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유통 플랫폼 거치지 않고 SNS 등을 활용하는 새로운 판매 방식의 등장
- 가격경쟁력 높여 MZ세대 등 젊은 세대 사로잡아
-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업체 기업 가치 1조 원 달성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오프라인 상점들은 속속 문을 닫았고, 온라인 상점들은 쏟아지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배송 지연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업체들은 새로운 유통 채널과 판매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특히 직접 판매로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D2C(Direct to Consumer, DTC: 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몰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자체 판매망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 주력하는 업체의 80%가 D2C 브랜드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기존 마케팅 전략을 개선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D2C 판매는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가구와 매트리스 회사 등이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고 온라인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4년 설립된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전문 업체인 '캐스퍼(Casper)'다. 매트리스는 가구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캐스퍼의 제품은 인터넷에서만 주문·구입이 가능하며, 가격은 고급 침구 브랜드의 절반 수준이다.

인터넷에서만 주문·구입이 가능한 캐스퍼(Casper) 매트리스 (사진 = Casper 공식 홈페이지)
인터넷에서만 주문·구입이 가능한 캐스퍼(Casper) 매트리스 (사진 = Casper 공식 홈페이지)

이 업체는 매트리스 주문을 받은 후 100일 이내 무료 주문 취소, 10년 품질보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기업 가치 11억 달러(약 1조 2,837억 원)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각국에서도 D2C 브랜드를 알고 있는 소비자의 평균 35%가 제품을 구매했다. 특히 유럽 밀키트(Meal Kit: 반조리 식품) 업체의 대표 주자인 독일 ‘헬로프레시’의 인지도가 71%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 ‘디자인 애호가형’, ‘혁신가형’ 등 D2C 브랜드 분류

독일 미디어 기업 '베르텔스만(Bertelsmann)'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D2C 브랜드 52개를 분석,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기업의 가치에 따라 이를 4가지로 분류했다.

명확한 디자인 접근 방식을 가진 ‘디자인 애호가형’, 새로운 기능에 특화된 ‘혁신가형’, 지속 가능성을 지닌 ‘사회 참여가형’, 고객 구매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최적화형’ 등이다.

먼저 디자인 애호가형은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가격에 중점을 두며 소비자의 제품 소유 효과를 중요시 여긴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시계·액세서리 브랜드 '다니엘 웰링턴(Daniel Wellington)'과 유명 블로거 에밀리 와이즈(Emily Weiss)가 설립한 화장품 브랜드 '글로시어(Glossier)'가 대표적이다.

혁신가형은 기존 제품을 개선하거나, 수십 년간 큰 발전이 없었던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브랜드다. 글로벌 충전기 제조업체 '앤커(Anker)', 여행 가방 제조업체 '어웨이(AWAY)', 여성 속옷 업체 '서드러브(Thirdlove)'가 여기에 해당한다.

캐리어 가방 아래쪽에 손잡이를 추가하여 상품 차별성을 만든 어웨이(AWAY)<br>(사진 = 어웨이 공식 홈페이지)&nbsp;
캐리어 가방 아래쪽에 손잡이를 추가하여 상품 차별성을 만든 어웨이(AWAY)
(사진 = 어웨이 공식 홈페이지) 

사회 참여가형은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브랜드를 운영하며 제조 과정과 원료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한다. 요가복 브랜드 '알로 요가(Alo Yoga)'와 친환경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Reformation)'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최적화형은 일부 소수 회사가 독점하던 시장에 쉽고 매력적인 구매 프 로세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여러 제품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면도날을 배달해 주는 ‘달러 셰이버 클럽(Dollar Shaver Club)’과 반려동물 장난감 대여 스타트업 '바크박스(Bark Box)' 등이 있다.

▶ 가성비와 실용성 따지는 ‘디지털 원주민’ 공략

이들 업체는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D2C 브랜드를 선보이며 MZ세대(1980~2000년대생)에게 특히 사랑을 받고 있다. 가성비와 실용성을 따지고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취향에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D2C 브랜드는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리는 젊은 세대를 적극 공략,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자의 90%는 소셜미디어에 등록돼 있다.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SNS 마케팅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D2C 브랜드의 SNS를 통한 온라인 스토어 방문 비중은 26.4%에 달한다. 기존 브랜드의 방문은 8.8% 정도다. 최근 업체들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대신 쇼핑 기능이 강화된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다양한 SNS 채널에 수십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인플루언서, 블로거 등과 협업을 진행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즐거운 제품 경험을 만들기 위해 참신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SNS 채널을 활용하면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해 향후 마케팅과 신제품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물건 배달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최단 거리로 ‘D2C’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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