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2M 유통모델, 이미 중국에선 익숙
- 국내에선 아직 낯설어…중소기업에 도움 될 전망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C2M(Customer to Manufacturer)’이 주목받고 있다. C2M은 중간 도매상과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 니즈를 직접 생산업체에 전달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이다. 소비자들은 저가에 제품을 구입하고 생산업체는 수요 변화에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중국, C2M 유통모델 인기

중국에서는 C2M 유통모델이 이미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올해 여성의 날(3월 8일) 전후로 진행된 판촉행사 기간 타오바오를 통해 이뤄진 C2M 주문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0%나 늘어났다. 또한 ‘6‧18’ 기간 징둥닷컴을 통한 C2M 제품 판매는 동기 대비 622%, C2M 방식으로 출시한 징둥 PB(Private Brand)상품 매출은 738%나 확대됐다.

시장조사기관 iResearch(艾媒咨询)에 의하면 2018년 중국의 C2M시장은 175억 위안에 달했고, 2022년에는 420억 위안으로 연평균 2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주간 차이징은 “C2M 플랫폼은 단순히 인터넷 쇼핑몰을 넘어 중국 제조업 전반의 혁신에 불을 지피고 있다”며 “기술 및 생산 방식에 우위가 있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작업혁신을 통해 소비자 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C2M 트렌드 주도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이 같은 유통 트렌드 변화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4년 창립한 비야오상청(必要商城)은 세계 최초의 C2M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표방한다. 비야오상청은 해외 유명 브랜드에 납품하는 생산 공장들과 다이렉트로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이 만든 자체 브랜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는 기존 공장에서 고객에게 제품이 도달하기까지의 과정(물류, 보관, 리데일, 브랜딩, 마케팅)이 생략된다.

그 결과 해외 유명 브랜드와 같은 품질이지만 최대 10분의 1의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비야오상청은 또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 고객들의 니즈와 구매 습관을 해당 공장들에게 전달한다.

비야오상청은 창업 이후 약 2년여 만에 중국 전체 온라인 거래액 톱10에 들어가며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중국 전자상거래 후발 주자인 핀둬둬(拼多多)는 지난 2018년 7월 ‘핀공장(拼工厂)’ 플랫폼을 출범했다. 핀둬둬는 자사 브랜드가 없는 OEM 업체와 제휴해 소비자 니즈에 따른 업체의 오리저널 제품을 생산하고 핀공장에서 판매한다.

이런 방법으로 출시한 로봇청소기 ‘찌아웨이스’(家卫士), 주방식기 ‘산허(三禾)’ 등은 우수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핀둬둬는 이들 상품의 성공을 발판으로 2018년부터 각 업종에서 우수 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1000여 공장을 지원하는 ‘뉴 브랜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말까지 이 계획에 참여하는 공장들이 2200여 종류의 상품을 출시했으며, M2C 상품의 누적 주문량은 1억1,500만 건을 넘어섰다.

알리바바(阿里巴巴)는 중소도시와 농촌지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3월 C2M 전문 플랫폼인 ‘타오바오 특가판(淘宝特价版)을’ 출시했다. 높은 가성비를 내세우는 이 플랫폼은 출시 6개월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5,000만 명을 넘었으며, 알리바바 계열 플랫폼 중 사용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향후 2~3년 내 1,000개 생산공장을 억대 매출기업으로 양성, 밸류체인상 100억 위안 주문 창출 등의 목표를 발표하고 C2M사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인터넷 기업 넷이즈(网易)는 PB형 C2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넷이즈는 지난 2016년 ‘행복한 삶은 그리 비싸지 않다(好的生活, 没那么贵)’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전자상거래 플랫폼 ‘왕이옌쉬엔(网易严选)’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 PB 상품은 통일감 있는 단순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이에 더해 합리적인 가격도 확보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18년 왕이옌슈엔의 매출은 전년대비 64.8% 증가한 192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오프라인 쇼핑몰을 구축하는 등 중국에서 활발한 성장을 하고 있다.

 

(자료 = C2M 전자상거래 플랫폼 비교, iResearch)
(자료 = C2M 전자상거래 플랫폼 비교, iResearch)

▶ C2M, 국내에선 아직 알려지지 않아

C2M 모델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중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프로젝트 형태로 C2M을 도입하고 있다. 향후 B2C에서 C2M으로 가는 트렌드를 파악한다면, 우리 중소기업들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핀둬둬와 유사한 플랫폼이 국내에도 존재한다.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이 핫트(HOTT)는 인플루언서를 기반으로 한 C2M 커머스 플랫폼이다. 업체에 따르면 핫트는 중간유통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생산자를 직접 연결해 판매한다.

제품의 리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 관점에서 입점 제품을 선별할 뿐 아니라 소비자 니즈를 상품에 직접 반영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유통과정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

캠핑 시 쓸 수 있는 일회용 도마,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훌라후프의 단점을 보완한 스마트 훌라후프 등이 고객의 니즈를 토대로 핫트에 입점해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상품들이다.

판매 기간이 끝나면 판매 페이지가 사라져 가격도 알 수 없게 된다. 또 같은 기간 동일 품목당 한 브랜드의 제품만 판매해 지나친 가격경쟁을 막고 품질이 검증된 제품만 판매해 제조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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