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글로벌타임스] 리하베스트(대표 민알렉산더명준)는 버려지는 식품 제조 부산물을 활용해 또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 시키는 스타트업이다. ESG열풍을 바탕으로 식품 부산물 시장이 커지면서 맥주, 식혜 등 식품 생산과정에서 남은 부산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를 입히며 이름을 알렸다. 다양한 기업과의 제품 협업 등을 토대로 리하베스트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맥주, 식혜 등 식품 생산과정에서 남은 부산물을 업사이클링(Upcycling)해 '리너지'라는 대체식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리사이클링(Recycling)과 에너지(Energy)의 합성어로 식품 제조 부산물로 만든 음식 재료다. 이를 통해 푸드 업사이클 대표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업사이클링은 폐기물을 활용해 더 나은 가치의 생산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민 대표는 '새롭게 자원화 할 수 있지만 버려지는 음식물'에 집중했다. 버려지는 식품 제조 부산물은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부패하며 이산화탄소가 돼 기후 위기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모델 구축에 집중했다.

그 중 특히 보리 부산물은 식이섬유, 단백질 등이 풍부하고 위생적인 가공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일종의 원재료 상태와 유사하다는 특성에 주목해 이를 활용한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리하베스트는 리너지 생산을 위해 세척에서 탈수, 건조, 분쇄, 균 관리에 이르는 부산물 원료화 공정의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자동 순환 건조와 초분광 카메라를 이용한 수분·균 상태 분석기능을 적용했다. 기존 공정 대비 건조 시간을 약 12배 이상 단축해 9배 이상 생산량을 증가하는 고효율 부산물 원료화 공정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리너지가루는 밀가루보다 단백질은 약 2.4배 많고, 식이섬유는 20배 더 많다. 반면 칼로리는 30% 이상 낮아 웰빙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식품으로 떠올랐다. 피자와 파스타 등 밀가루가 필요한 모든 음식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알렉산더명준 대표는 "현재는 맥주·식혜 부산물을 활용하고 있지만 콩비지, 홍삼박, 가루쌀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방법도 구상 중"이라며 "식음료 산업의 새로운 자원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ESG 경영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리너지가루를 개발한 리하베스트에 대한 식품업계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ESG경영 측면을 넘어 웰빙 트렌드까지 부합하는 새로운 식품원료로 떠오르며 다양한 분야의 식품기업들이 협업을 위해 손을 내밀었다.

오비맥주·CJ푸드빌·MP대산 등 ESG 경영에 관심 있는 국내 유수의 식품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를 넘어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통해 활용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국내 점유율 1위 맥주기업 OB맥주와 협약을 맺고, 지난 2021년에는 리너지가루로 만든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포츠테크 스타트업 큐엠아이티와도 스포츠 기능식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비건베이커리카페 더브레드블루와 리너지를 이용한 비건 빵을 개발했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디스팅트 ( Distinct) 와의 협업으로 리너지를 이용한 샐러드, 피자, 파스타, 리소토, 치킨 스테이크 등을 선보이며 활용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제맥주 전문점 브롱스와도 맥주박을 수거·원료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푸드 업사이클 원료인 '리너지가루'를 활용한 친환경 푸드 제품을 개발해 식품·외식업계의 자원 선순환을 위한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리하베스트의 친환경 대체 밀가루인 '리너지가루'를 활용한 도우로 만든 피자는 브롱스 전국 80여개의 매장에서 선보이게 됐다.

리하베스트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용보증기금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 농림축산식품부 이달의 에이(A)-벤처스 제46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협업을 맺은 대기업들을 비롯해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총 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자사 리너지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최한 'P4G 스타트업 챌린지(P4G Entrepreneurs and SMEs Challenge)' 협력사업을 통해 해외진출에 포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빈땅 맥주와 파트너십을 맺고 리너지 가루를 수출하게 된 것이다.

P4G는 정부 기관과 기업·시민사회 등 민간부문이 파트너로 참여해 기후 변화 대응, 지속 가능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지난해 6월에는 캐나다 알버타주 투자청 (IAC, Invest Alberta Corporation) 과 투자양해각서 (Investment MOU)를 체결하며 북미시장에도 발을 내딛는 데 성공했다.

IAC는 농축산, 에너지, 기술, 관광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알버타 주에 대한 해외 기업 유치를 지원하는 정부기관이다. 특히 비료 또는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던 알버타 주 내 양조장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대표 맥주인 Big Rock (빅락) 및 다른 수제맥주사들의 맥주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중간다리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리하베스트는 푸드 업사이클 협회에 아시아 최초로 등재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업사이클 원료 생산공장을 완공해 대량생산 구조도 갖췄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활용 부산물의 범위도 점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민 대표는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면서 확고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국제적으로 ESG가 확산되면서 다양한 친환경 사업모델이 필요하고, 특히 푸드 업사이클링이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보편화된 시장으로 자리잡는 단계이며, 시장이 충분히 형성돼 있어 성공의 가능성 역시 높다는 판단이다. 리하베스트는 해외에서 임팩트를 지향하는 기업에게 부여하는 비콥(B-Corp) 인증 획득을 목표로 다양한 음식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민 대표는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 기후 변화 협정을 채택하고 UN 권고에 따라 2020년부터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발전하고 이행하게 되면서 푸드업사이클링이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해외에서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기업의 탄소배출 절감을 유도하는 등 강력한 의무를 지우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게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기업활동 영위를 위해 필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