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생물 활용해 친환경 스판덱스 소재 개발...자사 패션 브랜드 적용
섬유와 패션 산업에서 진정한 그린뉴딜 실현

최근 들어 해양 산업이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중립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수산을 포함한 해양 관련 스타트업은 해외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모두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중의 편견을 깨고 기술개발을 통해 친환경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 바다를 누빌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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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글로벌타임스] 해양생물에 피해를 입히고, 나아가 경제적 가치가 없는 불가사리나 성게, 따개비 등을 ‘해적생물’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바다에 피해를 주는 해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 규모는 가히 추산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데, 인천 옹진군만 해도 해적생물이 연평균 300톤 수거될 정도다.

요 몇 년간 처치 곤란한 해적생물을 재활용하며 친환경을 실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에 연구‧개발에 뛰어든 기관 및 기업들도 증가한 추세다.

최근 해적생물을 활용해 친환경 스판덱스 소재를 개발한 쿨베어스(대표 이민재)가 업계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쿨베어스는 섬유와 패션 산업에서 진정한 그린뉴딜을 실천하는 기업이 되고자 하는 부푼 꿈을 안고 오늘도 전 세계 바다를 누비고 있다.

 

골프 즐기는 MZ세대 위한 친환경 골프웨어 ‘에이븐’

쿨베어스 이민재 대표 [사진=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쿨베어스 이민재 대표 [사진=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쿨베어스는 처음부터 해적생물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업 초기에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골프웨어 브랜드 ‘에이븐(Aven)’을 출시했는데, 타깃층은 친환경에 우호적면서도 골프가 취미 생활로 떠오른 MZ세대다.

우선 쿨베어스는 기존 골프웨어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화학 합성소재로 만들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친환경 재생 원단을 사용했다. 여기에는 폴라 아이스,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나일론, 오가닉 코튼까지 4개의 친환경 소재가 활용된다.

쿨베어스가 운영 중인 에이븐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사진=에이븐]
쿨베어스가 운영 중인 에이븐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사진=에이븐]

폴라 아이스는 쿨베어스의 독자적 기술을 통해 개발한 친환경 소재로, 흡수성과 통기성이 우수하다. 특허 출원까지 받은 기술이기도 하다.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는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GRS(Global Recycle Standard) 인증을 받았다. 상의 한 벌 제작 시 페트병 21개, 모자 1개 제작 시 페트병 6개를 재활용한다.

 

제주센터가 연결해준 인연으로 해적생물로 섬유 개발

그렇다면 쿨베어스는 어떻게 해적생물을 섬유 소재로 재활용할 생각을 했을까. 여기에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제주센터)의 역할이 크다. 쿨베어스는 제주센터가 보육하는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2022년 제주센터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과 북촌어촌계와 쿨베어스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다. 그 덕분에 쿨베어스는 안정적으로 제주의 해적생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공급 이슈가 해결되었다면, 남은 것은 해적생물을 재활용한 섬유 소재 개발이다. 쿨베어스는 성게와 불가사리에 주목했다. 이들을 통해 제작한 섬유는 탄산칼슘을 다량으로 함유해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해적생물을 통한 섬유 소재 연구개발은 초기부터 지속 가능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이 주최하는 ‘해양수산 액셀러레이터 운영 프로그램’에 선정됐으며, 신한은행그룹의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2기’에도 참여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예능 '러닝맨'에서 유재석 MC가 에이븐 모자를 착용했다. [사진=에이븐 SNS]
예능 '러닝맨'에서 유재석 MC가 에이븐 모자를 착용했다. [사진=에이븐 SNS]

그 결과 쿨베어스는 해적생물 성분을 활용한 친환경 스판덱스 원사 내염소가공제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이듬해 기나긴 연구개발 끝에 해적생물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친환경 스판덱스 소재를 개발했으며, 이 소재는 쿨베어스의 에이븐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스타트업의 ESG경영에 대한 방향성 제시

해적생물 성분을 활용한 친환경 스판덱스 원사 내염소가공, 즉 해적생물 유래 친환경 내염소제는 성능과 비용 측면에서 화학제품인 기존 내염소제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내염소성(염소에 대한 미생물의 저항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소취성, 투습성 등 추가적인 특징이 있어 스포츠웨어에 안성맞춤인 것.

쿨베어스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약 2톤의 해적생물을 고부가가치 섬유 소재로 자원화했다. 또한 쿨베어스가 운영 중인 에이븐은 글로벌 환경보호 네트워크 ‘1% FOR THE PLANET’에 가입해 매출 일부를 지구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에 기부하고 있어 스타트업의 ESG경영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쿨베어스 이민재 대표는 “친환경 섬유 소재로 국내 섬유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싶다”며 “특히 해양 생태계 오염을 줄이고, 함께 해적생물 폐기비용을 수억 원 절감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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