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IoT 접목하는 발상으로 세계 농업시장 견인
부동산 시장서 실패한 아픔 딛고 빈틈 찾아 해외진출 성공한 스타트업
‘현관문=열쇠’ 현지인들 상식 뒤엎고 스마트도어락으로 해외시장 공략

이제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시대다. 이 명제는 앞으로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만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 물론 이 이유만으로 해외 진출의 당위성을 설명할 수 없다. 현재에 머물러 있는 기업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기업을 스케일업하고, 기반을 더욱 건실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해외로 진출한 스타트업의 성공전략을 들어본다.

 

<해외진출 전략> 시리즈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인종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며, 문화가 다른 해외시장으로의 스타트업 진출은 큰 도전이다. 시장의 진입장벽은 한없이 높아 보일 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과의 연계도 쉽지 않다. 그러나 망망대해를 떠도는 것처럼 막막한 해외진출에도 길은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장애요소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K글로벌타임스의 심층 기획기사 ‘해외진출 전략 ①’에서 해외진출 스타트업의 시크릿 역량을 알아보았다면, 이번 기사를 통해 해외시장의 패러다임을 뒤엎어 그 이름을 알린 스타트업 해외진출 전략을 알아본다.

 

◇ ‘농업은 사업이 안 된다’는 상식 비틀다

‘농업’이라고 하면 농업강국 미국이나 호주, 중국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또한 4차 산업시대에서 농업은 다소 뒤떨어진 시장이라 생각할 수 있다. 아무리 한국인이 ‘밥의 민족’이라고 하지만, 국내 농업 기술로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기업은 없을 것으로 여기는 국민이 대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이 패러다임을 무너뜨린 스타트업이 있다. 농업 분야에 IoT를 연결한 데이터 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다.

그린랩스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2017년 설립되어 올해로 5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 성장 속도는 괄목할 정도로 놀랍다.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농업 환경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출시한 그린랩스는 2019년 국내 기업 처음으로 베트남 스마트팜 시장에 진격했다. 이후 2020년 농업 데이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팜모닝’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7월 팜모닝의 일본 버전 ‘팜나비’를 런칭해 일본 농업시장의 문을 성공적으로 두드렸다.

그린랩스의 '팜모닝' [사진: 그립랩스 팜모닝 홈페이지]
그린랩스의 '팜모닝' [사진: 그립랩스 팜모닝 홈페이지]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 역시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12월 중국 농업기업 선라이농업과 ‘한중 스마트팜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 중국 최대 농경지이지만 겨울에 영하 20~30도 이하로 떨어진다는 고질적 문제점을 앓고 있는 흑룍강성에 위치한 선라인농업은 스마트팜에 관심이 높았고, 이는 그린랩스에 기회였다. 그린랩스는 선라인농업의 스마트팜 네트워크부터 유통관리까지 원스톱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초에는 1,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는 미국 블루런벤처스의 아시아 투자 플랫폼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리드 투자사로 참여했다. 그린랩스의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알아본 것이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농·축산업 분야의 ESG 확산을 주도하고자 글로벌 사료기업 카길애그리퓨리나와 ‘저메탄 사료 개발 및 유통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어 사업 영역 확장도 순조롭게 이끌었다.


◇ 실패에도 성장의 기회는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나 다방처럼, 주택이나 아파트 등의 주거용 부동산으로 시작한 알스퀘어. 그러나 시장에서 특별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설립 3년 만인 2012년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업은 침체 상태였다. 이때 알스퀘어를 단 돈 100만 원에 인수한 뒤 회사의 사업 방향성을 틀어 국내 최대 부동산 스타트업으로 일군 이가 있다. 알스퀘어의 이용균 대표다. 그가 주목한 곳은 ‘사무용 부동산’이었다. 이후 네이버, 카카오, 패스트파이브, 왓챠, 배달의민족 등 국내 우수한 IT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하며 승승장구했다.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알스퀘어는 베트남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호찌민과 하노이 등 베트남 대도시에 인력을 파견하여 오피스, 공단,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을 전수 조사해 1만 건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베트남 시장조사와 전략까지 준비를 마친 알스퀘어는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지 기업은 물론 일본, 중국, 스웨덴 등 글로벌 기업을 베트남 고객사로 만들었다.

물론 알스퀘어의 행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 타깃으로 싱가포르를 겨냥한 것이다. 국내와 베트남에서의 성공 경험을 밑바탕으로 지난 6월 핵심 업무지구와 상업, 공업지 등 싱가포르의 전역을 전수 조사해 6만 5천 건 이상의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완료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싱가포르 내 상업용 부동산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나아가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6개국으로 확장해 ‘아시아 상업용 부동산 원스톱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알스퀘어의 성장 궤도[사진: 알스퀘어]
알스퀘어의 성장 궤도[사진: 알스퀘어]

알스퀘어 이존우 대표는 ‘K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법인을 설립해서 사업 중인 단계다. 향후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도 진출하기 위해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있다”며 계획에 대해 밝혔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GDP 성장률이 높은 만큼 기대감이 크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미국,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체계적으로 잡혀 있지 않아 투명한 정보 제공 등의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지인들의 패러다임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돌파

일본을 비롯한 유럽 등 해외로 나가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들어온다. 스마트도어락이 보편화된 국내와 달리 현관문을 아날로그 방식인 열쇠로 관리한다는 사실이다. 보완의 허술함은 물론이거니와 열쇠를 분실했을 시 겪을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현지인에게 있어 이는 일상이었고, ‘현관문=열쇠’는 일종의 패러다임이었다. 2018년 설립된 스마트도어락 개발 및 제조 기업 참깨스마트는 자체 브랜드 ‘키위(KETWE)’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참깨연구소 '키위' 중 국내외 겸용 제품 Bekzod Lock[사진: 참깨연구소]
참깨연구소 '키위' 중 국내외 겸용 제품 Bekzod Lock[사진: 참깨연구소]

국내의 스마트도어락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그만큼 수많은 기업이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해외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참깨연구소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바로 ‘안전’과 ‘보안’이다. 특히 일회성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OTP와 지문 도용 방지 기술을 스마트도어락에 적용해 미국을 비롯한 일본, 홍콩, 싱가포르, 러시아, 베트남, 태국 등 25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각 나라별 특성에 맞춰 제품을 리뉴얼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현관문=열쇠’가 상식이던 현지 시장의 생각을 반전시킨 것이다.

참깨연구소의 행보는 계속되었다. 지난 3월 블록체인과 NFT(Non-fungible token) 기술을 접목해 보완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킨 디지털 키 플랫폼 ‘키링’을 선보인 것이다. 국내에서 키링 론칭 5개월 만에 사용자 8만 세대를 돌파하는 등 긍정적 반응을 얻은 참깨연구소는 키링의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지난 8월 일본에도 키링을 출시했으며,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F10’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2020년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참깨연구소의 해외진출은 성공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고요한 바다는 훌륭한 항해사를 키우지 못한다. 해외시장 진출도 이와 같다. 거센 파도와 바닷바람이 무서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은커녕 존폐의 위기를 걷게 될 것이다. 해외시장의 굳센 패러다임에 굴하지 않고 거친 바다를 순조롭게 항해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미래가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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