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글로벌타임스] 제클린(대표 차승수)은 세탁업 대행으로 시작해 폐섬유를 재생섬유로 만드는 사업으로 발전시킨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이다. 제주도에서 설립된 제클린은 숙박업소에서 사용하던 침구 상태가 조금만 나빠져도 곧바로 폐기돼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점에 주목하고, 호텔에서 버려지는 이불들을 수거해 깨끗히 세탁을 하고 파쇄 공정을 거쳐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ESG의 확산과 더불어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제클린은 다양한 재생섬유 상품 론칭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제주도에서 설립된 제클린은 제주지역 180여개 숙박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세탁대행서비스 '제주담은세탁소'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며 이불류 전문 친환경 세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차대표는 이불 세탁 대행을 해주던 펜션 사장님들로부터 호텔용 이불 커버 납품 제안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폐이불 처분까지 담당하게 됐다. 처분을 고민하던 중 이불이나 베게 속 솜을 활용한 재활용 제품을 판매했고, 이는 제클린의 현재 사업모델의 시초가 됐다.

이후 제클린의 사업모델은 침구류 세탁서비스에서 친환경 섬유분야로 전환을 맞게 된다. 

현재의 제클린은 호텔에서 버려지는 이불들을 수거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조금만 더러워져도 매립 혹은 소각이 이뤄지며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침구류를 가져다가 재생섬유로 가공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제주는 연간 6600t의 폐섬유·의류 폐기물이 발생해 이를 활용한 자원순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호텔과 펜션 등 숙박업소가 많은 제주의 특성상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고, 제클린의 사업모델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클린은 버려지는 폐이불을 통한 재생섬유 모델로 친환경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으며 제주를 넘어 전국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제클린은 폐이불을 활용해 재생섬유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며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숙박업계에도 ESG열풍이 불며 다양한 호텔기업에서 손을 내민 것이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버려지는 베딩 제품을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제클린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으로 제주의 환경 보호 및 자원 절약과 활용을 위해 메종 글래드 제주의 폐린넨을 제클린에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 밖에 재활용 가능한 호텔 침구류의 재생 및 수선, 친환경 PB 제품의 공동 개발과 시장 활성화 등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어 제클린은 2000여개 객실을 보유한 제주도 내 최대 리조트 제주신화월드와도 협약을 체결하며 다시한번 주목받았다. 친환경 경영 활동 확대와 협력을 위한 활동과 친환경 제품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넘어 침구류의 공급, 세탁, 케어, 재생, 재활용에 이르는 친환경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상호 협력하고, 재생제품 시장까지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제클린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섬유 신소재 개발 기업인 태광산업과 협력해 면 100% 재활용 수건인 'RE;TOWEL(리타올)'을 출시하며 상품화에도 성공했다.

폐침구류를 깨끗하게 빨고 이염이 됐거나 원단이 상한 부분들을 제고한 후 파쇄한 원료를 태광 측에 보내면 원면 80%와 혼합해 재생 면사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원료를 확보했다. 이를 수건, 양말, 에코백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생산은 노인인력을 통해 이뤄진다. 제클린은 한국노인일자리협회, 제주시니어클럽 등과 MOU를 통해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며 다른 의미의 ESG경영도 이어나가고 있다.

제클린은 단순한 ESG 사업모델 구축을 넘어 더욱 완성된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일정 비율 이상의 재생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주어지는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을 받는 것이 제클린의 현재 목표다.

현재 제클린은 재생 원료 비율 20% 인증을 획득하는 것을 1차 목표로 기술력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제클린의 제품은 GRS 인증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향후 이 비율을 50% 이상으로 인증 받아 최종 생산재에도 인증 마크를 부착하는 것이 장기적인 제클린의 목표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프리-A시리즈 투자도 성공하며 기술력 고도화를 위한 실탄 마련에도 성공했다. 제클린이 숙박침구의 공급-세탁-케어-재생을 순환경제 형태로 이끌어낸 점을 높게 평가했고, 향후 ESG를 위한 완성된 사업모델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제클린의 이러한 사업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커지는 재생섬유 시장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해외 진출까지 가능할 것이란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제클린을 이끄는 차승수 대표는 꾸준한 연구개발을 토대로 숙박업계의 ESG 확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승수 대표는 "자체 연구개발(R&D) 등을 바탕으로 버려지는 면제품, 침구, 타월의 재생 제품화와 기술력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대형 호텔과 중소형 숙박업소들이 자연스럽게 ESG 경영에 동참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