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설비 없이도 고급 생선회 유통 가능
브랜드로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선정
해외수출 겨냥해 창업...콜드체인으로 성장 목표

[K글로벌타임스] 생선회는 어떤 식품 보다도 유통 관리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났다. 애써 관리하더라도 변질 되기 쉽고,  운송 중에 과숙성 등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도 금새 사라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장인도 울고 갈 정도로 관리가 어려운 생선회 유통 분야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어 이목을 끈다. 수산물 콜드체인(냉동 유통)을 목표로 한 스타트업인 '꼬도의부엌'은 막대한 자본이 수반되는 냉동 유통 인프라 없이도 질좋은 생선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꼬도의부엌은 세계인들이 싱싱한 생선회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임성주 꼬도의부엌 대표 [사진=꼬또의부엌]
임성주 꼬도의부엌 대표 [사진=꼬도의부엌]

 

생선회 변질 최소화하는 유통 솔루션 내놔

꼬도의부엌을 운영하는 임성주(림꼬도) 대표는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생선회 유통의 변화를 위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냉장 숙성회와 차이가 없는 빙결(냉동) 숙성회 및 빙결 숙성육, 그리고 밀키트류의 레디밀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인 횟감 외에 금태, 생고등어 등의 횟감을 빙결해 판매하고 있으며, 필렛 형태, 혹은 원물 형태로 모두 가공이 가능해 여러 용도에 맞춰 다양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꼬도의부엌은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꼬도의부엌에서 공급하는 제품은 여러 방면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숙성회를 만들고, 숙성회를 오래 섭취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것은 내로라하는 장인들도 쉽지가 않다. 이를테면 '참돔'의 경우 숙성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가게에서 조차 하루가 지나면 먹기 힘들다고 할 만큼 금새 변질되기 일쑤이다. '초절임고등어'의 경우 급속 냉동을 해도 살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을 피하기 불가능하다는 맹점이 있다. 

꼬도의부엌은 냉장 상태에서도 7~8일 이상 식감을 거의 유지할 수 있는 전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빙결(냉동) 후 해동을 해도 일반 업장에서 하루 지난 참돔보다 나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초절임고등어 또한 생물 상태와 동일한 색상 특히 생물 상태의 고등어보다 촘촘한 밀도로 더 나은 식감을 선사한다. 

이 뿐만 아니라 잘게 보관된 냉동회는 업장에서 활용할 때에도 여러모로 이점이 크다. 영세한 '이자카야' 같은 업장에서 생선을 잘 다루는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특히 '좋은 생선=큰 생선'이라는 것이 전언인 만큼, 판매량이 적은 가게에서 좋은 큰 생선을 구하면 로스율을 감당하기 버거울 수밖에 없다.

꼬도의부엌 제품은 큰 생선을 소분, 빙결해 필요시 적은 양을 해동해 사용하면 로스율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선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도 좋은 품질의 생선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수출할 때도 꼬도의부엌의 방식이 최고의 솔루션으로 돋보인다. 현재 선어 수출은 수출부터 수입국 통관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이에 과숙성으로 인해 품질의 저하가 상당한 데, 꼬도의부엌 제품의 경우 수입국에서 선호하는 저렴한 비용으로 해상운송이 가능할 뿐 아니라 냉동으로 인한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빙결회 사진 [사진=꼬도의부엌]
빙결회 사진 [사진=꼬도의부엌]

  

헝그리정신이 가능케 한 창업

임성주 꼬도의부엌 대표는 창업에 나설 수 있었던 열정의 동력이 헝그리정신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10여년 전 가족의 연대보증을 잘못 서면서 모든 재산을 날린 뼈아픈 시련을 겪었다. 하루하루 벌어서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다보니 어떻게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임 대표는 "내리막 길에서 돌이 굴러오니 죽지 않기 위해 계속 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어지간한 멘탈이었다면 이미 주저 않고 말았을 테다. 하지만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그는 구상한 시나리오를 곧바로 실행에 옮기며 생존하고 성장해 왔다. 

동네 지하상가의 작은 푸드코트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소상공인 수준은 넘어섰다. 임 대표는 생존과 수익화에 초점을 맞춰 자영업자로서의 삶을 사는 것은 가능했지만 사업으로의 확장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이에 그는 올해부터는 브랜딩과 마케팅과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임 대표는 숙성에 대한 노하우가 주 특기라고 자신했다. 고가의 장비로도 유지하기 어려운 생선 고유의 특성들이 빙결 후에도 사라지지 않도록 처리 과정에 특별한 전문성이 수반돼야 한다. 

자체 제작한 밀키트, 북해도 스프카레 [사진=꼬도의부엌]
자체 제작한 밀키트, 북해도 스프카레 [사진=꼬도의부엌]

 

안전한 냉동회 수출 솔루션 제공

꼬도의부엌은 내수가 아닌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KOTRA의 수출지원사업에 선정 돼 자문을 받고 있는 중이다. 미국 등에서 샘플을 요청하고 있으며, 실제 HACCP 및 FDA 인증 등 필요 인증 획득이 진행된다면 선진국 등을 위시로 수출 조건이 까다로운 수산물 해외유통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임 대표는 "브랜딩을 진행하며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투자 유치 등에 주력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 진다면 K-FISH 지원 사업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일정 규모 이상이 필요한 제조 스타트업의 한계로 내수 시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꼬또의부엌 주력 제품은 빙결회이다. 현재 빙결회만 주로 판매하고 있지만 곧 숙성육 및 반조리 스테이크 등을 빙결육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예정이다. 누구나 편하게 파인다이닝 수준의 스테이크를 쉽게 구울 수 있는 제품들이며, 이 외에 밀키트 형태의 레디밀로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제품들을 양산중이다. 현재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선정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임 대표는 "인건비 문제와 구인 문제 등으로 소자본 창업에 고민인 분들이 재고 걱정 없이 횟감을 판매할 수 있는 사업이다"며 "8평 내외의 규모로 운영이 가능하며 특히 고급 어종을 구하기 힘든 내륙이나 지방권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횟감을 수출 및 해외의 좋은 생선을 횟감으로 가공해 국내에 들여오는 것, 그리고 빙결 기술을 사용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무인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글로벌타임스 최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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