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의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일체감 고조시키며 급진적 발전 이뤄
“모방 역시 혁신” 중국 기업, 2인자에서 1인자로 올라선 이유
우리나라도 ‘얼굴’을 바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야

[K글로벌타임스] 지난 4월 19일에 개최된 <제52회 설감 기업가정신 포럼> 두 번째 파트의 주제국은 ‘중국’으로, 국내에서 중국의 정치‧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일가견이 있는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영록 교수가 강단에 섰다.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경제외교의 주역을 담당하면서 중국의 정치 및 경제 발전을 연구한 명실상부 국내 중국통 석학 1인자다. 특히 지난해 한중 수교 30년 기념 포럼에서 아시아 가치관 정립을 위한 한‧중‧일 연합의 ‘아시아 대학’ 설립을 주장해 이목을 끌었다.

 

교과서에 나온 중국, 모든 편견 버려야 한다

도전과나눔 이금룡 이사장 [사진=K글로벌타임스]
도전과나눔 이금룡 이사장 [사진=K글로벌타임스]

도전과나눔 이금룡 이사장은 “2013년 중국의 무역흑자는 660%였다. 하지만 작년에는 250% 정도로 확 줄었다. 대중 무역적자 역시 78억을 기록했다”며 “많은 분들이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고 있다”고 포럼의 두 번째 포문을 열었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지금이 중국에 대한 지혜가 가장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설감 기업가정신 포럼' 강단에 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영록 교수. [사진=K글로벌타임스]
'설감 기업가정신 포럼' 강단에 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영록 교수. [사진=K글로벌타임스]

이에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영록 교수 역시 시인하면서 중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성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우리나라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인사이트를 풀어냈다. 그는 일단 중국에 대한 교과서적인 정보 및 편견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그 기저에는 우리나라가 경제 발전 및 국가 발전의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우선 현재의 중국을 만들어낸 국가는 미국이다. 50여 년 전 미국이 중국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는데, 구소련을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었다. 정 교수는 “자본주의 시장의 핵심은 인센티브다. 이 인센티브를 과연 누구에게 줘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 중국은 주도 세력을 키워야겠다는 판단하에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공산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공산당, 어떻게 중국 전반의 주도권을 잡게 된 것일까?

미국 정책의 산물인 중국. [사진=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영록 교수]
미국 정책의 산물인 중국. [사진=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영록 교수]

공산당이 중국에서 권력, 즉 주도권을 잡는 것을 목표로 세운 중국은 인센티브 시스템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의 공산당원은 약 1억 명이다. 중국 인구는 114억 명으로 미성년자와 85세 이상 노년층을 제외하면 10억 명 정도가 된다. 실질적인 수치로 따지자면 중국에서 활동 가능한 인구 중 10%가 공산당원인 셈이다.

이후 이들을 승진시키는 제도를 마련했으며, 사무관급이 1억 명 중 70만 명 정도다. 이 사무관급 70만 명은 5년간 경쟁을 통해 4만여 명이 과장급으로 오르고, 다시 5년간 경쟁을 반복해서 3천 명이 국장급으로 승진한다. 특히 국장급은 소위 ‘평생 아무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이들 400여 명이 장‧차관급으로, 다시 200명이 장관급으로, 이후 25명이 부총리급, 7명이 총리급 이상으로 올라간다.

이러한 승진제도는 고위층이 아랫사람을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데, 특히 중국은 ‘일체화’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또한 정 교수는 “이들은 아주 혁신적인 실험을 하기도 한다. 국장이 거느리는 과장급 이상 한두 명 정도에게 이러한 특권이 주어지며, 나아가 이들은 전 세계를 탐방하며 중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을 배워온다”고 전했다.

모방 또한 혁신인 셈이다. 인센티브 시스템은 미국이 제안했지만, 중국은 이를 현지화했다. 공산당을 활용해서 말이다. 그렇게 공산당은 중국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세계 경제위기로 설비 남기고 떠난 외국 기업들···

그리고 기회 포착한 중국

중국의 특성으로 정 교수는 “만일 제품을 내가 만들 수 있다고 판단되고, 이게 수요가 있다고 하면 중국은 이를 현지화해서 제작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중은 지리적으로 동‧서로 나눠져 있으며, 동쪽과 서쪽이 문화적으로 확연히 다른 기조를 품고 있으며 한 국가에 두 개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모양새다. 그렇기에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가 중국만큼 쉬운 국가도 없다.

WTO.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WTO.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또한 지금의 시진핑 주석을 만들어낸 데는 미국의 역할이 컸다.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전 세계에 ‘중국’이란 국가를 각성시킨 해는 2008년이다. 우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던 중국에 많은 국가들이 앞 다퉈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중국에 거대 규모로 투자했던 국가 및 기업들이 설비를 남기고 철수했다. 이 설비를 중국인들이 MBO(Management Buyout, 경영진 바이아웃) 형태로 인수했고, 인수한 설비들을 재가동하면서 2008년 이후 수출입에 대한 외환 가동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 결과 2013년 중국의 중앙은행 금고에 4조 3천 억 달러가 쌓였고, 중국 정부는 해외의 많은 설비들을 중국화했다. 더 이상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오른 것이다.

 

경험 많이 쌓고, 한국을 세계 국가로 재건해야

시진핑 주석이 가고자 하는 길은 2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시진핑 주석이 영웅주의에 빠질지, 아니면 새로운 중국의 발전을 모색해 그 방안을 중국화시킬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문화혁명을 겪은 시진핑 주석의 DNA에 그 시대의 기조가 스며들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전쟁설을 화두에 올렸다. 현재 전 세계에 냉전의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정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인류의 마지막 전쟁일 것으로 예견했다.

이러한 주장 이면에는 미국이 50여 년간 달러와 패권으로 전 세계를 군림했으며, 그 달러의 힘을 실어준 것이 미국의 군사력, 즉 첨단 기술이다. 미국이 다시 한번 달러에 힘을 실을 수는 있겠으나 그 피해의 몫도 미국 시민이다. 또한 중국이 미중 수출을 잠시 막았을 때 마트에서 식품코너가 동나는 등 대규모 식량난이 일어났을 정도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가 간 산업의 편차 때문에 정치적으로 냉전을 띤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연 정 교수는 “중국은 내수시장만으로 경제가 돌아가는 나라다. 여기에서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제52회 설감 기엄가정신 포럼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제52회 설감 기엄가정신 포럼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그 답은 ‘인재’다. 우리나라 인재는 전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수준으로, 사회주의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중국 인재보다 우리나라 인재가 값진 경험을 수십 번이고 수백 번이고 체화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의 균형 발전이다.

현재 세계인이 필요로 하는 수요와 공급은 안정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부터는 초과 공급 현상이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의 용산 같은 경우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형태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한강을 낀 서울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 교수는 용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했다. 또한 지방의 얼굴도 바꿔 우리나라는 당일치기로 여행 오는 인근 국가 국민들을 1~2주씩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상하이를 변신시켰듯이 말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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