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친화적인 천연 유래 바이오잉크로 3D 프린팅한 해양 먹거리
중금속, 방사수 등으로부터 안전한 배양 생선(인공 생선), 앞으로 그 가치 인정받을 것
실제 생선과 모양부터 식감까지 비슷해 각종 음식 활용도 높아

최근 들어 해양 산업이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중립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수산을 포함한 해양 관련 스타트업은 해외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모두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중의 편견을 깨고 기술개발을 통해 친환경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 바다를 누빌 준비를 마쳤다.

 

<大해양시대> 시리즈

④ 더피쉬, “무수동면유도기술로 미국까지 활어 유통 가능”

[K글로벌타임스] 어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최근 들어 하는 말이 있다.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해빙과 해수의 열팽창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인류가 버린 각종 쓰레기도 여기에 한몫한다.

인공육(대체육)이 개발되면서 점차 상업화를 띠기 시작하고 있는 반면, 인공 수산물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양식’도 아닌 ‘인공’ 수산물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오르는 이들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오밥헬스케어(대표 전호준)는 인공 수산물로 지구환경에 기여하면서 인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자 한다. 거쳐야 할 난관이 많지만, 세상의 혁신은 언제나 역경이 따르는 법이다.

 

3D 프린터로 만든 배양 생선, 실제 생선과 맛 똑같을까?

바오밥헬스케어 전호준 대표 [사진=바오밥헬스케어]
바오밥헬스케어 전호준 대표 [사진=바오밥헬스케어]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2022 해양수산 창업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이 콘테스트에서 사업화 부문 대상을 받은 스타트업은 바로 바오밥헬스케어다. 인공 생선, 즉 배양 생선 생산 기술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배양 생선은 무엇일까? 현재 각광받고 있는 대체육은 육류 대신 버섯이나 두부로 대체한다지만, 생선은 무엇으로 대체하는 것일까?

이론은 다음과 같다. 천연 유래 바이오 잉크를 이용해 3D 프린터로 생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천연 유래 바이오 잉크는 세포 친화적이다. 바오밥헬스케어는 이 사실에 주목했다. 그렇다고 해도 진짜 생선살과 맛이 같은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에 바오밥헬스케어는 “실제 모양이나 식감이 거의 흡사하다”고 답한다. 바오밥헬스케어에서 배양한 광어 세포와 콜라겐으로 인공 생선살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생선의 근육 조직을 비롯한 뼈와 살이 갈라지는 패턴까지 살려 실제 생선과 비슷하다.

 

해양 오염에서 ‘안전한’ 수산물 찾기

환경오염 및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는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수산 생태계의 혼란뿐만 아니라 중금속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금속의 경우, 인체에 흡수되면 체내 단백질과 결합해 변형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킨다. 기형아 출산 및 신생아 건강질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본의 방사수 바다 방류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면서 수산물에 대한 전 세계인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 바오밥헬스케어의 배양 생선은 하나의 대안이 된다. 중금속 등 환경오염 물질에 대한 중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모양과 식감도 비슷하니 대중화의 길이 머지않아 보인다.

슈퍼스타트 데이 2022에서 선보인 배양 생선으로 만든 인공 초밥 [사진=바오밥헬스케어]
슈퍼스타트 데이 2022에서 선보인 배양 생선으로 만든 인공 초밥 [사진=바오밥헬스케어]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지난해 10월 LG가 지원 및 육성하는 스타트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슈퍼스타트 데이 2022’ 행사에 바오밥헬스케어의 배양 생선으로 만든 인공 생선살 초밥이 전시된 것이다.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순식간이었다.

또한 바오밥헬스케어는 본래 3D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한 조직재생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를 통해 인공 혈관 및 인공 피부 등 인체 이식제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던 중 천연 유래 바이오 잉크에 주목하게 되었고, 이와 관련한 SCI급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체 이식제 개발만으로는 사업성이 부족했다. 그러던 중 배양육 시장 전망에 대한 기사를 접했고, 불현듯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천연 유래 바이오 잉크로 만드는 인공 생선이었다.

 

광어, 연어뿐만 아니라 조개까지 3D 프린터로 만든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커니에 따르면 2040년 글로벌 육류 소비 시장에서 배양육과 식물성 고기가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식주의자가 증가하는 추세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인한 다양한 문제로 인공 생선을 찾는 이들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2022 해양수산 창업 콘테스트’ 사업화 부문 대상을 받은 바오밥헬스케어 [사진=바오밥헬스케어]
‘2022 해양수산 창업 콘테스트’ 사업화 부문 대상을 받은 바오밥헬스케어 [사진=바오밥헬스케어]

전호준 대표는 “현재도 식량 자급률이 낮은 국가들 중심으로 연락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안전한 해양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그야말로 ‘잿팟’이다.

바오밥헬스케어는 광어, 연어, 우럭, 장어 등 생선류 외에도 갑각류와 어패류 등 다양한 수산물의 ‘살’을 재현하는 데 한창이다. 이제 우리의 식탁에 대체육뿐만 아니라 인공 생선 및 인공 조개 등이 올라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대중들의 인식 속에 인공 생선이라는 단어가 아직 뿌리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량생산 문제도 중대한 고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오밥헬스케어의 전망은 밝다.

 

배양 생선, 대량생산 해결되면 큰 혁명 일어날 것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와 MOU 체결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바오밥헬스케어]<br>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와 MOU 체결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바오밥헬스케어]

지난 3월 바오밥헬스케어가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가 배양수산물 전용 배양배지 개발 업무협약(MOU) 및 NDA를 체결한 것이다.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8위 규모의 세포 배양배지 생산 능력을 갖춘 기업으로, 올해 부산 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하루 3000kg 규모의 세포 배양배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두 기업은 협력을 통해 싱가포르 및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배양 생선 전용배지의 안전성 평가 검증과 대량생산을 이루고자 한다. 특히 배양육 개발에 세포 배양배지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바오밥헬스케어에 있어 이번 MOU는 크나큰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전호준 대표는 “배양 생선 분야에서 대량생산 문제를 해결되면 큰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안전하고 저렴한 생선살을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어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MOU를 통해 높은 수준의 배양수산물 전용 배양배지를 전 세계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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