남아시아 담당자는 'K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에서 1위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K-웹툰에 대한 수요가 좋다. 비교적 최근 진출한 독이이나 프랑스도 반응이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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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코리아’ 아래...K-콘텐츠를 전 세계에 알리는 카카오웹툰

웹툰 플랫폼에 ‘카카오웹툰’이 빠질 수 없다. 카카오는 ‘비욘드코리아’라는 대전제하에 글로벌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일본을 거점으로 해서 카카오 영토를 세계로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 그간 개별 전략 아래 해외 시장을 공략했던 카카오는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공략법을 틀었다. 만화의 나라 일본의 경우, 후발주자였던 카카오픽코마가 네이버와 현지 경쟁사들을 모두 제치고 매년 매출을 2배 이상 증가시키면서 왕좌에 앉은 나라다.

사진 출처: 카카오웹툰
사진 출처: 카카오웹툰

카카오는 현재 북미와 아세안 국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인도네이사아 태국 등에 이어 웹툰 시장 성장의 전망이 뚜렷해, 더욱 힘을 쏟을 예정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12월 인도네이사 대표 웹툰 서비스 업체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한 뒤 2020년 1월부터 나오바자르의 현지 웹툰 서비스인 ‘웹코믹스’를 ‘카카오페이지 인도네시아’ 리브랜딩해 런칭했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기업 인수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카카오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마스미디어’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를 인수했다. 타파스미디어는 2020년 말 기준 월 이용자 수 300만 명을 보유한 북미 최고의 웹툰 플랫폼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이용자들의 달라진 콘텐츠 이용 환경과 패턴을 분석한 후, 만화 앱에서 부담 없이 웹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화 1권을 에피소드에 따라 ‘1화’, ‘2화’ 등으로 나눠 제공하는 방식을 고안하고 있으며, 여기에 기다리면 0엔‘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한 광고 없이 웹툰 자체로 승부하는 방식으로 구독자, 작가로부터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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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웹소설까지... 해외 진출 K-콘텐츠는 무수히 많아

리디, 탑코 등 국내 웹툰 플랫폼사들도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리디는 2020년 11월 북미 시장에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Manta)’를 출시했다. 만타는 리디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월 정액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구매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을 돌파했으며, 북미 시장을 필두로 아시아, 유럽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또한 현지 글로벌 팬들과의 소통도 리디의 한 전략이다. 지난해 7월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센디에이고 코믹콘’에 참여해 만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로맨스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의 오리지널 단독 부스를 운영했다.

탑툰은 작년 7월 글로벌 사이트 ‘탑툰 플러스’를 미국에 론칭했다. 영문 웹툰 서비스를 정식 제공하고 있으며, 오픈 푸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향후 자체 플랫폼 오픈 국가를 추가하고 자체 콘텐츠를 확장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웹툰·웹소설 플랫폼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웹툰·웹소설 플랫폼 스튜디오인 키다리스튜디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17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했다. 동년 대비 무려 65%, 290% 성장률이다. 웹툰 공급 플랫폼 ‘봄툰’, ‘레진코믹스’, ‘텔리툰’ 등을 운영해 각사에 웹툰과 웹소설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1차적으로 인기가 있을 경우 카카오웹툰, 네이버 웹툰 등 포털에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한다.

사진 출처: 아시아경제 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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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스튜디오는 유럽연합(EU) 1위 웹툰 플랫폼인 델리툰(DELITOON) SAS를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자체 IP 작품을 프랑스와 독일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최근 EU에서도 웹툰이 큰 인기를 끌면서 키다리스튜디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 웹툰 플랫폼에 자체 웹툰을 공급하는 웹툰 에이전시 주목

사진 출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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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아도 웹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바로 웹툰 콘텐츠를 플랫폼마다 공급하는 웹툰 에이전시다. 웹툰 제작사업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는 악어스튜디오는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을 비롯해 탑툰 등 국내 유수의 웹툰 플랫폼에 자체 제작 웹툰을 공급하고 있으며, 웹툰 제작 외에도 웹소설 기반 웹툰 제작, 웹툰 작가 서포팅, 브랜드 웹툰 제작, 국내외 유명 작품 현지와 편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리디북스, 미스터블루 등에 웹툰을 공급하고 있는 와이랩도 있다. 김풍, 심윤수 작가의 ‘찌질의 역사’, 윤인완, 양경일 작가의 ‘아일랜드’, 채용택, 김재한 작가의 ‘부활남’이 와이랩에 속해 있으며, 기획부터 개발, 제작, 연재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한다.

글로벌 웹툰 시대다. 콘텐츠는 파워가 막강하고, 그 영향력 역시 지대하다. 우리나라에서 구축한 웹툰 생태계가 이제 일본을 넘어 미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2차 창작물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그 기세 또한 무섭다. 웹툰은 더 이상 소수만 즐기는 문화가 아니다. 삶의 유흥거리를 찾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웹툰을 보는 직장인들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웹툰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많다. 시장 잠재력만 100조 원으로 평가받는 웹툰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하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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