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글로벌타임스] 루트에너지(대표 윤태환)는 재생에너지와 핀테크를 결합한 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ESG 모델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참여형 재생에너지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루트에너지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재생에너지 주민참여 자문·금융·운영 솔루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루트에너지 설립자 윤태환 대표는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운영위원회 위원, 신재생에너지센터 풍력발전 추진지원단 전문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공을 들여왔고, 재생에너지에 직접 투자해 이자와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는 P2P 상품을 개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의 가장 걸림돌은 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이었다. 지역 주민이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 따져보는 주민수용성이 재생에너지 사업의 화두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여기고 설치를 반대한 것이다.

시설 건립에 따른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거나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이 해결책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결국 주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대출 등을 통한 건전성이 낮은 사업결과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펀드를 통해 이를 수익성이 있는 사업으로 인식을 바꾸는 데 성공하며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PIMFY(Please In My Front Yard) 시설로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루트에너지의 '커뮤니티펀드'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중 안정성이 가장 높은 곳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 주민이 우선적으로 펀딩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루트에너지는 강원 태백 가덕산 풍력사업 주민참여펀드, 안성맞춤햇빛펀드 등을 선보이며 이 같은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펀드를 통해 주민들은 타인자본 1순위로 참여할 수 있어 향후 상환시 우선 순위를 부여받게 되며, 타 금융상품대비 높은 이자율과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익에서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어 보험, 전력구매계약, 담보 등도 마련하는 등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가덕산 풍력사업 주민참여펀드는 강원도청과 한국동서발전 등 공공기관이 대주주로 참여하는 태백가덕산 풍력발전 사업은 국내 최초 대규모 풍력 주민참여형 모델로, 수용성 향상 및 지역 이익 극대화를 위해 투자 대상이 태백시 거주 시민 또는 태백시 소재 법인으로 제한했다. 

주민참여형 사업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민이 지분참여, 채권·펀드 등 방식으로 일정부분 투자해 발전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발전소 주변 1㎞ 이내 읍·면·동에 거주하는 5인 이상 주민 단체가 해당 발전소 총 사업비의 2%, 4%에 해당하는 금액을 발전소에 투자할 수 있다.

참여한 주민단체는 발전소 수익을 일정 부분 환원받을 수 있다. 발전소에 대한 주민수용성은 높이고 주민들은 발전소 이익을 환원받게 하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덕산 풍력사업 펀드는 1단계에서 흥행을 거뒀고, 2호 펀드까지 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1단계 사업 당시 주민동의율 100% 달성까지 26개월이 걸렸지만 2단계에선 단 4개월만에 마무리하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전환도 성공했다. 

윤 대표는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해 주민들의 의식 전환이라는 효과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이라며 "투자자인 주민은 재생에너지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투자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면 자연스레 주변에 전파되고 이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루트에너지는 진입장벽이 높은 금융(P2P)와 에너지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사업모델로 평가받는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이 같은 모델은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수익창출로 기피시설에서 필요한 시설로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루트에너지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이 같은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루트에너지는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 한전엠씨에스와 신재생에너지 및 송·변전설비 인근 지역상생과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주민들과의 접점확대에 나섰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에너지 이해력을 높이고 주민참여 사업에 대한 직접 투자 비율을 높여 에너지 설비 개발에 관한 지역 수용성의 장벽을 낮춘다는 목표다.

루트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단순히 사업적인 측면에서 고려하는 것이 아닌, 진행 절차의 투명성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 환경과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이익에 대한 설명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와 더불어 ESG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다.

ESG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인 루트에너지 역시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후속 투자에 나선 가운데 KDB산업은행과 현대해상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한 시리즈 A를 통해 45억원을 확보, 누적 투자액 74억원을 달성했다.

안정적인 자금마련에 성공한 루트에너지는 베트남 지사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전 세계 기업의 RE100 이행 솔루션을 다각화하고, 자체 자산을 늘리는 IPP(민자발전사업)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높아진 해상풍력 주민참여 사업에 대한 수요에 맞춰 주민참여와 금융·보험 자문 사업 영역도 확장할 방침이다.

오는 2050년까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 약속인 'RE100'이 국내에도 확산되고 있다. 

루트에너지는 에너지 펀딩 뿐 만 아니라 건물이 사용하는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사업과 기업이나 건축물이 재생에너지를 거래하는 과정을 중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단순히 중개만 필요한 게 아니라, 전력 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는 것이 루트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전기, 재생에너지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어떻게 물량을 확보할 것인지 등을 분석해 각각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조달 계획을 세우는 등 복합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루트에너지는 이 같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전과정을 한번에 해결해줌과 동시에 컨설팅, 사후관리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며 '재생에너지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RE100과 같은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아직 확산되지 않은데다, 네트워크 중심인 재생에너지 국내 거래시장에서 기준이 되기 위한 것이 루트에너지의 목표다. 동시에 종합 재생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것이 윤 대표의 포부다.

윤 대표는 "아직 RE100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지 않았고, 실천 기업이 많지 않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향후 기업들이 RE100을 하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공급목표치를 늘려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