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요리 급증, 전자상거래 활발
- 국내 밀키트 시장, 영양‧편리 강조하며 지속 성장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식료품 소비가 늘고, 가정에서의 요리가 증가하는 등 식품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외식에 대한 불안감이 늘면서, 식료품점이 사람들로 붐비고, 일부 상품에서는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와 함께 형성된 새로운 소비자 행동 방식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 미국 소비자, 요리 횟수 늘고 전자상거래 이용 활발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이 2021 미국 식품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요리하는 습관이 늘었다. 외식보다 집 안에서 식사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레스토랑의 매장 방문 고객 수가 감소하고 배달 및 포장 주문 옵션이 더욱 풍부해졌으나, 가정에서 요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동일 매장 매출은 감소를 보였다.

전미레스토랑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동일 매장 매출이 감소한 식당의 비율은 3월과 4월에 각각 96%, 97%였으며, 8월에 70%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블룸버그의 최근 조사에서는 향후에도 집에서 더 많이 요리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전체 성인 응답자의 약 3분의1로 나타났는데, 이 중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의 응답률이 4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이 늘면서 밀키트 산업도 번성하고 있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을 이용해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도미닉 리히터 최고 경영자에 따르면 헬로프레시는 2020년 2분기 미국 시장에서 고객 수가 전년 대비 47% 성장했고 밀키트 판매 수량은 2019년보다 거의 두 배 증가한 6,300만 개를 기록했다. 구글 등 미국 대기업들이 2021년 6월까지 재택근무 연장을 확정하고, 영구적 재택근무를 선택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어 가정에서 요리해 먹는 식사 습관은 일시적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가 집에서 더 많이 요리할수록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상거래도 지속 성장 중이다. 식료품은 전자상거래 강세 속에서도 오프라인 매장 쇼핑이 선호되던 분야임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식료품의 온라인 판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음에 따라 조리법과 함께 손질된 식재료를 포장한 밀키트 등 새로운 수요처 발굴, 배송에 유리한 제품 포장 방식 등 소비자의 변화된 쇼핑 방식 수용 등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홀푸즈의 식품트렌드 예측 (자료 = 홀푸즈)
홀푸즈의 식품트렌드 예측 (자료 = 홀푸즈)

▶ 홀푸즈가 전망한 2021년 식품 트렌드

아마존 미국 최대의 친환경 식품 유통 체인 홀푸즈(Whole Foods)는 50명 이상으로 구성된 전문가 분석을 통해 매년 식품 트렌드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 그룹은 지역/글로벌 식음료 바이어, 요리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었으며 제품 소싱 경험, 소비자 선호도 연구, 식품 및 웰빙 산업 전시회 참여 등을 바탕으로 심도 깊게 분석 및 예측하고 있다. 홀푸즈는 2020년 소비자들이 요리에 새로운 열정을 갖게 되고 건강한 식품을 더 많이 찾게 되었으며 코로나19 이전보다 아침 식사를 더 많이 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 행동에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홀푸즈가 전망한 2021 식품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웰빙 추구다. 보충제와 식료품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2021년 가속화될 전망이다. 슈퍼푸드, 프로바이오틱스, 발효 음식 등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식품업체들은 비타민C 등 기능성 성분을 첨가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침식사 증가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매일 아침을 챙겨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편리하고 건강한 아침식사를 위한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세 번째는, 맛을 더한 기본 식재료다. 야자심 파스타, 애플우드 훈연 소금과 같이 파스타, 소스, 향신료 등 가장 많이 쓰는 기본식재료에 뻔하지 않은 요소가 추가되고 있는 추세다.

네 번째는, 커피 제품이다. 커피맛 에너지바, 그래놀라, 스무디 첨가제, 술, 요거트까지 커피향이 첨가된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섯 번째는, 어린이 식품이다. 로즈마리, 보라색 당근, 아마씨 등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어린이 식품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여섯 번째는, 업사이클 식품이다. 식품 생산업체들이 페기물 감소를 위해 버려지는 식자재를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면서, 남은 식자재를 활용해 개조한 포장 식품 등 업사이클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일곱 번째는, 새로운 식용유다. 올리브 오일과 함께 호두유, 호박씨유, 해바라기씨유 등 새롭고 다양한 식용유를 사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여덟 번째는, 알코올이 함유된 콤부차다. 탄산과 풍부한 유산균이 함유된 콤부차에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하드 콤부차’가 2021년 음료수 시장에 큰 유행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아홉 번째는, 병아리콩 강세다. 최근 인기 있는 후무스, 팔라펠, 병아리콩 파스타를 뛰어넘어 병아리콩 두부, 병아리콩 가루, 병아리콩 시리얼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병아리콩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열 번째는, 말린 과일맛 채소다. 식물성 식품의 유행은 육포 분야에도 영향을 끼쳐 버섯에서 잭프루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말려 육포 형태로 가공한 제품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 국내 밀키트 시장도 고공성장…신제품 출시 활발

한국 시장에서도 밀키트의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스타트업 프레시지의 경우 2016년 창립 이후 매출은 2018년 218억원, 2019년 711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27% 증가한 여세를 몰아 연간 1,7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부터 '쿡킷'이라는 브랜드로 밀키트 사업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 사업의 1∼8월 월평균 판매량이 20%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7∼8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늘었다.

한국야쿠르트의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도 지난해 3월 한식요리 전문가와 공동으로 메뉴를 개발해 현재 37종을 판매하고 있다. 잇츠온의 밀키트 매출은 지난해 43억원에 이어 올해 1~8월에만 51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지난 9월 1∼20일 밀키트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38.8% 급증했다.

식품기업들도 밀키트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SPC삼립은 8월 밀키트 기업 '푸드어셈블'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밀키트 사업을 본격화했다. SPC삼립은 푸드어셈블과 공동으로 지역 맛집 메뉴를 밀키트로 개발하고, 자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6월 프레시지와 밀키트 상품 공급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삼성웰스토리는 프레시지에 식자재를 공급해 헬스케어 전용 밀키트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영양가가 있으면서도 집에서 편히 요리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밀키트 시장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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